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 치료받고 조합원이 주인인 '의료생협'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5.3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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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의료생협> 30일 창립총회, 300여명 뜻 모아..."올 하반기 칠곡에 '내과' 열 예정"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대구시민의료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한다. 특히, 대구에 있는 5곳의 의료생협과 달리,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의료인과 풀뿌리 단체를 비롯해 300여명이 발기인과 설립동의자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시민의료생협 준비위원회'는 5월 30일 저녁 대구 북구 구암고등학교에서 '대구시민의료생협' 창립총회를 연다. 준비위원회에는 31명의 발기인과 320명의 설립동의자가 참여하고 있다. 총회에서는 이들의 과반 참석과 참석자의 3분 2 찬성으로 생협 창립을 확정한 뒤 임원을 선출한다.

이어, 6월 중에 대구시에 의료생협 인가 신청을 내고, 인가가 나면 본격적인 조합원 모집에 들어간다. 또, 의료생협에서 일할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실무진을 확보한 뒤 올 하반기쯤 의료기관 시설과 장비를 갖춰 북구 칠곡 지역에 대구시민의료생협 소속 '내과' 의료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치과와 한의원도 갖출 계획이다. 

발기인에는 정만진 전 대구시 교육위원과 강종문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운영위원장, 최봉주 대구경북건강한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사무총장, 엄태수 대구시민센터 부이사장, 김기수 칠곡농부장터 상임이사를 포함한 31명이 이름을 올렸다. 또, 이들이 속한 단체를 비롯해 대구사회연구소, 칠곡참누리생협을 포함한 15개 시민.의료단체와 생협, 북구 칠곡지역의 풀뿌리단체와 지역 주민을 포함한 320여명이 '설립 동의자'로 참여한다.

정만진 / 강종문
정만진 / 강종문
정만진 발기인 대표는 "기존 병원은 질병을 예방하기보다 과다 진료와 과다 투약으로 이익을 추구하지만, 의료생협은 환자를 수익 대상으로 보지 않고 양심있는 의료진을 통해 주민 건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강종문 대경인의협 운영위원장도 "전문가 영역인 의료지식에 대한 교육을 통해 조합원들은 스스로의 건강을 돌볼 수 있다"며 "의료생협이 지금의 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용재 발기인 총무는 "대구시민의료생협은 조합원과 주민이 주인인 투명성 높은 의료생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총무는 "조합원이 되면 소속 의료원 주인으로 의료생협 총회에서 1인1표의 권리를 행사하는 운영권을 갖게 되고, 조합비로 의사를 초빙하거나 고용하게 돼 '개인.가족 주치의' 개념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조합원은 질병이 생기기 전 건강 소모임과 의사 상담을 통해 교육을 받게 되며, 생활습관 개선, 성인병 관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1999년 '30인 이상 발기인과 300명 이상 설립동의자가 출자금 3천만원을 갖추게 되면 의료생협 설립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을 시행했다. 이 법에 따라 우후죽순처럼 의료생협이 생겨났고 올 3월까지 전국에는 225개의 의료생협이 등록된 상태다. 이 가운데 대구에도 5개의 의료생협이 생겼다. 그러나, 대구시는 기존 의료생협과 설립자에 대해 "개인정보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의료생협에 대한 지역민들의 접근성도 낮고 구체적인 현황도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시민의료생협'은 이와 달리, 발기인과 설립동의자 명단까지 공개해 설립과 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용재 발기인 총무는 "대구에 있는 의료생협들은 설립주체와 목적이 모호한 곳이 대부분"이라며 "의료생협을 만들어 놓았지만 시민들의 접근성이 낮아 가입조차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011년 2월 대구지역 시민단체와 북구 칠곡지역 주민공동체들은 '대구시민의료생협 추진기획팀'을 꾸려 시민 토론회와 세미나, 시민단체 방문 설명회, 7차례에 걸친 발기인 회의를 진행하며 생협을 준비했고, 31명의 발기인과 320명의 설립동의자를 통해 3천만원의 출자금을 모았다.

한편, 대구시민의료조합 조합원은 대구시민이나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며 가입비 1인당 1만원을 내면 조합원의 자격이 주어진다. 또, 출자금 1구좌를 내고 모든 가족이 가입비를 내면 가족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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