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임금격차 1위...여전히 절망적인 성평등 현실"

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 입력 2016.03.08 20: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8 대구여성대회] 시민 2백여명 동성로 행진, '성평등 걸림돌상' 성매매업소 운영한 우체국 직원


3.8세계여성대회를 맞아 대구 동성로에서 행진하는 여성들(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3.8세계여성대회를 맞아 대구 동성로에서 행진하는 여성들(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108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시민 200여명이 참여한 대구여성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여성인권 침해문제를 알리고 "성 평등 가치실현"을 촉구했다. 특히 "오는 총선에서 바르게 투표해 민주주의와 성 평등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경제포럼(WEF)가 발표한 '2015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정치, 경제, 교육, 건강 4개 영역에서 남성과 여성의 격차를 지수화한 성 격차지수(GGI)는 145개국 중 2006년 92위에서 2015년 115위로 23계단 하락했다. 특히 정치와 경제 영역에서 격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조사 결과 성별 임금격차는 14년째 OECD 1위로 나타났다.

이날 행사에는 대구 시민 2백여명이 참석했다(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이날 행사에는 대구 시민 2백여명이 참석했다(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회, 대구여성인권센터 등 26개 단체가 참여하는 <3.8 여성의날 기념 23차 대구여성대회 조직위원회>는 8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희망을 연결하라, 모이자 행동하자 바꾸자'를 주제로 대구여성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오후 5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들은 "성별에 따라 역할을 나눠 성에 대한 편견을 부르는 '성교육 표준안', 소수자를 차별하고 성평등 인식을 왜곡시키는 '양성평등정책', 여성들의 경력단절과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국민들이 반대하는 '위안부' 한일협상 등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여성정책이 후퇴한 절망적인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여성혐오' 원인에 대한 설문조사(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여성혐오' 원인에 대한 설문조사(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성평등 선언문'을 낭독하는 시민들(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성평등 선언문'을 낭독하는 시민들(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조직위는 "여성대회는 우리가 처한 절망적인 현실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모인 축제"라고 설명했다. 또 "공감하고 분노하는 것을 넘어 행동하고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성평등 가치실현 ▷성평등 국회 ▷여성폭력 근절 세계연대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노동개악 중단 등 6개 사안을 다뤘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지난 한 해 동안 성평등에 기여한 이에게는 '성평등 디딤돌상'을, 성평등을 저해한 이에게는 '성평등 걸림돌상'을 수여하는 시상식도 진행됐다. '성평등 디딤돌상'에는 시민의 힘을 모아 중구 성내동에 일본군 위안부역사관 '희움'을 건립한 안이정선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표가 선정됐다.

성평등 디딤돌상을 수상하는 안이정선 대표(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성평등 디딤돌상을 수상하는 안이정선 대표(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반면 '성평등 걸림돌상'에는 이주여성을 고용해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우체국 공무원 2명이 선정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러시아 여성 4명을 고용해 성매매업소를 차렸다. 경찰도 매수당해 단속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위는 "일상화된 성매매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 위해 상징적으로 수여했다"고 밝혔다.

사회를 맡은 지명희 대구여성광장 대표는 "여성문제뿐 아니라 우리가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면서 여성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여성단체 회원들의 춤과 노래 공연도 이어졌다.

김영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108년 전 뉴욕광장에서 외치던 여성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대한민국에 울려퍼진다. 여성혐오는 일상이 됐고, 사회적 소수와 약자에게 더욱 혹독한 세상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세월호에 자식을 떠나보낸 어머니의 절규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눈물을 외면하고, 거리로 내몬다. 함께 힘을 모아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평등 걸림돌상'을 탄 우체국 직원들이 참석치 않아 한 시민이 대리수상 중이다(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성평등 걸림돌상'을 탄 우체국 직원들이 참석치 않아 한 시민이 대리수상 중이다(2016.3.8)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수습기자

'디딤돌상'을 받은 안이정선 대표는 "위안부 문제는 해방 후 반세기동안 묻혀 있다 세상에 드러났다. 굴욕적인 한·일협상으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함께 하자는 격려로 알고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권순기 대구여성장애인연대 대표, 황성운 대구경북여성노조 지부장, 차우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여성선언문을 낭독했다.

앞서 이들 단체는 오후 3시부터 2시간 가량 부스행사를 진행했다. 대구이주민여성센터와 대구여성인권단체 등 11개 단체는 성평등 가치실현, 세월호, 노동4법 개정, 이주여성문제에 관한 피켓을 전시하고 시민들에게 알렸다. 또, 여성의 날 상징인 장미꽃과 선물을 나눠주기도 하고 포스트잇, 스티커를 이용해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이후 1시간가량 본대회를 가진 후 동성로 일대에서 행진도 했다. 

한편 '3.8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방직공장에서 일하던 1만5천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저임금과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벌인 가두시위를 기념한 날이다. 1975년 UN에서 처음 지정해 현재 170여개국에서 기념하고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