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생일날 대구에 온 안민석 의원을 향해 친박단체가 제사상을 차렸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안 의원이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저격수'로 역할한 것에 대한 분노다. 제사상과 동시에 주인공 없는 생일 잔치상도 차려졌다. 국정농단 사태로 수감된 박 전 대통령 생일상이다.
2일 오후 6시 대구시 중구 동성아트홀 앞에 다시 '태극기 부대'가 등장했다. '애국보수우파' 깃발을 휘날리는 이들은 박 전 대통령 '무죄', '석방'을 주장하는 지역의 친박단체다. 회원 40여명은 오후 7시 30분부터 동성아트홀에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박주민, 이재정 의원이 강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후 5시부터 일대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특히 이날은 박 전 대통령 67번째 생일로 이 단체 회원들은 오후 2시 반월당네거리 동아쇼핑 앞에서 대구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주제는 '주인공 없는 생신잔치'로 생일상에는 떡과 고기 등이 올랐다. 그러면서 이들은 박 전 대통령 생일날 안 의원이 대구에 강연 온다는 것에 분노해 생일 집회 후 곧바로 안 의원 강연장 앞에서 규탄 집회에 들어갔다.
이 단체 한 인사는 "생일상을 다 치우고 난 이후 바로 안민석을 때려잡을 수 있는 특전을 드리겠다"며 "안민석이가 대구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각하를 그렇게 만들어놓고 생신날 대구에 오는가. 싸움을 걸어왔으니 대구의 전사들이 안민석을 때려 잡자"고 말했다.
50대 이상 고령의 회원들은 안 의원 강연 저지를 목적으로 5시간 가량 강연장 주변에서 확성기와 태극기를 들고 계속 집회를 열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찰 병력 60여명도 동원됐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안 의원과 대면하지는 못했다. 대신 이들은 강연장 앞 동성로에 '박근혜 대통령님 67회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현수막을 내걸고 안 의원 강연 내내 욕설과 막말을 쏟아내는 집회를 벌였다. 또 다른 친박단체는 동성로 한켠에서 '박근혜 무죄석방 국민 서명운동'을 했다. 같은 거리 한켠에서는 '깨어있는 대구 시민들'이란 단체가 '이명박 구속' 촉구 서명운동'을 펼쳤다.
안민석 의원은 "대구는 보수의 심장인데 적어도 욕설과 막말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보수의 품격을 지켜달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오늘 와보니 대구가 많이 변한 것 같다"면서 "친박도 있고 깨시민(깨어 있는 시민들)도 있는 정치적 다양성이 보기 좋다.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 의원은 이날 강연에서 "국정농단의 새 페이지 주인공은 MB(이명박 전 대통령)다. 무상급식 다가온다"며 "대검(대검찰청)이 신설팀을 꾸렸다.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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