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업고등학교 총동문회가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대구공고 총동문회는 지난 6월 25일과 26일 이틀 동안 이 학교 역사관에 있는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 존폐 여부에 대한 회의를 열어 "전 대통령 자료실을 6월 27일부터 잠정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전상탁 총동문회 사무처장이 27일 밝혔다.
또,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을 대구공고 역사를 담은 '학교 자료실'로 변경하기로 했다"며 "사회적 반향과 역사적 인식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 사무처장은 설명했다. 이 회의에는 대구공고동문회 김진해 회장을 비롯해 동문회 산하 '자료실건립사업회' 임원 10여명이 참석했다.
동문회는 이에 따라, 대구공고 측 인사와 동문회 산하 '자료실건립사업회'로 구성된 임시회의단을 꾸려 ▷자료실 변경 일시 ▷변경 내용 ▷학교 자료 재수집 ▷자료실 내부 공사에 대한 세부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의 전두환 전 대통령 자료에 대해서는 "일부 보존"과 "완전 소멸" 2가지 입장이 맞서고 있어 임시회의단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다.
전상탁 대구공고동문회 사무처장은 "자료실을 지으며 학교 측과 상의 없이 동문회 단독 의사로 결정되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학교와 상의하고 사회적 인식을 고려해 자료실을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단지 대통령을 지낸 학교 선배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 자료실을 만들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동문회 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고, 예산을 다시 편성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언제 자료실을 오픈할지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성효문 대구공고 교장은 "동문회는 좋은 뜻으로 만들었지만 후배들에게 조금의 해라도 미치는 것을 꺼려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사회 여러 곳의 인식을 토대로 역사관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두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감시단을 만들어 지켜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존의 전 전 대통령 자료에 대해서는 "내란수괴의 어떤 자료도 남아서는 안된다"며 "완전 소멸 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 이름으로 동창회에 공문을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구공고는 지난 5월 30일 학교 안 5층짜리 취업지원센터 4-5층에 역사관 개관식을 가졌다. 1-3층은 학교 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곳으로 대구시교육청이 14억원을 지원해 설립했고, 4층은 동문회 사무실, 5층은 대구공고 출신인 '전두환 대통령 자료실'로 대구공고총동문회가 지난 7년간 성금 18억원을 모아 '역사관'으로 증축했다. 그러나, 개관식 이후 시민사회단체는 "전두환은 내란수괴, 쿠데타 주범"이라며 "즉각 폐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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