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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 대한 위험한 유혹”
<인의협의료진단 5> 김건우.
...“생명은 절대적 가치, 태아의 생명도 보호돼야”
2005년 06월 12일 (일) 12:07:55 평화뉴스 pnnews@pn.or.kr

" 편리는 분업을 낳고, 분업은 수많은 복제품을, 그리고 살아있는 것과의 영원한 단절을 일으켰다."(박경리)

우리 사회는 지금, 엽기적인 '삶의 질 향상 추구 증후군'과 아울러 '생명존중에 대한 집단 불감증'을 앓고 있다. 물질적인 풍요와 과학만능의 구도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이제 인간 생명 마저 상품화 하기위해 부품으로 만들어 이 병적인 광풍 속으로 쓸어 넣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인간 난자에서 배아 줄기세포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온 나라가 흥분하고 국민들도 어느 정도 기대감에 차있는지는 낱낱이 열거하지 않아도 두려울 정도이다. 난치병,불치병 환자에게 복음이 될 수도 있는 이 연구와 업적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전문가들마저도 비애국자로 몰릴까봐(?) 주눅든 듯 누구하나 입을 떼지 못하고 있는 선정적 정황이 안타까워서도 아니다.

다만, 이 배아 줄기세포 배양이란 것이 의학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국민들이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생태학적 부작용이나 생명윤리적 관점이 거론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왜곡된 판단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가 그릇된 정책을 추진할까 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줄기세포(幹細胞, stem cell)'는 태생기 전능세포(pluripotent cell)를 지칭하며 어떤 조직으로든 발달할 수있는 능력이 있는 세포를 말한다. 초기 분열단계의 세포는 아직 장기형성 능력이 없으므로 사전에 입력하는데 따라 특정하게 선택된 세포계(cell line)로 배양될 수있다. 이 기술로써 포배기(胞胚期)의 줄기세포를 배양시키면 원하는 장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성공한 체세포 핵이식에 의한 복제배아 줄기세포는, 복제과정을 겪지 않는 기존의 '비(非)배아 줄기세포(成人 줄기세포)'가 분열이 상당히 진행된 단계로 인해 다양한 세포계로 배양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을 해소하고 포배형성율도 20~30%까지 끌어올릴 수 있으나, 다른 사람의 난자가 필요하고, 동물실험에서 나타난 기형발생과 유산, 종양발생과 같은 부작용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이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통해 필요한 조직을 얻는 과정에서 인간으로 성장할 수있는 잠재력을 가진 세포를 폐기하는 행위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것과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것보다는 이를 자궁에 착상시켜 복제인간을 출생시키는 것이 훨씬 쉽고 성공확률도 높다는 사실이다. 이를 막기 위해 포배기 줄기세포를 자궁에 착상시키는 연구를 법률로써 엄격히 제한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이는 호기심과 '위험한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는 인간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주장이다.

이런 우려는 이번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우리나라 학자들의 양심과 윤리관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과거 역사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연구가 그의 평화적 목적과는 무관하게 원자폭탄을 제조하는데 이용되어, 수십만의 인명을 살상하였고 지금도 세계가 핵무기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도(惡道)한 결과를 낳지 않았는가...

국가에서 우리나라 배아 줄기세포 연구팀에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그 의도가 불치병, 난치병 환자를 구제하고 생명공학을 발전시켜 국위선양도 하겠다는 뜻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세계적 신자유주의의 바람과 삶의 질을 내세운 의료상업주의에 편승해 막대한 경제적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이 더 큰 것은 아닐까?

그러나, 목표가 훌륭하더라도 방법과 과정이 정의롭지 못하다면 그것은 진리가 아니다.
지금 우리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국민들은 생명의 본질문제에 대해 일말의 고민이라도 한 흔적이 보이는가? 병원과 실험실에서 일어나는 낙태와 시험관속 '태아살인'을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해서 묵과하고 지나쳐도 되는 일인가?

"오늘날 과학기술의 놀라운 성과로 인간생명의 기원과 죽음에 대해 인위적으로 개입하게 됨으로써 새로운 윤리적 차원들의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세속주의의 기승은 하느님을 빼앗아 버렸고 이는 곧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에 대한 존중의식 마저 빼앗아 버리게 된 것이다."(천주교 생명의날 담화)”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간존엄'의 가치도 생명보호를 전제로 한다. 인간 생명이 있고 난 뒤에 비로소 인간의 존엄, 인권, 행복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은 절대적 가치를 가지기에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태어나지 않는 인간', '생성중인 인간'인 태아의 생명 또한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인간의 호기심이 인류문명과 과학발전의 원동력(原動力)이 되었음은 사실이지만 에덴동산에서 아담이 호기심과 신분상승의 유혹에 빠져 범한 원죄의 보속(報贖)이 어떠한 지를 구약성서는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태아의 생명을 짓밟고 복제인간을 출현시키려는 시도는 인류가 두번째 원죄를 범하는 것이다.

우리가 명심해야하는 것은 앞으로 전개될 상황으로 인한 사회적, 윤리적, 의학적 고민과 황당함의 차원을 넘어, 인류가 치루어야 할 다음 보속이 무엇일 지 모른다는 두려움인 것이다. 아담이 그랬던 것처럼...우리와 후손을 지키기 위해 이 위험한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 김건우.
-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자문위원.
- 일반외과 전문의. 월명 성모의 집 요양병원 진료부장.



* [인의협]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줄임말로, 5월부터 시작한 평화뉴스 <인의협의 의료 진단>은, 대구경북인의협 회원들이 의료정책과 의료계 관행, 건강 문제 등을 매주 돌아가며 짚어줍니다 - 평화뉴스

(이 글은, 2005년 6월 4일 <평화뉴스> 주요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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