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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 삶에 대하여
양자희 / 『인간의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
(레슬리 스티븐슨, 데이비드 L. 헤이버먼 | 갈라파고스 펴냄 | 2006)
2023년 02월 15일 (수) 13:16:47 양자희 pnnews@pn.or.kr

레슬리 스티븐슨의 「인간의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은 인간에 관한 심도 깊은 질문은 위대한 철학자들만의 연구라는 편견을 깨고 일반인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 여러 비·종교에서 피력하고 있는 인간 본성에 대한 입장과 각 관점에 기반한 진단과 처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한다. 그리고 영향력 있는 각 사상이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되었고 어떤 비판과 마주했는지에 대해 부연 설명한다. 이 책이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으며 '인간은 무엇인가?'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이다.

- 인간은 무엇인가? : 종교를 통한 인간 정의

‘인간’과 관련된 물음은 오랜 역사와 광활한 범위를 포함한다. 인간은 인간이 다룰 수 있는 모든 철학적 질문의 근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교학자들은 ‘종교’를 통해 인간이 자신의 본성을 이해하기 위해 지금껏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에 대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교, 힌두교, 성서와 같은 대표적인 종교들의 공통점을 3가지로 정리해보면.

첫째, 종교의 창시자 혹은 경전의 가르침에 따라 그것이 추구하는 이상향에 따르길 바란다. 더불어 사상의 가르침에 따른 롤모델을 지정하고 본보기로 삼는다.

둘째, 타인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필요한 지침을 필수적으로 담고 있다. 특히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행동 자체의 올바름 뿐만 아니라 행동을 일으키는 인간의 성격과 인격의 근거에 초점을 맞춘다.

셋째, 도덕적 완성을 위한 인위적인 노력을 요구한다. 도덕적 완성을 추구하는 다양한 자기 수양 방법은 오랜 시간 꾸준한 성찰을 통해 터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지에 오르는 수양법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설명해주지 않는다. 즉, 고된 고민으로 스스로 깨우치어 도달하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다.

이는 경전의 해석과 활용 측면에서도 작용한다. 종교적 삶이란 온전히 경전의 지침대로 사는 것이라 알고 있겠으나, 경전의 낭독과 해석 과정은 종교를 이해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경전은 한 발짝 물러선 인도자의 역할을 대행하는 것이다. 과도한 의존보다는 나의 삶의 방식에 빗대어 구절을 해석하고 고찰하고 탐구하는 모습을 요구하는 것이다. 온몸을 사용하여 경전을 읽고 이해하고 은유된 암시적 의미를 찾으면서, 종교의 이야기를 넘어선 인간과 이상에 대한 단계적인 활동을 통해 발전의 과정을 도모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학적, 종교적, 철학적, 문학적 방면 등으로 경전에 대한 주석 작업이 많이 이루어지는 것은 해당 학문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과 삶에 대해서도 끝없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종교적 이론은 인간의 인생과 관계된 모든 명확한 답변을 제공하기엔 부족하다. 종교에서 다룬 인간 본성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당장의 획기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오늘날처럼 복잡하고 변화가 잦은 시대에서 특정 사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 『인간의 본성에 관한 10가지 이론』(레슬리 스티븐슨, 데이비드 L. 헤이버먼 지음 | 갈라파고스 펴냄 | 2006)

죄와 벌 그리고 이상향을 향한 수양을 중심으로 성립된 종교의 가르침은 인간의 본성을 정의하려는 철학적 시도로서 '인간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찰을 도출하는 데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 자유와 책임

앞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있었다면, 인간의 말과 행동이 발현되는 현실의 실용적인 관점으로서의 고찰도 필요하다. 이의 근원은 인간의 ‘자유’와 관련 있으며 자유 의지의 행방에 관한 연구는 인간 자신의 사고와 행동에 대한 의심이라는 근거에서 나온다.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러한 인간인 우리는 어떤 사고와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 에 대해 저자는 “과학 기술의 발전을 통해 경제적 희소성을 경감하고 경쟁적 성향을 유용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돌려, 개인과 사회의 악을 극복하고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진보를 이루자”라고 주장한다.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함께 약자를 향한 동정과 존중을 표시하고, 제도적 악에 대해서는 조직적 반대 운동을 통해 인지하고는 있지만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이상향의 체득과 그에 대한 행동적 추구를 주장하는 것이다. 필자도 저자의 생각에 공감한다.

이는 물질문명이 마다한 현대 사회에서 책과 같은 철학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의미와 연결된다. 현대 사회가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다 해도, 이 책에서 다루는 인간에 대한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변은 결코 만족스럽게 주어지지 못했다. 기술 문명 등으로 인한 비인간적인 부작용이 만연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과 비판적인 시각이 부족한 오늘날이야말로 우리에게 철학의 도움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인류의 사회와 제도 속에 녹아있는 인간들의 본성에 대해 알고 존재에게서 나오는 자유와 책임에 대해 깊이 인식하여, 인간의 개인적 혹은 사회 구조적인 오류를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긍정적인 의미로서의 자유가 그저 환상이 되지 않도록 실천적인 관점에서 ‘책임’과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

인간 본성에 대한 이론을 공부하는 것은 우주 질서 속 인간의 위치를 이해하는 데 유의미한 기여를 한다. 또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한 번쯤 환기할 기회를 제공하며 유용하게 다루어져 온 주장들을 반복해서 접하며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자신 나름의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더 나아가 인간은 단순하게 정의될 수 없는 독특한 방식의 생활 산물을 형성하고 있고, 이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환경적 영향 아래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인간을 어떠한 존재로 개념화하여 어떠한 관점으로 보는지에 따라 존재와 목적, 삶의 방식, 또 인간들이 구성하고 경영하는 정치·경제적 체제까지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인간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서로 적대시되기보다는 서로 보충적인 관계에 놓여있다고 보는 것이 옳으며 철학적인 해석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철학자들이 인간의 모습을 학문적으로 완벽하게 정의할 수 없듯이, 사람들마다도 서로에 대해 다르게 평가하듯이 인간은 지속해서 발전하고 변하는 존재이며 인간 본성에 대한 물음은 완벽한 정답과 진실이 없는 질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이 주제에 대해 계속해서 궁금해해야 할 것이고 인간과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발전시키고, 과거의 사상을 현재의 관점에 맞추어 재구성도 하여 현재의 파괴적 모먼트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단서를 구해야 할 것이다.

 
   
 








 [책 속의 길] 217
 양자희 / 대학생.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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