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평화뉴스] 칼럼니스트인 김용락 시인이 진행하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에 출연해 부동산시장 상황을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프로그램 마지막에 김용락 시인이 "정선생님 부동산전문가시니까? 부동산을 재테크해서 많은 돈을 버셨지요. 부동산전문가의 부동산투자 방법은 어떤지?"
당황스러워 질문을 비켜나가는 답을 하고 방송이 끝난 후 김 시인에게 "그런 질문을 하니 힘들었다."고 하니 "청취자가 궁금한 것이 그것 아니겠습니까?"하고 크게 웃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말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부동산정책이 왔다갔다하고 발표한 내용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부동산을 조금 안다는 사람도 혼란스러운데 일반시민들은 얼마나 마음이 불편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부동산시장 상황을 바로 전하고 필자의 부동산 투자방법 또한 알려드리는 것이 혼란스러운 부동산시장을 보는데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몇가지 독자들에게 알리려고 한다.
먼저 이번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의 개정안 가운데, '아파트분양권 전매'를 계약후 1년후부터 할 수 있게 한데 대해 이해당사자들이 각기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회사들은 고기가 물을 만난 듯 대량광고를 통해 아파트분양권 전매가능성을 크게 부각시키면서 투기를 부추기기 시작했다. 이같이 아파트 분양시장이 크게 왜곡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그 중에도 시행사와 시공사, 분양대행사로 나누어진 구조적 모순도 큰 이유인 것 같다.
IMF 이전에는, 땅을 구입(시행사)하는 것에서부터 공사(시공사)와 분양(분양대행사)까지 한 회사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짓는 회사(시행사) 따로, 공사하는 회사(시공사) 따로, 분양대행사 따로 움직이고 있다.
시행사는 분양성이 낮으면 낮을수록 이름난 주택회사로 하여금 공사를 하게 한다.
왜냐하면, 일반분양자들에게 그냥 서울의 '○○○회사'의 이름난 아파트란 생각만 하게 한 뒤 유명메이커로 브랜드화해, 공사현장도 보지 않고 모델하우스에서 쉽게 계약을 체결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는 유명시공사에게 공사비를 턱없이 비싼 가격(평당 300만원 이상)을 주고, 이 공사비는 분양가에 포함되어 분양자에게 돌아온다. 분양대행회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분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외부에서 볼 때는 분양대행회사 직원들이 시공사인 유명주택회사의 직원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단지 분양대행회사의 직원으로 생각하면 된다.
필자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모델하우스에 구경갔다 냉장고나 TV를 공짜로 타보겠다고 응모권에 연락처를 적어 놓으면, 분양회사는 TM요원(전화상담원)을 통해 좋고 좋은 이야기를 하여 분양을 받게 만들고 이렇게 해서 분양 받은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전화를 받은 사람들이 필자에게 전화를 해와서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한다.
그들에게 "무엇 때문에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고 합니까? 입주를 위해서 입니까? 분양권전매를 해서 차액을 얻어보겠다는 것입니까?"하고 물으면 90% 이상이 후자 때문이란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주택회사들이 목을 매며 분양권 전매를 가능하게 해달라고 정부 여당에 하소연한 것 같다.
분양권 전매로 이득을 보겠다는 사람들에게 "과연 얼마의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다. IMF 이후 한동안 아파트 공급이 없을 때 분양권을 구입해 많은 돈을 번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분명 다르다.
그 다른 이유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당시의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 가격의 90% 정도에서 분양했기 때문에, 입주 때는 분양가격의 120%정도로 거래된다. 왜냐하면, 분양 당시 기존 아파트는 건축이 4~5년정도 되기 때문이다. 결국, 분양가에 웃돈이 상당히 붙는 것이 당연하다.
둘째, 지금의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의 아파트 가격 기준이 아니라 주변의 신규아파트 분양가를 보고 그보다 더 비싸게 분양가를 정한다. 즉, 주변아파트 가격을 무시한 채, 자기 아파트가 70%정도 분양될 것을 목표를 정해 최고 가격으로 분양을 하는 것이다. 결국 웃돈을 받을 수 있는 것까지 시행사가 모두 분양가에 포함시킨다.
셋째,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무한정한 아파트 공급'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수성구, 달서구 등 상당수가 재건축과 재개발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는데 무슨 웃돈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넷째, 완성 아파트를 분양하지 않고 모델하우스에서 선분양을 하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많은 경품을 지급하면서 수많은 영업전략을 수립하기 때문에, 모델하우스에서의 최초 분양은 가능하지만 개별적으로 분양권을 파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의 분양은 '붐'을 일으켜서 하고 있다. 모델하우스에 가보면 그냥 구경 온 사람인지, 부동산사무실에서 분양 상황을 보러 온 사람인지, 분양회사에서 동원된 사람인지, 이벤트 행사 때문에 온 사람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거기에 가보면, 계약을 하지 않으면 나혼자 뒤떨어진 사람이고 혼자만 손해보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전략이다. '나홀로 아파트'가 분양되지 않는 것은 이런 '투기 붐'을 일으키지 않고 하루에 한 두사람이 방문하니 계약될 일이 만무하다.
분양권을 혼자 팔기는 어렵다. 계속적으로 다른 아파트 현장에 붐을 일으키는 분양이 계속되기 때문에 불행하게도 투기자금은 그곳으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다섯째, 분양시에는 수많은 사람이 붐비는 모델하우스에서 같이 결정하지만, 분양권을 사는 사람은 분양현장을 방문한 뒤 결정하기 때문에, 분양현장이 극히 열악한 지역의 아파트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도 거래가 불가능하다.
여섯째, 이미 분양된 아파트는 분양가도 싸고 아파트 분양현장도 지금 분양하는 곳 보다 죻은 편이지만, 웃돈 거래는커녕 거래 자체가 없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라고 할지 모르나,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주상복합아파트도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형성되고 있다. 분양권은 분위기, 붐을 일으키는 분양 방법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양권시장이 혼란스러운 것 같다.
하루에도 몇 차례 지인들에게 전화가 온다. 아파트 분양사무소에서 연락이 오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월배 지역의 37만평, 반야월 지역의 132만평이 개발돼 저렴한 공공택지가 공급되면 분양가가 낮아지고 그렇게 될 경우 지금의 분양가 이하일텐데 무슨 웃돈이 붙겠느냐"고 답을 해준다.
즉, 대구시내 전지역이 재건축, 재개발 돼 아파트가 쏟아지는데 무슨 프리미엄이 붙겠느냐고 한다.
불나방이 불이 밝으면 밝을수록 몰려드는 이치를 이용해 분양권 차액을 노리는 투기세력을 위해 분양현장에서 수많은 광고와 달콤한 유혹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일부 신문들의 분양권전매 시장의 내용은 긍정적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최고의 광고주인 분양대행 회사들과 밀월관계는 있을 수도 있겠지요"라고 답한다.
독자들은 궁금할 것이다.
"분양권전매를 할 생각으로 분양을 받지 않느냐?"고 필자에게 물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직까지 단 한번도 직접 분양권을 사고 팔아본 적이 없으며, 입주를 위한 분양 외에는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아파트는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 확실하다"고 독자에게 말하고 싶다.
정용(부동산 평론가. '정용 부동산투자전략연구소' 소장)
* 1959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정용씨는, 지역에서 20년째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하며 현재 [(주)정용부동산] 대표와 [(주)정용부동산연구소] 소장으로 있습니다. 또, [흥사단]과 [대구.경북 부동산분석학회] 회원이며 [영남지역발전연구소] 연구원을 맡고 있으며 영남대학교와 대구과학대학에서 부동산학과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평론가로서 <평화뉴스-정용의 부동산 돋보기>와 <매일신문-아름다운 집>에 매주 글을 싣고, TBC 프로그램 '6백만의 경제학'에서 부동산 분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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