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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청, 수달도 안사는 '수달 보금자리'에 3억..."흉물" 민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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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행정감사 / 북구청 건설과
'팔거천 수달 보금자리 조성사업'
이글루 모양 구암교~태전교 4곳
김현주 "수달 오가기만, 흉물 민원"
최우영 "친환경적 사례 도입 필요"
북구청 "보존·민원 사이 방안 찾겠다"

대구 북구 태전동 구암교와 태전교 일대에 설치된 이글루 모양 '수달 보금자리' / 사진. 최우영 북구의원 제공
대구 북구 태전동 구암교와 태전교 일대에 설치된 이글루 모양 '수달 보금자리' / 사진. 최우영 북구의원 제공

수억원을 들여 수달 보금자리를 만들었지만, 정작 수달들이 정착하지 않아 "흉물"이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김현주(마선거구) 대구 북구의원은 24일 신성장도시위원회의 대구 북구청 건설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팔거천 인근 수달 보금자리 조성사업과 관련해 수달들이 오가는 정도이지 정착했다는 내용은 없다"면서 "주민들도 보금자리에 대해 흉물스럽다는 민원을 많이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북구청에 이날 확인한 결과, 지난 2023년부터 '팔거천 수달 보금자리 조성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북구 태전동 구암교와 태전교 하부에 이글루 모양의 수달 집을 4개소 설치했다. 예산은 모두 3억원이 들었다.

이는 2015년부터 실시한 팔거천 재해예방사업의 일환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 사업구간 내 수달이 발견됐다는 민원에 따라 보호 방안을 마련하라고 북구청에 요청에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북구청은 CCTV와 무인 센서카메라 등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보금자리 내부에서 16회, 외부에서 20회 출현했고, 1회에 확인된 수달은 최대 3마리인 것으로 파악했다. 발견은 했지만 정착하지는 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현주 북구의원이 북구청 건설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2025.11.24)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김현주 북구의원이 북구청 건설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2025.11.24)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김현주 의원은 "북구청은 자연 유도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결과가 좋지 못해 안타깝다"며 "수달이 안 온다고 하니 방법은 없지만, 흉물스럽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우영(마선거구) 의원도 "달서구 도원지에 있는 수달생태섬처럼 더욱 친환경적인 사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팔거천 이외에도 사수동 파크골프장 인근에도 체육진흥과에서 이를 지었는데, 이미 한번 지은 곳에 문제점이 드러났으면 개선 방안을 찾아 알려줬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최우영 북구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 중이다.(2025.11.24)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최우영 북구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 중이다.(2025.11.24)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북구청은 이에 대해 "구청에서 전문 지식이 없다 보니 방안이 없어 설계한 대로 시공했을 뿐"이라며 "생태계 보존과 민원 사이에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석 북구청 건설과장은 "수달이 지금도 CCTV상으로는 와서 놀고 먹는 활동은 하는 것이 발견되지만, 새끼를 놓고 양육을 해야 학술적으로 정착이라고 본다"며 "북구청도 용역업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달이 사람을 적게 보게 하기 위해 최대한 시각적으로 가려진 곳에 설치했으나, 주민들이 다니며 흉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인위적으로 이를 다듬으면 수달 생태계에는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최대한 원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환경청에서 하천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수달 보호대책을 마련하라고 했기 때문에 전문기관에 의뢰해 시행한 것"이라며 "구청 차원에서도 민원과 생태계 유지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는데, 해결할 아이디어가 현재로서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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