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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인 시위 하는데 시민기자가 와서 되겠어?”
- 참언론대구시민연대 허미옥 사무국장
"언론모니터 속에 제기된 문제, 나는 그 지적에서 자유로운가?"
..."시민운동.시민기자, 겉만 멋진 말을 떠나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어야”
2005년 01월 30일 (일) 15:29:08 평화뉴스 pnnews@pn.or.kr
   
“시민단체에서 하라는대로 했더니, 배가 너무 고픕니다”

얼마 전, 언론운동단체들이 모여 지역언론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전국행사에, 지역의 한 기자가 손을 들고 던진 질문이었다.

그 기자가 속한 신문은 도민들이 주주로 만든 신문으로 신문시장에서 꽤나 인정받는 매체였다. 지역의 다른 언론들이 금기시하는 많은 문제점들을 취재, 보도하면서 신문의 명성은 높아졌지만 그것이 곧 독자확대나 신문경영에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많은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입찰이나 매각공고 등 지역신문을 통해 홍보하기로 되어 있는 광고배정에서 해당 신문을 배제하고 있었고, 소규모 인원으로 많은 일을 치뤄내기에는 노동강도에서부터 임금구조까지 모두까지 모두 열악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이 신문에서 쏟아내는 특종형 기사들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도는 높았지만, 그것이 곧 신문구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시민단체는 여러 외국사례들을 접목시켜서 무엇인가 ‘거룩한’(?)주장을 하지만 그 주장의 타당성과 책임성에 대해 검증받을려고 노력했는지 다시 한번 질문을 던져본다.

시민단체에서도 ‘제대로’인정받지 못하는 ‘기자’

2000년 대구참여연대에 채용되면서 처음으로 시작한 일이 ‘참여광장’과 인터넷매체에 기사를 쓰는 일이었다. 그때까지는 ‘시민기자’라는 용어자체가 대구에서는 생소한 시기였기 때문에 ‘기자’라는 직함보다는 ‘간사’, 또는 ‘소식지 기자’라는 직함이 훨씬 어울릴때였다.

대구참여연대에서 활동하던 시절 최소의 목적은 시민단체 일상을 기록해보겠다는 것이었다. 기존 매체에 기록되는 시민단체의 모습은 ‘어려운 내용의 성명서’, ‘아주 짧게 요약된 기자회견문’ 그것도 아니면 ‘집회 사진 한 장’ 정도였다.
이런 방식과 내용으로는 시민들을 설득시키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와 시민들간에 높은 벽도 허물기 어려웠다.

이런 고민 속에서 나의 목적은 ‘시민단체 활동의 일상’을 기록하자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의식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으로 있으면서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최근 성서 FM기사를 이 문제의식에서 작성하고 있다. 서류 공모에서 당선, 그리고 방송국 개국까지, 그들을 노력을 기록으로 남기면 주위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쉽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시민단체 회원이나 일하는 사람들이 우리동네 이웃과 별반 다름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조그마한 성명서나 기자회견문이 발표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싶었다.

또한 ‘기자없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정말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시민단체 기자회견, 발표되는 성명서, 집회 등을 열심히 찾아다니고 보도하는 과정에서 어느순간부터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 느낌은 ‘(주) 우방 이순목 전회장 사법처리 촉구 시민행동 100인 시위’에 나선 한명 한명을 취재하면서 들기 시작했다.

정말 다양한 100여명이 1인 시위로 나섰을때는 시민단체에서 요구하는 거룩한(?)이야기보다는 자기 생활속에서 느끼는 무엇인가를 생생하게 털어놓을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취재하는 과정은 재미있었고, 그 속에서 배우는 것도 많았지만, 모 대학의 교수가 ‘툭~’던진 이야기는 섭섭하다기 보다는 ‘이러니깐 시민운동이 안되지’라는 안타까움마저 들었다.
“내가 1인 시위하고 있는데, 시민기자가 와서 되겠어?,그래서 효과가 나겠냐구!, 방송사나 신문사들에서는 뭐하는지 몰라”

두번째 회의는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앞둔 몇몇 단체에서 걸려오는 전화에서였다.
평소에는 ‘어이 허국장, 어이 허미옥’등으로 불리다가 다음날 단체 행사나 기자회견 등이 있으면 그 호칭은 어느새 ‘허 기자님’으로 수정되게 된다. 그런 날이면 예정된 기자회견장 나타나는 기자들은 인터넷 기자 몇 명뿐인 경우거나, 아니면 혼자 덜렁 앉아있는 상황이 많았다. 그리고 ‘야~, 오늘도 기자가 없네’라며 기자회견은 끝나버리고, 난 그냥 머리를 긁적이며 그 자리를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언론모니터 속에서 제기된 문제, 나는 그 지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나?”

매번 주요사안마다 언론보도를 모니터하고 비교분석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곤 하지만 ‘시민기자’로서 기사를 작성하면서 그와 같은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나는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 것일까?
‘언론은 00해야 한다’는 도덕교과서적인 주장들을 늘어놓으면서, 나는 그렇게 기사를 쓰고 있는지 돌이켜보면 ‘낙제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선거시기 뉴스 모니터 및 분석이 집중된다. 대부분 ‘후보 따라 다니는 쫄쫄이 보도’, ‘유권자인 시민들보다 정치권의 목소리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보도’, ‘소수정당에 대한 배제’등, 뉴스의 소스와 내용이 좀더 아래로, 시민들속으로, 소외된 계층을 향하지 않고 있음에 대해 많은 비판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시민단체의 다양한 일상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시민들, 단체 회원들, 그리고 작은 단체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일까?

전체 기사의 흐름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시민들을 만나기를 꺼리고 , 주장 자체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원활동가나 단체 회원들을 인터뷰하지 않았고, 메이저단체의 행사나 관계자에 비해 규모도 작고 그 활동자체가 주목받아야 할 단체에 소홀하지 않았을까?

내가 진정으로 기록해야 할 '시민단체 일상‘에 대해서는 눈높이를 아주 낮춰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추상성 높은, 지식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겉만 멋진‘말을 떠나서 시민들과 호흡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을 찾아야 할 것같다.

‘시민단체 일상’을 기록하는 일은, 시민단체 활동자체만 기록하고 이를 일방적으로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시민단체와 시민들간에 또다른 소통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시민기자’의 역할이라는 점, 최근에 다시 한번 느끼기 시작했다.

나이 서른일곱에 쓰는 서른일곱번째 ‘기자들의 고백’...“정보의 홍수 속에 정말 유익한 진실 찾기”

2005년, 서른일곱의 나이, 그리고 서른일곱번째 ‘기자들의 고백’을 쓰게 된다.
대단한 행운이다.

예전에는 기득권들이나 언론은 정보를 통제하거나 짜깁기를 통해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세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엄청난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 정보속에 진정 시민들이 알아야 할 진실들이 감춰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기자’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진다. 버려야 할 것과 가져야 할 정보를 분명하게 걸러주는 일. 그 과정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진정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익한 진실’을 찾아야만 한다.

사회의 변화는 더디고, 시민들의 의식변화도 정말 느리게 진행된다. 하지만 이에 비해 시민단체의 요구나 주장은 너무 추상적이고 눈높이 또한 너무 높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시민’들이라는 명제는 변화 없지만, 하지만 그 시간은 길고 지루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시민들과 함께 생생한 현장 속에서 ‘더디지만 한걸음씩 내딛는 시민들의 변화’를 기록하는 ‘시민기자’의 역할은 정말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허미옥 기자(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pressangel@hanmail.net)

(이 글은, 2005년 1월 23일 평화뉴스 메인기사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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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고백>은,
기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싣는 곳입니다.
지금까지 18개 언론사와 언론단체 37명의 기자가 글을 썼습니다.

[평화뉴스]는,
현직 기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고백들이
지역 언론계의 올바른 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이 고백 글을 이어가기 위해 기자님들의 글을 찾습니다.
취재.편집.사진.영상기자 등 우리 지역의 모든 기자가 참여할 수 있으며
글을 써주신 기자님께는 작은 선물을 드립니다.
(053)421-6151. pnnews@pn.or.kr

남을 탓하기는 쉽지만
자기 스스로 반성하고 고백하기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마음의 글을 써 주신 기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매일신문 조두진 / 2. 연합뉴스 김용민 / 3. TBC 양병운 / 4. 한겨레신문 박주희
5. 영남일보 김기홍 / 6. 내일신문 최세호 / 7. 경북일보 김정혜 / 8. 대구신문 최용식
9. 뉴시스 최재훈 / 10. 대구일보 노인호 / 11. CBS대구방송 권기수 / 12. 대구MBC 도건협
13. 한국일보 전준호 / 14. 경북일보 이기동 / 15. TBC 이혁동 / 16. YTN 박태근
17. 영남일보 백승운 / 18. 매일신문 이창환 / 19. 대구신문 최태욱 / 20. 영남일보 정혜진
21. 대구일보 황재경 / 22. 오마이뉴스 이승욱 / 23. 경북일보 류상현 / 24. 교육저널 강성태
25. 매일신문 한윤조 / 26. 대구MBC 심병철 / 27. TBC 이지원 / 28. 대구신문 윤정혜
29. 경북일보 김종득 / 30. 영남일보 이춘호 / 31. 매일신문 최정암 / 32. TBC 이종웅
33. 대구MBC 윤영균 / 34. 영남일보 이진상 / 35. 평화뉴스 배선희 / 36. 매일신문 김태완
37. 시민기자 허미옥(참언론대구시민연대)
(평화뉴스 [기사 검색]에 ‘기자들의 고백’이나 기자의 이름을 쓰면 글을 볼 수 있습니다.)

평화뉴스 http://www.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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