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로서 10년간 검찰 폐단을 드러내 비판한 임은정 검사가 대구에서 '검찰개혁'을 말했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경상강원지부, 두목회, 대구대학교 민주동문회·교수회·교수노조,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대구대분회는 지난 22일 오후 대구대학교 대명캠퍼스 중강당에서 '시대의 양심 검찰 내부고발자 임은정 검사에게 듣는 검찰 개혁의 길'이라는 주제로 북콘서트를 열었다.
임 검사는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수사단 부장검사로 재직 중이다. 최근 책 <계속 가보겠습니다(임음정 지음.메디치 출판)>를 출간해 검찰 내에서 내부고발자로서 사는 현직 검사의 마음을 담았다.
북콘서트에서도 조직 내부고발자로 있으면서 괴로운 마음을 청중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검찰 내부 문제를 지적하니 친했던 검사들이 등을 돌리고 매도해 공황장애가 왔었다"고 밝혔다.
또 "사냥감이 되면 정말 무섭다"며 "검사들도 짓밟히는 걸 보면서 공포를 느꼈다"고 했다. 이어 "공포로 인해 검찰 상부에서 시키는 대로 하게 되는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날카롭게 검찰 내부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청중들 질문도 이어졌다. 검찰 내부고발자로 조직과 싸우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임 검사는 "안전하게 산다고 느끼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라고 답했다.
임 검사는 "자랑스럽게 아직 압수수색도 한번 안 당했다고 뿌듯하게 말하긴 하는데, 스스로 너무 안전한 지점만 문제 제기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검찰 내부에서 싸우는 것과 외부에서 싸우는 건 다르지만, 외부에서도 열사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부끄러울 때가 많다"고 고백했다.
정치권 입문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많은 분들이 검찰을 나와 국회의원에 출마해 목소리를 내달라 하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검사는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 않냐"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늘의 기록을 만들어 내일의 검찰이 바뀔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검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다른 걸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검찰에 남아 내부 문제점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판례 만들기'를 자신의 목표라고 밝혔다
임 검사는 "현실적으로 검사 게시판에 글도 썼지만 법률가로 유의미한 건 판례 만들기"라며 "어렵지만 검찰총장·검사장이 할 일을 하지 않았을 때 직무유기·직권남용 판례 하나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어 "검찰에서 안 해줄 것을 알면서 고발장을 내고, 재정 신청을 하고. 재항고를 하는 이유는 기록을 보는 검사 하나 하나가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예전에 비해 검찰 조직이 깨끗해진 건 맞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춰 더 깨끗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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