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 음식, 숙소까지...대구 시민들의 코로나에 맞선 '착한 나눔'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0.03.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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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공방·식당·사회적기업 등 자영업자들, 취약계층과 의료진에게 마스크·손세정제·음식 등 무료 나눔
전국서 모인 의료진들에게 게스트하우스 내주고, 병원에 매일 100인분↑ 도시락..."코로나 함께 이기자"


코로나19 감염자 대부분이 몰린 대구지역에서 시민들의 착한 나눔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쪽방,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마스크를 만들어 무료로 나누고 전국에서 코로나19를 치료하러 온 의료진들에게 잠 잘 곳을 내주는가하면, 100인분 넘는 도시락을 매일 병원에 배달하는 기부가 계속되고 있다. 누군가의 나눔 소식이 들려오면 여기저기에서 이름 없는 봉사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이 큰 자영업자들이 앞장서고 있다. 어려울수록 나누고 돕는 지역사회의 모습이다.

대구 '카페 풍경'에서 마스크와 도시락, 손세정제 나눔을 하고 있다.(2020.2.28) / 사진.조성태씨 제공
대구 '카페 풍경'에서 마스크와 도시락, 손세정제 나눔을 하고 있다.(2020.2.28) / 사진.조성태씨 제공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카페 풍경' 대표 손일명(47)씨와 남편 조성태(47)씨는 마스크와 도시락, 손소독제 등 나눔 운동을 하고 있다. 아동센터의 마스크 부족 얘기에 도울 방법을 고민하다가 마스크 1장과 도시락 1개를 등가 교환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소식이 알려지자 손님들의 마스크 기부가 이어졌다. 도시락은 그 값 그대로 지불하고 마스크 100장을 기부하는 일도 있었다. 즉석식품 1,700개와 손소독제 200개 등 여러 기부가 뒤따랐다. 부부는 아동센터와 미혼모지원센터 등에  무료로 나눴다.

조성태씨는 "매장 손님은 제로인데 웃음이 나온다"며 "어려울 때 좌절하거나 남탓만 할 수 있는데, 코로나19를 함께 이기기 위해 많은 사람이 나누는 걸 보며 대구의 저력을 느낀다"고 2일 밝혔다.

이종일씨와 손진씨, 봉사자들이 취약계층에 보낼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다 / 사진.이종일씨 제공
이종일씨와 손진씨, 봉사자들이 취약계층에 보낼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다 / 사진.이종일씨 제공

중구 계산동 '손진공방' 대표 손진(49)씨와 남편인 동요 작곡가 이종일(52)씨는 천마스크를 만들어 쪽방 주민들과 장애인들에게 나누고 있다. 다른 시민이 라면 10박스를 기증하는 걸 보고 무언가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마스크 수백장을 만들어 나누자 이들 부부를 돕겠다는 봉사자들이 나타났다. 함께 마스크 도안을 짜고 재봉틀로 박음질을 하며 마스크를 만들었다. 생업 때문에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는 없지만 소량이라도 필요한 곳이 있다면 나눔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종일씨는 "코로나19 사태로 10원 한 장 못 벌지만 아내와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은 마스크라도 만들어 보이지 않는 곳에 나누는게 아니겠냐"며 "힘 닿는 데까진 해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선서인더가든은 150인분 도시락을 매일 동산병원 의료진에 나눈다 /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대신맨
선서인더가든은 150인분 도시락을 매일 동산병원 의료진에 나눈다 /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대신맨
코로나19를 치료하러 전국에서 온 의료진에게 무료로 숙소를 내준 대구 중구 공감 게스트하우스
코로나19를 치료하러 전국에서 온 의료진에게 무료로 숙소를 내준 대구 중구 공감 게스트하우스

북구 침산동 식당 '선서인더가든'은 매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의료진들에게 150인분의 도시락을 기부하고 이다. 의료진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직원들이 휴무도 반납하고 무료로 음식을 나누고 있다.

사회적기업 (주)공감씨즈(공동대표 김성아.허영철)는 중구 진골목 '공감 게스트하우스' 3채 중 2채를 통째로 비웠다. 코로나19를 치료하러 전국에서 온 의료진들에게 잠잘 곳을 무료로 내주기 위해서다. 지난 2일 부산, 대전, 전주, 청주 등 다른 지역에서 대구로 온 의료진 8명이 객실에 입소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 될 때까지 1인 1실씩 15개 방을 기한 없이 빌려준다.

허영철(51) 공동대표는 "김성아 공동대표가 제안했고 그 뜻에 공감해 방을 내주게 됐다"며 "현장에서 고생하는 의료진들이 편히 쉴 수 있길 원한다. 코로나 극복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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