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읍소'에 민주 '정권교체', 경북 상주 국회의원 선거 현장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4.0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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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 / 상주 풍물시장, 현수막 걸고 피켓 들고 차량 발언대 유세 총력
친박군단, 김재원 지원사격 "대통령 생각해달라" / 김부겸 등 민주현역들, 김영태 지지 "이제 바꾸자"


연설 중인 김재원 후보 뒤로 김영태 후보의 예산폭탄 현수막(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연설 중인 김재원 후보 뒤로 김영태 후보의 예산폭탄 현수막(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엎드려 절하고 애걸하고 손 잡고 껴안고. 4.12일 재보궐선거 닷새 전 상주에서 진풍경이 펼쳐졌다.

탄핵 후 첫 선거이자 5.9 대선 전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회의원 1석을 놓고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는만큼 먼저 승기를 잡기 위한 거대 양당의 진검승부다. 민주-한국당은 대선을 치르듯 현역 국회의원들을 상주에 대거 포진시켰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후보는 탄핵 바람을 타고 21년 정통야당 전패 기록을 깨기 위해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들을 총동원했다. 3선에 도전하는 자유한국당 친박 김재원 캠프 측은 친박 핵심 인물들을 포석으로 지난 총선에 이어 다시 '박근혜 마켓팅'을 통해 지지를 읍소했다. 

상주.군위.의성.청송 재보궐선거 닷새 전 벽보를 보는 시민(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상주.군위.의성.청송 재보궐선거 닷새 전 벽보를 보는 시민(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주 풍물시장서 유세 중인 바른정당 후보 선거운동원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주 풍물시장서 유세 중인 바른정당 후보 선거운동원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7일 경북 상주 풍물시장 앞. 형형색색 후보자 6명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어지럽게 걸려 있고 횡단보도와 시장통에는 빨강, 파랑, 하늘색, 흰색 등 후보자를 상징하는 점퍼를 입고 모자를 쓴 선거운동원들이 떼지어 몰려 다닌다. 피켓에는 후보자 이름, 기호, 정당이 빽빽이 적혔다. 장 보러 온 유권자들의 눈을 마주치고 매대 앞에 선 이들의 등에도 한 표를 호소한다. 버스정류장에서도 유세는 이어졌다.

현장 중심은 민주당과 한국당이었다. 민주당은 '예산폭탄' 캐치프레이즈를 차량, 현수막에 도배했다. '우리도 쫌 발전합시다', '새로운 바람 새로운 정치' 보수텃밭 경북의 변화를 바라는 발언들이 주를 이뤘다. 이날 총력전에는 김부겸, 김현권, 원혜영, 서영교, 박용진 등 현역 의원들이 앞장섰다.

김영태 후보 지원유세 중인 김부겸 의원 등 민주당 현역 의원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영태 후보 지원유세 중인 김부겸 의원 등 민주당 현역 의원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예산폭탄 피켓을 든 민주당 김영태 후보 선거운동원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예산폭탄 피켓을 든 민주당 김영태 후보 선거운동원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제1당으로 올라선 민주당은 기호1번 프리미엄을 엎고 정권교체를 화두로 경북에서 정통야당 1석을 만드는 데 당차원에서 공을 들였다. 김부겸 의원이 대구에서 보수 벽을 넘은 것처럼 경북에서도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전략으로 8일에는 문재인 대선후보가 오전 10시부터 상주에서 힘을 보탠다. 

유세차량서 발언대에 오른 선대위원장 김부겸 의원은 긴 말을 하지 않았다. "딱 한 번. 한 번만 당선시키자. 이제 바꾸자"고 외쳤다. "대한민국 대통령 바뀌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북 상주가 바뀌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함부로 우리를 얕보지 못한다"며 "맨날 1번 찍었으니 이번에도 1번"이라고 했다.

친박 김재원 후보가 유세 중 엎드려 절하고 있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친박 김재원 후보가 유세 중 엎드려 절하고 있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마이크를 잡은 최경환 전 부총리와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마이크를 잡은 최경환 전 부총리와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같은 장소에서 한국당 김재원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선거유세도 있었다. 시장 앞을 수놓았던 바른정당의 하늘색 유세단 컬러는 순식간에 새빨간 한국당 상징으로 물들었다. 차량 발언대에는 최경환, 유기준, 이장우 등 '친박군단'이 김 후보 지원사격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먼저 마법의 키워드 '박근혜'로 입을 열었다. "우리 박근혜 대통령은 단 돈 1원도 먹은 게 없다. 또 무슨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탄압한 적 없다. 단지 참고자료일 뿐이다. 재판에서 혐의가 벗겨질 것"이라며 "이 중차대한 선거에서 상주 시민들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대통령을 생각해서라도 김재원을 찍어주시면 대통령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 전 부총리 발언 중 한 시민이 욕설을 하다 저지 당했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최 전 부총리 발언 중 한 시민이 욕설을 하다 저지 당했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처음도 끝도 박근혜인 최 전 부총리 발언 동안 한 50대 남성이 "뭘 잘했다고 와. 일루와봐"라고 욕설을 하며 차량에 달려들어 수행원들이 저지하는 일도 있었다. 이장우, 유기준 의원도 박근혜 이름으로 지지발언을 했다. 탄핵된 대통령 명성이 경북에서는 유효하다는 게 선거전략이다. 아예 김 후보는 신발을 벗고 대뜸 도로 위에 엎드려 절했다. 지난 총선에 등장한 친박 후보들의 읍소전략이 되풀이됐다. 자당 국회의원의 비리로 치러지는 이번 재보궐 선거와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한편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는 민주당 김영태, 한국당 김재원, 바른정당 김진욱, 코리아 류승구, 무소속 배익기, 무소속 성윤환 등 모두 6명의 후보가 뛰고 있다.

버스정류장서 지지를 호소하는 무소속 성윤환 후보 선거운동원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버스정류장서 지지를 호소하는 무소속 성윤환 후보 선거운동원들(2017.4.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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