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대학가서 번지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 시국선언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6.10.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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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영남대·대구교대서 1인시위·대자보 "국정농단, 대통령 자격 상실"...시민단체는 '시국촛불'


"박근혜 하야" 1인 시위 중인 경북대 재학생 최혜인씨(2016.10.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 하야" 1인 시위 중인 경북대 재학생 최혜인씨(2016.10.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

대구지역 대학가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박 대통령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전국 각지의 시국선언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대구에서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민사회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대학생들은 성명을 내거나 학내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이고 1인 시위를 벌이며 박 대통령에게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대구교육대학교 등 3개교 재학생들은 지난 27일부터 시국선언에 나서고 있다. 총학생회뿐 아니라 학생 개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하야 촉구 시국선언 중인 경북대 총학생회(2016.10.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 하야 촉구 시국선언 중인 경북대 총학생회(2016.10.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대학교 총학생회(회장 박상연)는 28일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특히 박상연 회장은 기자회견 후 이날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갈 방침이다. 경북대 총학생회는 시국선언문에서 "민주공화정 시작 후 전례 없던 충격적 사건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았다"며 "비선실세 존재 의혹이 사실임이 밝혀졌다. 대통령 권력은 존재조차 몰랐던 사인(私人) 최순실이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국민 앞에 외친 대통령의 모든 이야기가 최순실 머리에서 나왔다"면서 "권력을 사유화한 비선 꼭두각시에 불과한 이가 우리의 대통령이냐"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대체 이 나라는 누구를 위한 나라냐"며 "최순실이 대통령 입을 빌려 집행한 무소불위의 권력이 대한민국을 손바닥 위에서 좌지우지 했다는 정황이 계속 나와 얼마나 많은 부당한 권력을 행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은 국가 주인을 속이고 국가 근간인 헌법을 유린하고 대한민국을 봉건사회보다 못한 신성국가로 회귀시켰다"면서 "때문에 국가의 믿음을 철저히 배신한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해야 한다. 그 곁에서 개인 영달을 추구한 이들도 명명백백히 가려내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경북대 철학과 4학년 최혜인씨도 경북대 북문 앞에서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여기 학생이 있다. 긴 침묵을 깨고 불의를 걷어내자. 박근혜 하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최씨는 "대통령이 능력을 상실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너무 허망하다"며 "더 이상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영남대 게시판에 붙은 대통령 하야 촉구 대자보(2016.10.27) / 사진 제공.독자 이시훈씨
영남대 게시판에 붙은 대통령 하야 촉구 대자보(2016.10.27) / 사진 제공.독자 이시훈씨

영남대에는 지난 27일 정문과 학생식당 게시판 2곳에 대자보가 붙었다. 재학생 등 11명이 참여하는 영남대 동아리 '인권네트워크사람들(준비모임)'은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찌라시가 사실이 됐다. 대한민국은 소수 권력자 놀음판에 지나지 않았다. 최순실이라는 민간인 사익을 위해 벌이는 굿판에 국민은 값싼 제물이 됐다"며 "대통령 사과도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대통령과 굿판무리 모두 순수한 마음으로 하야하라.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박 대통령이 과거 영남대 이사장을 지내다 비리로 쫓아낸 역사를 언급하며 "우리는 87년 6월항쟁 학원대투쟁으로 영남대를 무전취식한 박근혜를 몰아낸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움직이지 않을 것 같은 수례바퀴는 조금씩 그러나 반드시 움직인다"며 시국선언 동참을 요구했다. 이들은 시국선언 동참자를 모아 오는 31일 오전 11시 영남대 정문에서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영남대 총학생회(회장 곽병철)도 이날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대구교대 재학생들도 28일부터 시국선언을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재학생 홍진희씨는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자보를 학내 게시판과 온라인 사이트에 게시해 재학생들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민중총궐기대구준비위원회는 28일 저녁 7시 한일극장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첫 대구시국촛불집회를 연다. 이들은 앞으로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촛불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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