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직원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지역 시민단체가 지식경제부에 감사를 요청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지역언론이 제기한 한국패션산업연구원(원장 우정구)의 '대구시 공무원 자녀 특혜 채용'과 '전직 공무원 낙하산 인사' 의혹, '채용 규정 허술'을 비롯한 3가지 사안에 대해 관련 정부부처인 지식경제부에 감사를 요청했다고 31일 밝혔다.
대구경실련은 31일 성명을 통해 "사실상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직원 채용과 인력운영이 엉망"이라며 "그런데도 대구시는 지난해 감사에서 채용 비리 의혹을 밝혀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 책임도 묻지 않아 지식경제부에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대구시 출자ㆍ출연기관에 대해 대구시의 점검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대구시의회가 출자.출연기관의 직원 채용과 인력운용을 점검해 줄 것"도 촉구했다.
앞서, 대구MBC는 최근 3차례에 걸쳐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인사 문제를 보도했다.
대구MBC 도건협 기자는 이 연구원의 '대구시 공무원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2011년 11월 계약직 직원 채용과정에서 대구시 담당 공무원의 딸 A씨(당시 연구원 아르바이트 근무 중)가 합격한 점, A씨의 전공이 당초 지원자격인 '섬유ㆍ패션' 관련 학과가 아닌 '경영학과' 출신인 점을 들어 "대구시 공무원이 자기 딸을 대구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기관에 특혜 채용시켰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채용 결격 사유가 있었지만 해당 기관은 무시했다"고 보도했다. (2013.1.24 보도)
도건협 기자는 "공무원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며 "공직자가 퇴임 후를 바라보고 일을 한다면 시민의 세금을 어디에 쓸 지 결정할 때 공공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2013.1.25 보도)
이어, 1월 28일 보도에서는 ▶연구원의 채용공고 기간이 짧게는 사흘에서 길게는 보름까지 제각각인 점, 규정을 무시한 채 응시자격에 맞지 않는 사람을 뽑은 점을 들어 "채용공고 기간이 너무 짧으면 특정인을 염두에 둔 형식적 절차라는 의혹을 사기 십상"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거의 모든 예산을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원받기 때문에 사실상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지만 공공기관이 아닌 공직 유관단체로만 돼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측은 이 같은 채용비리와 낙하산 의혹을 부인했다.
김창규 기획경영본부장은 31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공무원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대구시나 특정 공무원에게 어떤 압력이나 권유를 받은 적 없다"면서 "완제품을 다루는 연구원의 특성상 '마케팅' 요소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영학'을 전공한 B씨가 합격했다. 부적격자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전직 공무원 낙하산 인사' 의혹에 대해서는 "채용시기와 A씨의 명퇴 시기가 겹친 건 우연의 일치일 뿐 사전에 스케줄을 맞춘 건 아니다"면서 "A씨가 대학 때 섬유를 전공했고 공직 경험이 많기 때문에 채용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앞으로 직원채용을 최소 일주일이상 공고하고 인사를 투명하게 하도록 규정을 보완하겠다"고 김 본부장은 말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대구시 동구 봉무동)은 2010년 4월 한국봉제기술연구소와 한국패션센터를 통합해 출범한 전문생산기술연구소로, 지식경제부가 대구시와 경상북도와 함께 출자해 설립했다. 대구시는 2012년 이 연구원에 경상비와 사업보조비를 포함해 37억5천만원을 지원했고 2013년에도 34억원1천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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