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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성매매?..."심각한 여성 인권유린"
<성매매방지법 9년> 대구 상담전화 한해 5천통..."성매수ㆍ알선자 처벌 강화해야"
2013년 09월 26일 (목) 13:20:09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대구역 일대 여인숙 집결지 사진을 보는 시민들(2013.9.25.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5일 대구 중구 동성로 한 복판에 '대구지역 성매매집결지'라고 적힌 대형 지도가 놓였다. 중구 도원동 '자갈마당', 달성공원과 대구역 일대 여인숙 집결지, 귀금속・전자골목 일대. '성매매방지법' 시행 9주년이 됐지만 이곳들은 여전히 성업 중이다. 길거리에서 이 지도를 보던 몇몇 교복입은 앳된 여고생들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사진을 보다 금새 낮빛이 어두워져 재잘거리던 입을 다물었다.

경신정보과학고 1학년 허모(16)양은 휴대폰에 있던 '카카오톡' 문자를 보여주며 "얼마전 어떤 아저씨가 문자를 보내 왔다. '돈이 많다', '시간 있냐', '얼마면 되냐'고 물었다.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 처음에는 화가 많이 났다. 그런데 실제로도 우리 주변에 이런 곳들이 영업 중이라니 한심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같은 학교 이모(16)양도 "나도 받았다. 조건만남을 요구했다. 기분이 나빠 바로 지웠지만 지금 생각해도 소름끼친다. 정말 나쁜 아저씨다. 불법이라고 알고 있는데 왜 이런 문자를 버젓이 보내는지 모르겠다. 법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 성매수자들이 '카카오톡' 문자서비스를 통해 10대 청소년에게 접근하는 실제 스마트폰 화면...청소년들이 "범죄자"라고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2013.9.26.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매매방지법' 시행 9주년을 맞아 '성매매 현실'을 알리고 '여성 인권'을 촉구하는 행사가 대구에서 열렸다. <대구여성인권센터>는 25일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성착취 없는 세상 희망, 상상, 행동"을 주제로 '성산업 착취구조 해체와 성매매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여성인권행동'과 청소년 성매매예방 캠페인 '잠깐만요, 성매매 뭐가 문제인지 알고 가실게요'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 2백여명이 참석했으며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청소년성매매에 대한 개념을 정리한 '청소년성매매 이럴때 어떻게'와 자기가 희망하는 마을을 그리는 '우리동네 이렇게 바꿔볼까요 우리동네 성매매없소', '드러내지 못하는 공간 쓰여지지 않는 역사 대구 성매매업소 지도', 성매매 여성의 심정을 전한 '그녀의 기억을 열다', '성매수자와 성매수알선업자에 대한 처벌 강화', '성매매여성에 대한 비범죄화'를 요구하는 내용의 피켓이 전시됐다.

   
▲ '대구지역 성매매집결지' 관련 글을 읽는 여성들(2013.9.25.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성매매방지법' 시행 9주년 행사...'성산업 착취구조 해체와 성매매여성 비범죄화를 위한 여성인권행동', '잠깐만요 성매매 뭐가 문제인지 알고 가실게요'에 전시된 '대구지역 성매매집결지' 피켓(2013.9.25.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 부스에서는 성매매가 합법화된 독일의 모습을 찍은 '독일 성매매 직업화 7년' 다큐멘터리와 유흥업소 여성들의 죽음을 그린 '군산 개복동 참사 10주기' 영상, 가출 청소년을 성적 수단으로 여기는 한국 현실을 담은 '그것이 알고 싶다-비열한 거리' 편이 상영됐다. 또, 몇몇 사람들은 'STOP 성구매' 깃발을 들고 동성로 일대에서 자전거를 타고 행진했고, 전시물 내용과 관련된 시민 참여 퀴즈도 진행됐다.

이어, 성매수자들이 '카카오톡' 문자서비스를 통해 10대 청소년에게 접근하는 실제 스마트폰 화면도  전시됐으며, 성매매방지법 제정 계기가 된 지난 2002년 군산시 개복동, 2000년 군산시 대명동 유흥주점 화재 사건이 소개돼기도 했다. 당시 개복동에서는 20대 여성 14명, 대명동에서는 5명이 숨졌다.  

   
▲ "STOP 성구매" 깃발을 꼽고 자전거를 타고 동성로를 행진하는 사람들(2013.9.25)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상담전화만 연평균 5천통. 현장을 찾아야 할 정도로 여성들은 심각한 인권유린 상황에 놓여있다"며 "법 시행 9년째지만 2년 새 성매매업소들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심지어 수성구는 제일 잘나가는 사업인 카페보다 유흥업소로 등록된 곳이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폭력이 사회 문제로 부상되자 경찰청은 여성청소년계 '성매매' 관련 팀을 해체시키거나 숫자를 줄였다"면서 "땜방대응 때문에 성매매방지법은 수난을 겪고 여성들은 폭력에 신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성매수자들이 카카오톡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쉽게 접근해 시장규모가 얼마인지 짐작도 못할 정도로 범위가 확대됐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지목한 사회 4대악 중 여성관련 폭력이 3건이나 되는데 경찰, 검찰, 여성가족부는 좀 더 체계적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매매는 더 어려지고 더 교묘해지고 더 악랄해졌다"면서 "하루 빨리 성매매방지법을 개정해 성매수자와 알선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 돈을 받았다는 이유로 성폭행이 아니고, 납치도 감금도 아닌 지금의 법과 사람들의 왜곡된 인식은 우리 사회의 폭력과 불안을 증식시킨다"고 말했다.

   
▲ '우리동네 이렇게 바꿔볼까요 우리동네 성매매없소' 그림을 그리는 청소년들(2013.9.25.대구백화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편, 여성가족부는 지난 6일 당정협의에서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4개 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성매매방지법 일부개정안은 성매매에 대한 예방교육 실시결과를 해마다 공표하고 피해자와 관련된 지원시설 입소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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