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이 청소업무를 위탁한 하청업체 환경미화원 50대 A씨가 퇴사 닷새 후 숨지자 유족이 "직장내 괴롭힘에 의한 스트레스로 숨졌다"며 "아빠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국민청원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지난 13일 '우리 아빠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오는 8월 12일까지 청원이 진행 중이다. 16일 오전 8시 기준으로 모두 6,6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 기한 내에 20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가 해당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
유족은 청원글에서 "2018년 아빠가 노조에 가입하며 힘겨운 회사생활이 시작됐다"며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반말, 폭언, 인격 모독, 가족 비하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수시로 시말서를 강요하고 성과급을 핑계로 급여도 삭감했다"면서 "2인 1조로 근무하던 청소를 혼자 했고 근무 구역이 넓은 봉화읍에서 6개월간 홀로 일한데 이어, 회사 감시로 화장실에 가거나 물도 마실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아빠는 견디다 못해 퇴사했고 그 스트레스로 갑작스런 뇌출혈을 얻어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났다"며 "하청업체 사장에게는 막 대해도 되는 '을'일지 몰라도 우리에겐 세상에 하나뿐인 아빠인데 이제 다시 볼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아빠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노조에 확인한 결과, A씨는 해당 업체에 2005년 입사해 봉화군 환경미화원으로 15년 가까이 일했다. 이 가운데 지난 2018년 중순 쯤 A씨는 민주노총 산하 노조에 가입했다. A씨가 조합원으로 가입했을 당시 이 업체에는 민주노총 산하 노조 한 곳 뿐이었지만 이후 같은 해 연말 새 노조가 생겼다. 그러면서 해당 업체 노동자들은 모두 새 노조에 옮겨 가입했다. 하지만 A씨는 그대로 남았고 혼자 민주노총 산하 노조의 조합원이 됐다. 그 결과 '직장내 괴롭힘'이 시작됐다는 게 유족과 노조 측 주장이다.
민주노총 측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조창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북지부 부지부장은 "너무 안타까운 노동자의 죽음"이라며 "개인이 홀로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노동청에 제소하거나 고소·고발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관련자들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B업체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전화했지만 책임 당사자들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 다만 해당 업체의 한 직원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유족에게도 문자를 남기고 전화를 걸었지만 추가적인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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