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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부동산대책 1년 "무엇을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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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의 부동산 돋보기 25>
"집값 안정에 한 몫...무조건 풀면 또 투기장 될 것"



10. 29 부동산종합대책이 나온지가 1년이 되었다.
그 내용으로 투기과열지역 확대지정, 주택거래신고제, 주택투기지역, 부동산 보유세 현실화, 종합부동산 조기시행 등 많은 대책이 나왔다.

대구·경북의 부동산도 10. 29 부동산종합대책으로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투기과열지역 지정은 분양권전매로 차액을 얻으려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 수백대 일까지 경쟁이 치솟던 분양권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중구, 서구, 수성구는 주택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기존 주택들의 거래마저 이루어지지 않아, 아파트와 특히 주택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10. 29 부동산종합대책은 정부가 의도한 대로 주택가격의 안정을 가져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10. 29 부동산종합대책이 실시된 후 1년이 지난 지금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8월말 현재로 주택건설실적은 21만9천 가구로 작년의 38만9천 가구에 비해 43.7%가 줄었다고 한다. 또, 부도업체도 9월말 123개로 작년 같은 기간의 94개에 비해 29개 늘어났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주택 경기를 이대로 놓아두면 국가경제에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가수요(투기자금)가 없다면 결국 아파트 분양은 힘들고 주택시장은 침체되어 고사될 것이란 뜻인데, 건설회사의 자생력이 그렇게도 없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1년을 돌이켜보면 대구의 부동산은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먼저 투기과열지역 지정으로 인해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하게 되면서 10. 29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되기 이전에 형성되었던 분양권에 붙은 웃돈들이 거의 없어지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북구 침산동, 칠성동의 주상아파트는 물론이고 일반아파트도 웃돈은커녕 거래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MBC 건너편의 H 아파트, 달구벌대로에 있는 범어R, 남부주차장 부근의 주상복합아파트도 역시 같은 상황이다. 어린이회관 앞의 K아파트 경우는 준공이 되어도 초기 입주가 30%도 되지 않는 기현상까지 발생했다.

중도금 무이자의 아파트 계약조건을 쉽게 생각해 계약금만 3,000~5,000만원만 투입한 후 프리미엄을 노린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이 급속히 냉각돼 거래가 되지 않는 관계로 잔금시까지 떠밀려 내려온 상황이었다. 몇몇 사람은 입주할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고,잔금을 납부하는 순간 분양권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등기까지 해서 팔아야 되기 때문에 그 비용을 줄이고자 시행사와 잔금납부 문제로 마찰도 빚어졌다.

기존 아파트도 분양권 전매금지와 주택투기지역 지정으로 가격이 하락되었다.
분양아파트 경우는 대대적인 광고와 모델하우스에서 경품 유혹 등으로 많은 인원을 동원해 분양 붐을 일으킨다. 그러나 기존 아파트는 붐을 일으키지 못하고 매수자의 매수심리위축으로 거래가 거의 실종상태로 되었다.

아파트의 규제는 토지시장으로 옮겨갔다. 가창, 경산, 하양, 와촌, 팔공산, 영천, 청도 등지의 토지를 상대로 분양권 시장에 있던 자금들이 모이면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는 10년에 2배가 되고 토지는 2년에 2배가 된다'는 신종어가 나올 정도가 되었다.

아파트 분양가격의 상승과 웰빙붐을 타고 전원주택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1년 사이 변화다. 아파트 가격이 2억 정도일 경우는 3~4억 정도되는 전원주택을 구입할 생각을 못하였지만 60평 아파트가 5~6억을 하는 상황에서 아름다운 전원주택에서 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10. 29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된 1년 부동산 시장은 분명 많은 변화가 있었고 평가 또한 나누어지고 있다. 필자는 보름전 대구광역시 주택과에서 건설교통부 부동산 관계자, 시 주택과장, 주택계장, 주택회사 관계자와 현재 주택시장에 대한 문제점들을 알아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한 적이 있었다.

주택업체에서는 분양권 전매를 못하게 하는 투기과열지역이 계속 유지되면 주택사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고 건교부 담당관도 대구뿐만 아니라 울산, 부산은 더욱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했다. 대구시관계자는 정상적인 거래마져 끊겨 취득세, 등록세 등 세수가 엄청나게 감소되었으며 건설경기 침체는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너무 과열되도 안되지만 너무 거래가 안되어도 문제라는 이야기였다.

부동산종합대책이 문제점만을 남긴 것 같이 보일지 모르나 10. 29 대책은 분명 집값 안정에는 한몫 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조그마한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일부에서 말하는 무조건적인 해제는 부동산시장을 투기장으로 만들어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묶고 풀고의 반복은 정부정책의 신뢰를 잃게 하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역 해제가 꼭 필요하다면 분양권의 매매 회수를 2회에 한정한다거나, 계약후 양도할 수 있는 것을 1차, 2차 중도금 지급후 양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모든 경제 활동이 시장(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인 것처럼 부동산시장도 정부의 개입보다는 시장 자율에 의해 결정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용(부동산 평론가. '정용 부동산투자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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