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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사퇴의 변' 진정성을 증명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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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 / "민주공화국, 국민과 함께 지키기 위한 연대에 나서야"


 지난 8일 몇주간 정치권을 흔들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의원과의 갈등이 막을 내렸다. 결과는 예측대로 유승민 의원의 사퇴이다. 현상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의 힘을 보여주며 승리를 챙겼지만 대부분의 국민들과 정치전문가들이 유승민 의원이 이 싸움에서 패배했다고 보는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유승민 의원은 이 갈등의 과정에서 명분을 움켜짐으로써 차기 유력한 정치리더로서의 종잣돈을 제법 챙겼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맞서 지지율 오른 유승민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8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이다. 5월달만 해도 불과  3.4%의 지지도로 차기보다는 차차기 주자 정도로 취급되던 유승민 의원이 단번에 여권내 지지도 2위로 뛰어 오른 것이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권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보면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16.8% 지지율을 기록, 부동의 1위를 지키던 김무성 대표의 19.1%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사실상 김무성 대표도 이번 파동에서 정치적 내상을 꽤 입었다고 볼 때 유승민 의원이 조만간 여권내 대권주자 1위로 올라선다 해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지지율 폭등의 시점이  '배신자'로 규정된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것에서 2주가량 지속된 박근혜 대통령과의 갈등에서의 맞섬이 지지율 상승의 결정적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경향신문> 2015년 7월 9일자 1면
<경향신문> 2015년 7월 9일자 1면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입니다.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기자회견 내용 중

유승민 의원의 사퇴의 변이다. 그가 현재의 권력인 대통령과 맞섰던 이유를 잘 알 수 있다.  그가 말한대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 해도 국회의원들이 투표로 뽑은 자당의 원내대표를 이런식으로 사퇴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도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도 대통령의 민주주의 훼손 시도에 함께 공분했고 유승민 의원의 정치적 명분을 지지했다. 하지만 과연 그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할 자격이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집권여당내에서 뿐만 아니라 삶의 현장 곳곳에서 뿌리채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적으로 무너지는 민주주의, 유승민의 연대는?

단적인 예가 박근혜 정부의 탄생 과정이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과 국가보훈처 등 국가기관을 총동원한 선거개입이 이루어 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공정하게 치루어지지 않은 것 만큼 결정적인 민주공화국 가치의 훼손이 있는가? 또한 박성수씨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대통령에 대한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속되고 재판을 받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가장 중요한 민주공화국의 가치이다. 전교조의 법외노조화 움직임과 경제민주화의 후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존의 위협 등 민주공화국의 가치는 곳곳에서 훼손되고 있다. 그가 지키고 싶었던 법과 원칙과 정의는 서민들의 삶속에서는 일상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그래서이다. 유승민 의원이 정치생명을 걸고 지키고 싶은 지엄한 가치인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대가 필요하다. 정당민주화를 위협하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유승민 의원과 더불어 함께 싸워야 하듯이 유승민 의원 역시 곳곳에서 무너지고 있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국민들의 싸움에 연대의 손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그의 사퇴의 변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길일 것이다.






[기고]
김두현 /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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