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오래된 아파트는 값이 오를 수 없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용의 부동산 돋보기 28>“대구 아파트 역사, 그리고 기존 아파트 시세 전망”
“필자가 사는 집도 1년새 4천만원 내려...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가져서는 안돼”

"기존 아파트의 가격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평화뉴스 독자 한분이 필자에게 물어왔다.
누구도 이런 질문에 자신있게 답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나 사사로운 자리에서 주고받는 대화속에 나온 말의 대답도 아니고, 신문에 독자들을 향해 글로 남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필자는 20여년간 계속적으로 부동산시장에서 살아왔다는 이유 때문에 용기를 내어 보겠다.

대구의 아파트 역사는 몇차례로 나누어질 수 있다.
처음 단계는 1967년부터 1975년으로 볼 수 있다. 남구 대명동의 공무원아파트는 12평 규모로 96세대 3동이 1967년 총무처에서 공무원 아파트로 건립하였다. 그 이후 성당시영, 동인아파트, 신천시영, 신암시영, 효목시영, 동구아파트, 큰고개 동신, 앞산, 만촌 AID, 효목주공으로 차례로 건립하였다. 당시는 시영이나 주공에서 건설한 12~20평 사이의 3~4층 높이의 아파트였다. 그 시기에는 관 주도로 아파트가 건립되었다.

그러다, 1976년부터 1980년까지는 민영 아파트도 지어지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1978년과 1979년에는 아파트가 양산되었고 단지화가 구성되기 시작했다. 1981년부터는 생활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주택 역시 욕구충족의 장으로 변하여 인간답게 살수 있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원하는 도시민들의 주거환경의 만족을 위하여 넓은 평수와 대규모 단지로 아파트가 건립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아파트 분양을 받는 것은 바로 돈버는 최고의 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매년 오름 폭이 20%이상이다 보니 이보다 더 좋은 재테크 수단이 없었다.
1억짜리 아파트를 사서 8,000만원에 전세를 놓을 경우 자기 자본은 거래세를 빼고 2,000만원을 투자한다. 아파트 가격이 20% 상승할 경우 1억에 20%면 2,000만원을 벌 수 있다. 자기 자본 2,000만원 투입에 2,000만원이 남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너, 나 할 것 없이 아파트를 분양 받아 전세를 놓고 전세금을 받아 다시 분양을 받는 상황으로, 한사람이 몇 채, 어떤 경우는 70여채를 혼자 갖고 있는 경우도 발생했다. 결국 아파트가 부동산 투자대상의 처음이요 끝인 경우가 되었다.

이런 현상이 계속 되고 있는 중에 IMF라는 국가적 경제위기를 맞게 되면서 넓은 평수로 옮겨 살던 사람들이 평수 낮추어 살기로 이어졌다. 또, 경매시장에는 아파트가 턱없는 가격으로 낙찰되고 연립이나 나홀로 아파트 경우는 몇차례 유찰 끝에 낮은 가격으로 낙찰되었다. 이런 시대적 흐름은 기존 아파트가격은 계속 내리고 지역의 1군, 2군 주택.건설회사들은 거의 부도가 났다.

아파트 시장은 우왕좌왕하고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마비상태가 되었다.
이러던 중 2000년부터 부도회사들의 기존 아파트 사업현장이 가동되고 기존의 분양자들에게 입주의 기회가 주어졌다. 지역의 많은 주택회사가 도산을 맞은 가운데, 신흥 주택회사들이 아파트 신규 분양을 하면서 2002년말에는 분양지역의 특수한 이점을 이용해 평당 700만원까지 분양하여 5층 이상이 거의 분양되었다.
이 결과는 주변의 기존아파트의 가격상승을 가져오게 되고 점차적으로 대구 전지역으로 가격상승의 영향을 주었다. 이런 현상은 아파트 신규 분양의 과열로 이어지면서 기존 아파트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2003년 10월 29일 <10.29부동산종합대책>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진정되기 이전까지 계속되었다.


우리지역 아파트의 가격형성은 역사적인 상황이 있었다.
IMF로 인한 신규아파트의 공급이 부족현상이 결국 아파트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졌고, 아파트 청약자들의 욕구를 이용해 주택회사들은 고분양가의 신규아파트를 공급했다.

작년의 10.29부동산종합대책이 있은 후 1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어떨까?
오래된(10년이상) 모든 아파트의 가격은 많게는 5,000~6,000천만원, 적게는 1,000~2,000만원 내렸다. 상승폭이 컸던 수성구 지역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평수가 넓은 것은 더욱 내렸을 것이고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내림폭은 더할 수밖에 없다.

우리지역에는 유난히도 새아파트에 관심이 많고 그곳으로 이사가지 않으면 몸살이 나는 분위기가 오래도록 계속 되어왔다. 이것은 지역의 대형주택화사들이 수없이 공급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보고 새집으로 가야만 하는 중독에 걸려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런 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뀔 일은 만무하기 때문에, 모든 이들이 새아파트로만 이사갈려고 할 때 오래된 아파트는 수요가 없고 결국 집값은 내릴 수밖에 없다.
새차를 사서 타고 다니다 오래되면 가격이 내릴 수밖에 없는 이치고, 모든 사람이 중고차시장에는 관심이 없고 새차의 새로운 모델만 선호할 경우 중고차 시세는 없을 수 밖에 없다. 헌차를 사서 찻값이 오르리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파트도 오래된 아파트가 오를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작년에는 아파트시장이 크게 왜곡되었기 때문에 일어난 특별한 현상일 뿐이다.
필자는 2000년 10월에 수성구 아파트단지에 33평을 9,600만원에 구입하여 작년 10.29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 되기전쯤 1억8,700만원에 매매를 했다. 1층이란 점 때문에 이 기회가 아니면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 로얄층은 2억2천만원 이상 거래가 되었다. 지금 매매한 그 단지의 아파트 로얄층은 1억8천만원 정도일 것이다.

이렇게 매매한 돈으로 보증금 2천만원에 월110만원(시가 3억원정도) 하는 42평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아파트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사서 세를 놓는 집이였다. 만약 필자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구입했다면 매입금액을 2억으로 낮추어 신고해도 거래비용 7%(중개수수료 별도포함)이면 1,400만원이 된다. 결국 거래비용으로 1,320만원의 월세를 내었다고 보면 된다. 임대기간이 끝나 다시 계약하면서 월세를 100만원으로 조정을 받았다. 1년 사이 아파트 거래시장이 더욱 나빠진 때문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지금 2억6천만원에도 거래가 어려울 것이다. 작년에 구입해 살았다면 결국 4,000만원 정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일탈적인 아파트의 삶이 독자들에게는 충격으로 받아드릴지 모르지만, 이런 사례를 알리는 것은 독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오래된 아파트는 투자나 소유의 개념으로 가지고 있어서는 안된다. 단지 거주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아파트는 투자나 소유의 개념이 아닌 거주의 개념으로 정착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을 확신한다.

누구라도 아파트가 거주의 의미가 사라졌을 때는 과감하게 처분하는 것이 옳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정용(부동산 평론가. '정용 부동산투자전략연구소' 소장)






* 1959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정용씨는, 지역에서 20년째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하며 현재 [(주)정용부동산] 대표와 [(주)정용부동산연구소] 소장으로 있습니다. 또, [흥사단]과 [대구.경북 부동산분석학회] 회원이며 [영남지역발전연구소] 연구원을 맡고 있으며 영남대학교와 대구과학대학에서 부동산학과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평론가로서 <평화뉴스-정용의 부동산 돋보기>와 <매일신문-아름다운 집>에 매주 글을 싣고, TBC 프로그램 '6백만의 경제학'에서 부동산 분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