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없이" 세금으로 '외유' 떠나는 구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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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의회, 8일간 미국으로... / 의회 "휴식, 구경 겸사겸사" / 시민단체 "황당하다"


대구 동구의회에 이어 북구의회도 '관광성 해외연수'로 비난을 사고 있다.

북구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의원 6명은 5월 22일부터 29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의 유명 관광지로 해외연수를 간다. 연수를 떠나는 의원은 도시건설위원회 홍의구 위원장과 강상기 부위원장, 노혜진, 유병철, 채동수 의원, 김동하 의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 6명과 사무국 직원 1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다. 연수 경비는 1인당 180만원씩 모두 1천260만원의 의회 예산이 책정됐다. 

특히, 이들은 연수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공무 해외연수 목적과 어울리지 않는 유명 관광지를 방문한다. 첫 날에는 로스앤젤레스의 강변도시로 유명한 라플린을 방문한 뒤 호텔에 돌아와 식사를 하는 것이 일정의 전부다. 이틀째는 그랜드캐년과 라스베가스 거리를, 셋째 날인 24일에는 수천 개의 붉은 첨탑들이 늘어선 브라이스캐년과 자이언캐년을 방문한 뒤 다시 라스베가스로 이동한다.

이어, 25일에는 미국 서부 민속촌 캘리코 은광촌과 바스토우 텐져아웃릿(Tanger Outlet) 쇼핑센터를, 26일에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찾아 면사포 폭포, 요세미티 폭포, 하프 돔을 둘러본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피셔맨즈워프, 피어39, 차이니즈 거리를 견학한 뒤 다시 호텔로 돌아간다. 27일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타운을 포함한 헐리웃 거리, 차이니즈 극장을 방문한다.

둘째 날인 23일과 넷째 날인 25일 각각 오렌지카운티 주민을 위한 공원 답사와 LA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실태 자료 수집을 제외하면 모든 일정이 공무 해외연수 목적과는 동떨어진 관광성 일정이다.

게다가, 북구의회는 "8명 이하 의원이 공무 국외여행을 할 경우 심사운영위원회 심사를 받지 않는다"는 자치법규에 따라 여행 목적과 필요성, 여행자 적합성, 여행국과 여행기관 타당성, 여행기간 타당성과 여행경비 적정성에 대해 어떤 감사도 받지 않고 떠나게 됐다.

대구 북구의회 이차수 의장은 "관광성 일정이 어느 정도 있어도 완전히 나쁘게만 볼 수 없다"며 "지방의원들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배울 곳이 많은 선진국으로 연수를 떠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지방의원들이 그동안 고생도 많이 했는데 한번쯤은 해외로 연수를 갈 수도 있다"며 "국회의원들도 해외 연수를 가는데 왜 지방의원만 비난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수를 떠나는 강상기 북구의회 도시위원회 부위원장은 "일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며 "의회 사무국 소관이다"고 답했다. 또,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에 가서 휴식도 취하고 구경도 할 겸, 겸사겸사 떠나는 것"이라며 "우리가 전문가도 아니고 꼭 목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참여연대 박인규 사무처장은 "갖은 견학을 핑계로 연수를 떠나는 지방의원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외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법안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목적과 일정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에는 연수 심사에서 탈락시켜야 한다"며 "연수를 다녀온 의원은 반드시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마련하도록 조례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수를 가는 당사자가 일정과 목적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 황당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북구의회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8명과 행정자치위원회 위원 4명도 각각 서부유럽과 터키로 6월 중순께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앞서, 대구 중구.남구.달서.수성의회 의원들도 2012년도 해외연수를 다녀왔으며, 동구의회는 5월 21일부터 26일까지 대만 유명 관광지로 해외연수를 떠나 '관광성 외유' 눈총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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