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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생리대'도 가난 증명해야 하나..."대구, 보편지급해야"
경기 여주·서울·구례·광주·이천 '보편지급' 조례 발의·제정..."대구 선별복지→보편" / "사회적 합의 필요"
2019년 09월 25일 (수) 17:26:09 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hsg@pn.or.kr
   
▲ 여성 청소년 생리대 보편지급을 위한 토론회. 주제 발표하는 조정희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소장(우)과 배수정 정의당 대구시당 여성위원장(좌)(2019.9.24.대구인권위사무소 인권교육센터)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대구지역 여성 청소년들은 가난을 증명해야 생리대 구입비를 지자체로부터 받는다. 하지만 3년 전 '깔창 생리대' 사건 후 선별복지 한계가 지적되면서 가정 형편과 관계없이 청소년 모두에게 구입비를 주는 지자체가 생기고 있다. 때문에 대구도 선별에서→보편복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2019년 1월부터 대구시는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만11~만18세 이하)을 대상으로 생리용품(생리대·생리컵·탐폰 등) 구입비 연 12만6,000원(월 1만500원)을 바우처카드(복지대상자에게 서비스 비용을 보조하는 정부 발급 카드)로 지급한다. 전체 대구 여성 청소년(2019년 8월 기준) 9만5,470명 중 차상위계층(4인 가구 기준 월 소득 230만원 이하)·한부모가정(2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51만원 이하) 등 저소득층 7,900여명이 대상이다. 이 중 올해는 5,400여명(68.5%)이 비용을 신청했다. 여성가족부 추산(전국 8월 기준) 평균 신청률이 70%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보다 조금 적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2016년부터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리대 비용을 지원했다. 2018년 여성가족부가 사업을 이어받아 2019년부터 생리용품을 살 수 있는 바우처카드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때문에 지자체 사업은 여성가족부에서 시행하는 '여성 청소년 생리대 바우처 지원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선별복지 지적이 나오면서 각 지자체는 따로 예산을 편성해 보편복지로 전환하고 있다.
 
전국 처음으로 경기도 여주시의회가 올 4월 12일 '여성 청소년 위생용품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여주시는 2020년부터 여주 청소년 모두에게 생리비를 지급한다. 서울은 7월, 전라남도 구례군은 8월, 광주광역시와 경기도 이천시는 9월에 비슷한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한 상태다. 

반면 대구시는 여전히 가난의 기준을 정해 생리대 비용을 주는 선별복지를 유지하고 있다. 대구시의회가 조례를 발의하거나 대구시가 정책을 발표한 사례는 아직 없다. 때문에 지역에서 열린 토론에서 대구시도 지자체 차원에서 여성 청소년 모두에게 생리대를 무상지급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 (왼쪽부터) 이가영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 활동가, 지명희 대구여성광장 대표, 김동식 대구시의원, 영민 스쿨미투 청소년 연대 in 대구 활동가(2019.9.24)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정의당 대구시당, (사)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는 지난 24일 대구인권교육센터에서 '여성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정책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조정희 대구인권사무소장은 "생리대는 선택 가능한 사치품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권에 따른 생필품"이라며 "그런데도 신청률이 저조한 이유는 선별적 복지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식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은 생리대를 지원받기 위해 주민센터를 가거나 홈페이지에서 신청해야 한다. 또 카드를 받으면 지정된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며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에게 가난을 두 번이나 증명하게 하면서 상처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 여성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을 위한 토론회...토론 발제하는 김동식 대구시의원(2019.9.24.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수습기자
 
배수정 정의당 대구시당 여성위원장은 "2013년 UN은 생리의 위생 문제는 인권의 문제라고 명시했다"며 "생리는 임신과 출산에 따르는 개념이 아니라 입고, 먹고,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다. 때문에 생리는 복지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무상급식처럼 보편적인 인권과 교육권의 문제에서 다뤄져야 한다. 모든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용품을 지급하는 것이 그 첫 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가영 사단법인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 활동가는 "생리가 아직 혐오의 대상이 되는 우리 사회에서 생리용품을 저소득층에게만 지급하는 건 여성 청소년이 느낄 수 있는 수치심을 배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청소년은 경제 자립도가 낮아 자신이 쓰고 싶은 생리용품을 살 수 없어 월경권을 침해받는 경우가 많다"며 "보편지급을 통해 여성 청소년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진호 대구시 청소년과 과장은 "생리비 보편 지급 필요성을 이해하지만 보편복지로 가기 위해선 사회적 합의, 다른 정책과 형평성, 우선 순위를 따져봐야 한다"며 "정책이 추진되기 위해선 사회적 공감대가 먼저 형성될 필요가 있다. 정책 추진에 참고하겠지만 인식 변화가 먼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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