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지사, 사드 문제와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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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문제와 관련해 국민께 드리는 호소

삶의 현장을 묵묵히 지켜 오신 300만 도민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바야흐로 세계는 경제이익을 위해 국제조약마저 파기하는 신보호주의의 광풍과 이념 추구라는 명목아래 민간인까지 무차별 테러하는 불확실성의 공포 속에서, 자국이익 중심의 냉엄한 국제질서를 형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분단국인 한반도를 둘러싸고 세계열강들이 철저한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선택을 강요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의 명백한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야 하는 엄중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가자존과 국민의 생명을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맡길 수도,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북한의 손에 맡겨서도 안 된다는 것을, 우리는 구한말 나라 잃은 아픔과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역사를 통해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드배치’라는 불가피한 국가안보적 중대사를 놓고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다양한 주장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라의 안위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고 봅니다. 국가자존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국론결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사드를 둘러싸고 나라와 지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를 이용하거나 왜곡 시키는 일이 없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함께하는 도민여러분!  그리고 국민여러분!

폭염이 이어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성주군민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평생을 고향에 살면서 농사 밖에 몰랐던 순박한 군민들께서 ‘사드 배치’라는 갑작스런 일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줄 잘 압니다. 성주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영문도 모른 채 모든 것을 감내하라는 것은 참으로 가혹한 일입니다.

그러나 나라를 걱정하지 않는 국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러한 성주군민의 절규 속에도 똑 같은 나라사랑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성주가 겪고 있는 지금의 아픔은 결단코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를 지역에서 풀어가는 어렵고 고된 과정의 하나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군민들의 고통과 희생을 함께 나누고 안고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함께 대화의 장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바라만 보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로 해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이에,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군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확실한 창구를 마련하고 진솔한 대화를 꾸준히 이어가 주기를 촉구합니다.
아울러 군민들께서도 마음을 열고 차가운 이성으로 나라와 성주를 함께 바라보면서 이에 응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현장을 지키며 나라와 지역을 함께 고민하는 성주군민 여러분!

도지사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저는 국가안보는 가정(假定)해서도 안 되고 뒷북을 쳐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동시에 주민의 아픔이 외면되어서 더더욱 안 되며 국민의 안전은 최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하는 우리시대의 엄연한 가치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현장에 있고 그 답도 현장에 있다는 신념으로 현장을 수차례 찾았던 저도 5만 군민의 삶이 지척에 있는 ‘성산포대’는 어렵다는데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더 이상 성산포대만을 고집해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며, 군민들께서도 국가안보를 위한 불가피성을 충분히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주민들의 동의를 바탕으로 국가안보를 지켜 낼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을 찾는 일에 모두가 함께 나서 주십시오.

이러한 과정에서 도지사로서 주어진 역할이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겠습니다. 비판 받을 것은 비판 받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기꺼이 그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하늘은 시련을 견딜 수 있는 자에게 준다고 했습니다. 깜깜한 밤에도 길은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냈던 수많은 경험과 저력이 있습니다.

이제는 반목과 갈등을 접고 양보와 타협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찾아 나설 때입니다. 이를 위해 지혜와 힘을 한데 모아 주시기를 성주군민을 비롯한 국민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2016년 8월 16일

                              경상북도지사   김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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