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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국가, 우리에게 미국이란 무엇인가?
조석원 / 『한미관계의 23가지 그림자』
(이준영 지음 | 615 펴냄 | 2015)
2023년 05월 17일 (수) 13:10:11 조석원 pnnews@pn.or.kr

연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굴욕외교와 매국노 이슈가 뜨겁다. 이슈에서 핵심적인 관계국은 바로 미국과 일본이다. 마치 대한민국의 외교관계는 미국과 일본 밖에 없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보일 지경이다. 반도체, 자동차 사업 분야에 대한 미국 퍼주기, 한미일 전쟁동맹 추진, 일본 핵오염수 투기 면죄부,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강제동원 부정, 독도 영유권 주장 등 끊임없는 윤석열식 편가르기 외교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크나 큰 그림자를 드리운다. 세계 패권국가 미국의 그늘 아래로 파고들면서 미국의 그림자가 되려는 윤석열 정부는 과연 미국의 그림자가 될 수 있을까?

미국과의 관계는 한국을 식민지배 했던 일본과의 관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친일의 역사와 친미의 역사는 그 궤도를 같이 하고 있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도 여전한 숙제이다. 그런 점에서 2015년에 나온 한 청년 현대사 연구자의 ‘한미관계의 23가지 그림자’는 기초적인 미국과 한국의 악연을 시간의 순서대로 조근 조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빛은 투과하지 못하는 사물의 부분에 이르면 그림자가 만들어진다. 그림자는 마치 어두운 또다른 존재를 말하기도 한다. 그림자는 때때로 왜곡되고 비틀어져 보이며 본질도, 주인도 아닌 끌려다니는 비주체적 존재를 빗대어 이르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 사회에서 미국이란 나라는 과연 무엇인가?’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 『한미관계의 23가지 그림자』(이준영 지음 | 615 펴냄 | 2015)

앞서 언급한 윤석열 정부의 굴욕외교와 매국행위 논란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이카루스의 날개와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미국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우리와 미국의 관계는 어떤 관계였는지 알아야만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미국을 이해하는 기본 교양서로 읽어봄직하다. 필자는 3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내용 중 나름 의미 있는 몇 장면을 골라 독자들에게 책 속의 길을 소개하고자 한다.

두 얼굴의 미국

미국과 한국(조선)의 첫 번째 만남은 선교사의 두 얼굴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한국 개신교의 유일한 최초의 외국인 순교자와 1866년 제너럴셔먼호 침략사건의 연관관계를 밝히며 역설적이게도 침략자이자 순교자의 양면성을 미국과의 첫 만남으로 기록하고 있다.

저자는 제너럴셔먼호 사건과 신미양요 뿐만 아니라 조선과 필리핀을 맞바꾼 미-일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에 담겨진 이중성을 폭로하고 있다. 한미일 전쟁동맹을 완성하고자 하는 2023년 윤석열 정부에게 미국과 일본의 은밀한 뒷거래가 후 일,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와 연결되었다는 것을 아는 국민이라면 응당 불안함을 느낄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위험천만하며, 과거의 교훈을 잊어버리고 또 다시 매국을 하는 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공동기자회견(2023.4.26) / 사진 출처. 대한민국 대통령실 홈페이지

미국의 그림자로 전락한 대한민국의 역사

저자는 미군정 시기와 한국전쟁, 한미동맹의 역사적인 장면들을 해체해나가면서 ‘과연 미국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얻어갔는지’ 상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대한민국은 허여(許與)하고 미합중국은 수락한다"
저자는 오늘날까지도 한국에게는 왜 주권국가가 응당 가지는 ‘작전통제권’이 없어지게 되었는지,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대표적인 문구를 인용해 지구상의 가장 경이로운 주권 양도 사건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말한다.

이어 저자는 한국전쟁의 대규모 민간인 학살에서부터 이승만 하야, 군사독재정권의 등장 등이 미국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해준다. 미국 CIA를 중심으로 한 세계 정보정치가 한국의 정치와 사회에 미친 영향까지 언급하며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에 한국이 어떻게 이용되고 버려져왔는지에 대해 여러 역사적 장면과 근거를 들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기존 정보 위주의 역사서에 탈피해 관점을 가진 역사서를 보기 힘든 요즘 이런 책을 접하는 것은 꽤 신선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여전히 미국은 한국을 160년 전의 시각과 다름없이 바라보고 있다.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5.18광주민중항쟁 43주년이 다가온다. 저자는 책 속에서 5.18민중항쟁에 깊숙이 개입된 미국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10.26군사정변과 12.12쿠데타에서 미국의 역할, 광주로의 군대투입 관여 등에 대한 실증 자료를 토대로 미국이 단순한 방조자가 아닌 공모자 그 이상이었음을 실증적으로 규명하고 있다. 해제된 미국 CIA 문서 등을 통해 드러난 미국의 맨 얼굴을 말이다.

2023년 오늘날, 미국은 한국을 과연 어떤 존재로 생각하고 있을까? 상선 제너럴셔먼호를 타고 왔던 1866년 미국이 바라보는 한국과 2023년 오늘날 한국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과연 바뀌었을까?

이 책을 본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본질적으로는 변하지 않았다”고 운을 뗄 수는 있을 것이다. 정작 믿을 것은 영원한 동맹도, 영원한 제국도 없다는 역사적 진실일 것이다. 미국의 그림자가 되어 영원히 끌려다니는 비참한 운명에 좌절할 것인지 아니면, 두 얼굴을 마주보는 주인으로 살 것인지 23가지의 역사적 한미관계의 그림자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동안의 주술적이고 이미지화된 편견과 고정관념의 사슬에서 벗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모욕감과 굴욕은 상대의 정체를 모르면 절대 절로 생기지 않는다. 상대의 의도를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주위에서는 이미 다 그 모욕감과 굴욕을 알고 있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윤석열 정부 1년, 100년이 넘는 만남 속에서도 아직 그 모욕감과 굴욕이 이어진다면 과연 그 관계는 정상적인 관계일까?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할지 모른다. "반미주의 같은 고리타분한 것을 아직도 이야기하나?"라고. 그런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역사를 알면 안티USA는 자연스러운 것이 될 것이라고.

 
   
 








 [책 속의 길] 219
 조석원 / 대구경북주권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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