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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올 한해 참 힘드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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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뉴스 독자님들께 드리는 송년 편지...
...“서로에게 희망의 버팀목이 됩시다”


“한해를 보내시는 소감이 어떻습니까?”
한 열흘 전부터 만나는 사람들에게 애써 물어봤습니다.
“마음이 허허(虛虛)하다”, “말해 뭐하겠노”,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 보면 참...”
묻기도 뭣하고, 답하는 사람도 별로 기분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연말이면, 그래도 모인 사람들 가슴 속에 뭔가 흐뭇한 것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인데,
올해는 여럿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그 ‘흐뭇함’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경기가 안 좋아서”라고 짧게 끊어 말해도 틀린 것은 아니겠지만,
정치 어느 곳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특히, 한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 저녁까지도 서울에서 들리는 소리는 ‘실망’ 뿐입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요?

올해 ‘개혁’이란 말을 참 많이도 들었습니다.
개혁은 지난 날의 잘못을 고치고 더 잘살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
한해가 저무는 지금까지도 ‘개혁의 실체’는 좀처럼 와닿지 않습니다.
오히려, 개혁할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될 정도입니다.

이제는 개혁의 원론을 넘어,
분명한 ‘정책’으로 국민들 가슴에 와닿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희망일 것입니다. 당장은 힘겹더라도, 멀리 보고 함께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
“항산(항상 할수 있는 일)이 없으면 항심(항상 살아있는 마음)이 없다”는 말로,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뜻의 고사성어입니다.
한 후배는 올 한해가 너무 힘들어, 이 고사성어를 보고 눈물이 날뻔 했다고 합니다.

오가는 사람들마다 “고생했다, 힘내라”는 말로 인사를 나누지만,
정작 그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 얼굴은 그렇게 희망차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새해에는,
지친 어깨 보듬고 서로에게 ‘희망의 버팀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모범이 되고, 그 모범을 자랑삼아 얽힌 매듭을 풀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005년.
해방 60년, 분단 60년, 그리고 6.15선언 5주년이 됩니다.
이제는 청산해야 할 역사, 이제는 다시 하나돼야 할 겨레입니다.
60년 한맺힌 소망을 위해, 더 바라고 실천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한반도에 통일없는 평화는 없습니다.
남쪽과 북쪽, 우리 겨레 모두에게 참 뜻깊은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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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뉴스>에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2월 28일 창간한 평화뉴스가 이제 갓 열달을 넘겼습니다.
엄마 뱃속에 있던 첫 아이가, 이제 세상에 나오려고 몸부림 칠 무렵입니다.
엄청 긴 시간을 달려온 것 같은데, 빨라도 이제 갓 태어난 아기일 뿐입니다.

첫 아이라 그런지 참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돌아보면 아득하고, 아찔할만큼 고비 고비를 넘어 왔습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아쉽지만,
평화와 통일, 나눔과 섬김, 그리고 지역공동체.
이 소중한 가치를 위한 다짐은 처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올 한해 보내주신 사랑에 깊이 감사드리며,
글 읽는 사람을 생각하며 더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늘 처음처럼, 멀리 보고 한걸음씩 뚜벅뚜벅 내딛어 가겠습니다.

"엄마가 열달을 품어 새 생명을 낳듯, 평화뉴스는 독자의 품에서 세상을 봅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12월 31일 밤에... PN<평화뉴스> 편집장 유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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