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언론이나 방송 매체 등에서 성매매 자체를 주제나 소재로 비추어 바라보면서 점차 사회의 편협된 사회의 축으로 각인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정 그것들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지금도, 이 순간에도 해가 떠도 오늘을 느낄 수 없는,
오늘이 밝아오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 .
‘여성’, ‘어머니’이라는 고귀한 이름을 잃어버리고 메마른 꽃잎처럼 살아가는 여성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모든 인간의 인권이 존중되는 평등한 사회’그것이 민주사회의 이념이라는 것을 무참히 부셔버리는 성매매의 현실의 가운데서 우리는 모두 진정 부끄러워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여성이며 장애인인 여성장애인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여성장애인을 알고 계십니까? 알고 계시다면 무엇을 알고 계신지요?
혹, 지금 이글을 보시는 여러분 중에 ‘여성’과 ‘장애인’이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져 연관성을 이으려고 헤매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그러면 이 말씀을 드린다면 어떨까요?
‘여성장애인의 성매매’
지금 여러분 중에 고개를 가웃둥 하실 분이 분명 있으리라 믿어지지만 여성장애인의 성매매는 이미 현실입니다.
보이지 않는..... . 철저히 소외되고 은폐된 현실 말입니다.
드러나지 않는 여성장애인의 성매매... .
설사 나타난다 해도 극히 소수이고 바깥으로 나서려 해도 장애의 굴레에 매여 나설 의지조차도, 아니 스스로는 뛰어나올 힘을 자생하지 못하는 여성장애인... .
그 성매매의 현장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인권 유린의 참혹함 그 자체인 것입니다.
드러나지 않는 여성장애인의 성매매 한가운데서 피해 여성장애인이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매매 피해 여성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수치나 통계는 전혀 없습니다.
몇몇 구조된(2002.경남 마산) 사례 등이 그나마의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피해의 심각함을 동료 성매매의 비장애여성에게서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피해는 성매매에 유입되었던 여성장애인이 대다수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서류상으로는 비여성장애인으로 파악되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성매매 피해 여성장애인은 실어증과 대인기피증, 온 몸에 난 상처가 참혹했으며, 성매매 업소에서의 처참한 대우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한 명은 당시 머리가 깨져있었는데 제대로 치료를 해주지 않고 방치되어 있었다합니다.
더구나 이 피해 여성장애인은 감금과 인간이하의 취급을 당했고 비장애인여성에 비해 훨씬 많은 성매매를 강요당해야 했습니다. 또한 비여성장애인 동료의 진술이 없었다면, 업소에서 죽을 때까지 아무도 이 여성이 성매매 업소에 고용되었다는 사실도 몰랐을 지경이었습니다.
여성장애인이 성산업에 유입될 경우, 업주들은 여성장애인이 처한 상황을 악용하여 이들의 성을 악랄하게 착취하고, 이들을 숨겨 놓기 때문에 그 현황이나 통계조차 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장애인의 경우, 스스로 업소를 벗어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나마 자신을 받아주었던 사람이 업주였고, 성매매 업소가 아니면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엄청나고 막막한 현실입니까?
<사진4>우리 사회에서 여성장애인은 교육, 취업, 결혼 등에서 사회적 문화적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더욱이 성매매 된 여성장애인은 사회적 문화적인 불평등뿐만 아니라 성매매에 대한 강요와 처참한 학대까지 이루 말할 수 없는 복잡한 모순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다루기 쉬운' '만만한' 존재로 인식되어 여성장애인은 폭력에도 쉽게 노출되어 있으며, 부모 혹은 형·제·자·매, 남편에게 당하는 가정폭력의 경우 낮은 교육수준으로 가정폭력에 대처하는 방법에 서툴러 가출하게 되고, 경제적 능력이 없는 여성장애인은 결국 성매매 업소로 흘러 들어가게 되는 심각성을 낳고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최근 성매매 업주들이 말 잘 듣고, 다루기 쉬운 여성장애인을 성산업에 끌어들이는 경향이 높아졌다는 제보를 접하면서 보지 않았지만 짐작하고도 남을 인권 유린의 현장을 알고도 남을 일입니다.
얼마 전에 한 시의원이 모 지방신문에 여성장애인을 비하하는 글을 실었습니다.
그는‘장애인 울리는 장애인 정책’이란 제목의 기고에서‘중증여성장애인 출산지원’사업은 너무나 어이없는 사업으로 (중략) 중증장애인이란... 어떻게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으며, 취득을 한들 과연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있을까? 정말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또 이런 중증장애인들이 출산을 한다는 자체도 의문이지만 출산을 한들, 자신의 몸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야 할 정도의 장애인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능력이나 환경이 되는지 우리는 깊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지요.
아무리 여성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이 시의원의 발언은 여성장애인을 인격을 가진 주체로 보지 않고 존엄함이 없는 한낱 물체에 지나지 않다고 치부해 버리는 구시대의식 속의 비하 발언으로 밖에는 보아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여성장애인을 신성한 모태를 가진 여성성으로 보질 않으면서 어째서 사회 한 곁에서는 이렇듯 여성장애인의 성을 매매하는 오늘을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나도 모르게 누구가의 장난감이 된 것 같습니다.
놀고 싶을 때 와서 이렇게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무생물처럼 맘대로 가지고 놀다 또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곳에나 버리고 가는, 주인이 자기 것이라 마구하는 장난감 말입니다.
포주에게는 다루기 쉬운 존재, 성매매를 하는 남성에게는 인격의 존엄성을 상실한 모멸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성매매 여성장애인... .
그 생명의 귀중함과 존엄함을 기억하여 주십시오.
인권을 이중, 삼중으로 박탈당하고 신체와 정신의 장애로 구조의 목소리조차 보내질 못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이제 들어 주십시오.
세상의 어느 누구도 사람이 사람을 사는 일을 가르치거나 배우지 않았습니다.
나의 일이 아니라 몰라라하고 지나치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가 사는 곳이 모든 인간의 인권이 존중되는 평등한 사회라는 것을 이제 보여 주십시오.
나 혼자가 아니라 이제 우리 모두가 해야 할 몫입니다.
김양희(대구여성장애인연대 홍보팀장)
지체장애인인 김양희 팀장은, 1970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사회복지과를 졸업한 뒤, 2002년부터 대구여성장애인연대에서 상근하며 '시와 반시' 판문학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05년 2월 4일 <평화뉴스>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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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 성매매 없는 사회 만들기>는,
[성매매 없는 사회 만들기 대구시민연대(34개 단체)]와 [평화뉴스]가 함께 마련해
2004년 12월 23일 첫 글을 시작으로 오는 2005년 2월 25일까지 모두 10차례 이어집니다.
우리 사회의 올바른 성문화와 인권을 위한 이 기획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 글 싣는 순서 -
차정옥(12.23), 강세영(12.30),
안이정선(1.6). 김희진(1.13). 김동옥(1.20).
박정희(1.27). 김양희(2.4). 영숙(2.11). 윤종화(2.18). 이두옥(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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