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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보건소, 독감예방접종 '운영부실'
새벽 5-6시부터 지팡이 짚고 1시간씩 대기..."노인들 도리어 독감 걸릴 판"
2012년 10월 09일 (화) 23:53:07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65세 이상 독감예방접종과 관련해 접종장소를 찾은 노인과 보호자가 장시간 대기시간과 편의시설 부족으로 불편을 겪어 '운영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 8개 구.군 보건소는 지난 10월 4일부터 65세 이상 대상 독감예방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전체 접종대상은 대구시 전체 65세 이상 인구 27만924명(2012.9월 기준) 중 17만5천명이고, 백신 구입에는 모두 13억원(시비 50%, 구비 50%)의 예산이 책정됐다.   

   
▲ 대구시는 지난 4일부터 65세 이상 대상 무료 독감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2012.10.9.동구 반야월중부교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각 보건소는 10월 4일 전까지 접종 날짜, 장소, 시간이 적힌 통지서를 대상자 주소지로 발송했고,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점심시간 제외) 8시간 동안 관내 보건소에서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동구청 관내 동구보건소는 11일 열리는 대구 전국체육대회 전 접종을 끝내기 위해 다른 곳보다 이틀 빠른 2일부터 접종을 시작했으며, 시가 백신 소진기로 정한 12월이 아닌 이달 11일까지 접종을 한다. 또, 다른 구.군이 보건소에서 접종을 하는 것과 달리 동구보건소는 관내 동 주민센터에서 하루씩 돌아가며 순회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동구보건소는 9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안심 1.2동과 안심 4동 주민 4400여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그러나, 주민센터 2곳 모두 공간이 협소해 안심 1.2동은 주민센터 앞 공원과 복지관에서, 안심 4동은 반야월중부교회에서 접종을 실시했다.

   
▲ 안내원, 표지판도 없이 '독감예방접종장소'라고 적힌 종이 1장만 벽에 붙어있다(2012.10.9.안심 3.4동 주민센터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하지만, 2곳 모두 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보호자 없이 혼자 온 어르신들은 지팡이를 짚고 헤매다 겨우 접종장소를 찾았고, 이마저도 작은 A4용지에 적혀있어 시력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은 지나치기 일쑤였다.  

또, 짧은 접종기간과 백신 물량 부족을 의식한 대상자들이 이날 새벽 5-6시부터 접종 장소를 찾아 오전 동안만 1500여명이 몰려 1-2시간씩 야외서 대기해야 했고, 기다릴 의자와 공간마저 부족해 아침 추위와 오후 더위에 고통을 받았다.  

   
▲ 의자가 부족해 줄을지어 서서 기다리는 모습(2012.10.9.동구 반야월중부교회)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오전 12시쯤 담당 공무원들이 모두 식사를 하러가 200여명의 어르신들이 1시간동안 뜨거운 햇볕에 방치됐고, 이때 온 이들은 번호표를 받아야 접종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듣지 못해 더 늦게 온 사람에 밀려 한참이 지나 번호표를 받기도 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열린 공간에서 접종이 진행돼 현장을 통제하고 지휘할 공무원들의 유기적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구청과 시청 공무원 없이 주민센터 직원 1-2명 정도만 대기자들을 정리해 일 처리가 신속하고 매끄럽게 이뤄지지 못했다.

   
▲ 공무원들이 문을 잠그고 식사 하러 가 어르신들이 문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2012.10.9.동구 반야월중부교회)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게다가, 한 보건소에서 상시로 접종을 실시하는 다른 구와 달리, 동구는 관내 20개 동 주민센터가 각각 정해진 날짜 하루만 접종을 해, 날짜를 놓친 다른 동 주민들은 접종이 실시되고 있는 다른 동 주민센터까지 직접 찾아가야 한다. 때문에, 이날도 다른 동 어르신들이 안심1.2동과 4동 주민센터까지 직접 접종을 받으러 오기도 했다. 

이민대(72.안심4동)씨는 "11시 40분부터 1시간째 기다리고 있다"며 "인간 전시하는 것도 아니고 약속도 있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기환(73.동구 안심 1동)씨는 "설명하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참겠지만 전부 밥 먹으러 갔다"며 "부축해줄 이도 없는데 줄도 길고 의자까지 부족해 짜증스럽다"고 말했다.

   
▲ 번호표를 들고 기다리며 통지서를 읽는 어르신(2012.10.9.안심 1동 주민센터 앞 공원)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시아버지를 모시고 접종하러 온 김진경(48.동구 신암동)씨는 "독감예방접종하러 왔다 도리어 독감에 걸릴 판"이라며 "다른 동에서 일부러 왔는데 몸 불편한 노인을 세워놓기만 하면 어떻게 하냐"고 화를 냈다. 

반면, 동구보건소 김대영 예방의료담당관은 "주민등록번호와 번호표를 확인하고 순서를 맞추다 보니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백신이 모자랄까봐 새벽부터 나오는 바람에 공무원도 일찍 출근해 일을 하고 있고, 짧은 기간 동안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접종을 받지 못한 분들은 11일 보건소로 오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홍경숙 대구시 보건정책과 예방접종담당관은 "순회접종에 대해 시는 원칙적으로 반대했지만, 동구청이 강력하게 요구해 허가했다"며 "이는 구청장 권한이기 때문에 운영부실은 동구청장이 책임을 질 것이고, 내년부터 시정토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 의자 없이 지팡이를 짚고 기다리는 어르신과 보호자(2012.10.9.반야월중부교회)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동구보건소는 10월 10일 동구 공산동을 마지막으로 모든 순회접종을 끝내고, 오는 11일 동구보건소에서 접종을 받지 못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마지막 접종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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