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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방송>
"시민참여 저널리즘을 지향한다"(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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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신문과 방송], '지역 인터넷대안언론' 보도.
...대구<평화뉴스> 전북<참소리> 광주<시민의 소리>

우리사회에서 대안언론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민주화 과정에서 수많은 비정규 매체들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대안매체로 볼 수 있는 것은 월간‘말’이다. 해직언론인 중심의 진보적 언론.출판인들이 참여한 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에서 85년 6월 창간호를 발간했다.
‘말’은 제도언론이 외면하거나 보도하지 못하는 적나라한 진실을 다루었다. 모든 조건이 열악한 상황에서‘말’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오로지‘진실’을 드러내는 것일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제도언론의 실상을 독자들에게 폭로하는 작업이기도 했다(경향신문, 실록민주화운동 제4부 <64> 민중언론대안언론).

언론의 암흑기에 태동한 대안언론은 제도언론과의 힘겨운 투쟁과정에서 성장해 왔다.
인터넷의 등장은 대안언론에게는 새로운 기회였다. 기존 언론에 비해 수용자와의 접촉에 어려움을 겪던 대안매체에게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막강한 전파력을 가진 인터넷은 더할 나위 없는 매체였다. 시민사회의 성장과, 사회 민주화의 진전도 새로운 기회였다. 시민기자제라는 새로운 시도를 성공시키며 오마이뉴스가 2002년 대선을 계기로 한국을 움직이는 영향력있는 언론매체 6위 (2003년도, 2004년도 시사저널 여론조사)에 오르는 등 인터넷 매체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이외에도 프레시안, 서프라이즈 등의 인터넷 매체들이 등장하여 새로운 언론의 하나로 인정받게 됐다.

이제 지역에서도 인터넷 대안매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인터넷 인프라가 지역인터넷 매체 활성화의 토양이 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언론의 행태에 대한 반성을 통해 건전한 지역사회 발전과 주민의식 고양을 위한 지역공동체의 공론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가고 있다.


‘기자들의 고백’ 시리즈는 언론개혁에 대한 나름대로의 접근방식이다.
언론개혁은 언론사주나 편집권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인 스스로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남을 탓하기보다 기자 자신이 겪은 언론계의 관행을 스스로 되돌아보는 계기를 삼고자 했다.



평화뉴스, "언론인 스스로 개혁 주체돼야"

대구경북 인터넷신문 PN ‘평화뉴스’(대표 : 유지웅, www.pn.or.kr)는 ‘기자들의 고백’시리즈로 자기반성이 없는 언론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유지웅 편집장은“우리 사회는 정치, 경제, 행정, 문화뿐 아니라 언론까지도 지나친 서울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언론 역시 서울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에 무슨 지역이 있느냐고 하겠지만 지역민들의 삶을 보다 깊이있게 다루는 것 역시 인터넷 언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화뉴스는 ‘평화와 통일’‘나눔과 섬김’그리고‘지역공동체’라는 가치를 내걸고 지역 대안언론의 역할을 하고있다.

평화뉴스는 2004년 2월 28일에 창간했다.
이 날은 대구 2.28 기념일로 민주화를 위한 대구의 혼이 깃들어 있다. 대구 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날이다. 지역의 종교인과 교수, 직장인을 포함해 38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82명이 소액주주로 뜻을 같이했다. 특히, 몇 만 원씩 마음을 모아준 평범한 직장인들이 많았다.

착하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평화가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평화뉴스라고 이름지었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는 통일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역에서부터 통일의 가치를 높이려는 열망도 함께 담았다.

평화뉴스의‘기자들의 고백’시리즈가 언론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유지웅 편집장은“언론개혁에 대한 나름대로의 접근방식이다. 언론개혁은 언론사주나 편집권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인 스스로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남을 탓하기보다, 기자 자신이 겪은 언론계의 관행을 스스로 되돌아보는 계기를 삼고자 했다.”고 시리즈의 취지를 설명했다.
기자들의 고백은 지난 4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대구경북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16개 언론사 29명의 기자가 글을 썼다. 참여한 기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좀더 바르게 살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글을 쓰기까지 적잖은 고민과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자와 주위의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칼럼.사설이 아니라 ‘기사’와 ‘관행’ 비평

일반적으로 언론단체들이 칼럼이나 사설을 많이 비평하는데, 평화뉴스는‘기사’자체를 비평한다. 칼럼이나 사설은‘관점’을 이야기하는 반면, ‘기사’는 취재과정과 언론의 의도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계의‘관행’에 대한 비판도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 매체비평에서는‘기사’와‘관행’의 잘못된 부분뿐 아니라, 좋은 점도 많이 소개할 생각이다. 서로가 서로를 비판하고 격려할 때 지역 언론은 더 바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 편집장은 최근 발효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에 대해서“지역언론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것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지역 언론이 왜 발전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독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비판기능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는 원칙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실질적으로 지역언론이 커가는 길이다. 일시적인 지원책도 필요하겠지만, 독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그간의 잘못을 인정하고 거듭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유 편집장은 창간을 준비하던 지난 해 11월부터 가까운 지인들에게 전자우편으로 편지를 쓰고 있다. 첫 편지는 30여 명에게 띄웠는데, 지금은 90번째 편지를 2,300여 명에게 보내고 있다. 평화뉴스 칼럼의 주요 내용 등을 인용하여 세상을 보는 평화뉴스의 시각이나 가치를 전하고 있다. 이 편지를 통해 독자들로부터 많은 의견과 격려를 듣고 있다.

유지웅 편집장은 끝으로“기자는 늘 맑고 성실해야 한다. 그런 모습만이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고 언론인의 소명을 다할 수 있다. 평화뉴스는 한두 해 하고 말 것이 아니다. 적어도 10년, 20년은 계속할 것이다. 이런 저런 일로 힘들 때도 많지만, 평화뉴스 독자들을 생각하며 늘 초심을 되새긴다. 적어도, 평화뉴스를 보러왔다가 허무하게 나가는 일은 없도록 하고 싶다. 글의 양이 아니라‘꼭 볼 만한 글’을 담고 싶다.”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유지웅(평화뉴스 편집장), 최인화(참소리 편집장), 이상걸(시민의소리 대표)
유지웅(평화뉴스 편집장), 최인화(참소리 편집장), 이상걸(시민의소리 대표)

“지역사회의 소통을 해내는 포괄적인 미디어가 되겠다.
언론의 틀을 갖추려고 따라가기보다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가려고 한다.
지역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터놓고 토론할 수 있는 공론장의 역할을 하겠다.”



참소리, "시민이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 낼 수 있게"

전북 인터넷 대안신문 참소리(대표:문규현 신부, www.cham-sori.net)는 부안지역의 핵폐기장 반대운동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며 지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참소리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참여에 기초한 대안미디어, 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건실한 쌍방향 매체를 기치로 기존 지역언론의 폐해와 관행을 극복하고 시민기자가 취재하고 분석하는 지역의 생생한 뉴스 전달을 목표로 출발했다. 지역사회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대안 제시뿐 아니라 소박한 서민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그 속에서 지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 가고 있다.

최인화 편집장은“기존 지역언론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많이 느끼고 대안적인 언론의 필요성을 느끼는 소외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자 구상하게 됐다.”며“인권의 시야에서 소외된 구체적인 현장을 발굴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현장감 있게 담아내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지만 시민단체나 일반 시민이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표출할 주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일반 시민기자 회원과 운영 전반 및 취재를 맡아하는 상근기자 3명이 운영하고 있다. 적은 인원으로 전북지역을 취재하다 보니 시민기자제를 통해 보완하고 시단위로 운영되는 신문과도 제휴하고 있다. 군산타임스, 정읍통문, 김제 시민의신문, 부안21등과 기사 공유를 하고있다. 작지만 지역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 신문은 상업적인 배너광고는 하지 않는다. 신문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나 미디어운동에 관심 있는 회원들의 후원금으로만 운영하다 보니 1년을 넘기면서 재정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재정확보를 위해 인터넷을 통한 사업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시민회원으로부터의 자발적인 후원금을 받았었는데 이것을 좀더 조직화하여 시민단체 차원의 후원 형태로 전환하는 등 시민사회단체와 긴밀하게 협조함으로써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해 갈 계획이라고 한다.

최 편집장은“지역사회의 소통을 해내는 포괄적인 미디어가 되겠다. 언론의 틀을 갖추려고 따라가기보다는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가려고 한다. 지역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터놓고 토론할 수 있는 공론장의 역할을 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시민 저널리즘 표방하는 ‘시민의 소리’

광주.전남지역에는 지역일간지만 해도 10개가 있다.
그런 광주에 시민저널리즘을 표방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신문이 있다. 2001년 창간한 주간‘시민의 소리’(대표: 이상걸)다. 인터넷신문과 종이신문을 결합하고 시민기자형 취재시스템을 도입한, 창간 당시로서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신문이었다.
중앙지와 차별화 되지 않는 천편일률적인 기사, 자사 이익에 치우친 기사, 광고수주를 위한 기사 등 지역신문의 문제점이 많았다. 이런 폐해를 극복하고 지역특색에 맞고 지역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신문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시민사회 내부에서 전직 언론인, 시민사회단체 인사, 뜻 있는 인사들이 모여서‘새로운 우리 신문을 하나 만들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시민의 소리’는 공익적 편집권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한국 언론사상 최초로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을 통해 발행했다. 이러한 창간 배경으로 인해‘시민의 소리’는 독특한 소유구조로 출발했다. 광주지역의 생활정보신문인 교차로, 시민사회단체 인사, 전직언론인 등이 지분을 3등분하는 구조였다. 창간자금은 대부분 지원한 교차로와의 관계에대한 내부 이견으로 내홍을 겪기도 했다. 현재는 교차로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독자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이상걸 대표는“기존 지역신문의 문제는 언론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는 것이다. 시민적 관심사를 신문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와 마인드, 통로를 바꾸어 보자. 새로운 신문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시민의 소리’는 창간 당시부터 시민기자제도를 도입했다. 초기에는 시민기자들이 기사도 많이 올리고 참여도가 높았다. 시민기자 학교도 운영해 100여 명에게 시민기자증도 발행하고 했다. 최근 관심과 참여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 신문은 현재 온라인을 통해서 쌍방향 통로가 개방되어 있다. 창간 당시부터 온라인을 병행한 것은 시민참여 저널리즘의 실현을 위한 것이었다. 이 대표는 “시민저널리즘의 가장 적극적인 개념은 모두가 뉴스의 생산자가 되고 신문사가 취합하는 기능만 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동력을 신문사가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지역사회 현안에 대한 토론도 실시해야한다.”며 시민저널리즘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또“편집과 경영에 있어서 역할 분담과 상호긴장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신문의 창간정신을 항상 유념하고 초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의 소리’는 광고를 포함한 경영부분을 사장이 책임지고 취재 및 편집은 편집국장이 맡는다.
이 대표는“대안 매체의 경우 편집권이 국가권력이나 자본으로부터 억압받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경영의 독립이다.”라며 신문의 자생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질 좋은 신문을 만들어도 그 신문이 유지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4년 가까이 됐는데 지역사회에서 어느 정도 새로운 뉴스보도양식이라는 평가도 받았고, 지역사회 바른 담론을 만드는 데도 기여했다. 기자들도 이슈를 제기하는 밀착형 취재를 했다. 지역사회 반향을 일으키는 기사도 썼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안언론으로서 지역사회에 정말 대안적 위치에 자리잡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초기보다 더 큰 경영상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시민의 소리’는 초창기에 비해 침체상태인 분위기를 쇄신하고 제 2의 도약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신문사의 수익이 될 수도 있는 지역문화제, 마라톤 대회 등을 기획하고 있다. 10월부터는 사단법인 광주시민의 소리를 재단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발전기금 모금하고 있다. 재단이 시민의 소리 주식의 과반수를 소유해서 공적으로 시민의 소리를 통제하면서 신문의 개념이나 취지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1990년대 미국 언론계의 최대 화두의 하나였던 시민저널리즘(Civic Journalism 또는 Public Journalism)은 언론이 시민과 함께 지역공동체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이슈를 생산하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보도양식이다. 인디애나대학 언론대학원이 실시한‘전국 언론인 의식조사’를 보면 미국 언론인들의 72%가‘일반 시민들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시민저널리즘의 주장에 찬성했다. 연구팀은‘언론계에서 시민저널리즘이 상당한 지지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한겨레, 2004.5.15, 시민저널리즘 꽃피니 참여언론‘열매’).
한국에서도 지역언론을 중심으로 시민저널리즘의 보도기법을 이용한 참여언론이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대안언론을 표방하는 지역의 인터넷 대안매체들은 대부분 시민참여 저널리즘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지역 언론이 지역민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하고 있다.

지역의 인터넷 대안언론들은 소수인원, 수익성 부재, 낮은 인지도 등 열악한 환경속에서 공동체와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언론운동차원에서 매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들의 희생정신과 열정은 지역공동체와 지역언론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두 해 하고 중단할 것이 아닌 만큼 콘텐츠에 있어서 만이 아니라 경영계획과 안정된 수익창출이라는 면에서도 대안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언론이라도 지역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신문과 방송] 정대필기자 feel@kpf.or.kr
(이 글은, <한국언론재단>에서 펴내는 월간 [신문과 방송] 2004년 11월호에 보도된 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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