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9.10.18 금 13:56
> 뉴스 > 지난 기획.연재 | 인의협의 의료진단
   
“종합건강검진, 제대로 알고 하자”
[인의협의료진단 10] 박기수...
“치솟는 검진비, 의료계의 유인책은 아닌가?”
2005년 07월 17일 (일) 11:47:49 평화뉴스 pnnews@pn.or.kr
   
의료기술의 특징 중 하나는 치료를 위한 기술보다는 진단을 위한 기술의 발전이 늘 앞선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우리나라의 최근 의료시장서 가장 큰 성장을 보이는 분야가 아마 '종합건강검진'일 것이다.

물론 “웰빙”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 욕망이 있기에 또한 가능한 것이지만, 서울의 대형병원들의 사례를 보면 자칫 종합건강검진이란 것이 공급자 유인에 의한 사회내 빈부의 격차를 더욱더 느끼도록 하는 것은 아닐까?

건강검진의 역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50년 우리나라에 만연되어 있던 결핵과 기생충 박멸사업을 위하여 대한결핵협회와 기생충협회가 학생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집단검진을 실시한 것이 건강검진의 효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1977년 500인 이상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이 태동되면서, 그로부터 3년 뒤 1980년, 의료보험에서의 일반건강검진이 실시된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정도 틀을 갖춘 건강검진의 시작이다.

한편 이와 비슷한 시기에 병원들은 소위 '종합건강검진센터'라는 것을 별도로 만들기 시작하였다.
당시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과 강남성모병원이 제일 먼저 개설하였고, 그 뒤를 이어 부산침례병원(1982년), 서울백병원(1984년)이 각각 종합건강검진센터를 개설했다. 최근에는 종합병원뿐 만 아니라 개인 의원급에서조차도 종합건강검진센터를 만들다 보니, 전국에 종합건강검진센터만 3,000여 개가 난립되어있다고 한다.

이러한 종합건강검진의 성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검자수를 보면 더욱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아산 병원의 경우 1991년의 수검자는 13,170명이었으나, 2004년에는 39,846명으로 13년 만에 3배로 늘었다. 또 삼성서울병원은 첫해인 1995년 연 10,133명이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2004년엔 33,016명으로 늘어나 9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수백만원에서 천만원대까지 치솟은 건강검진비, 의료계의 유인책과 가진 자들의 자기 과시상품은 아닌지...”

이처럼 수검자수의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검사의 종류, 가격의 종류도 다양화되고 있다.
초창기 20만원대의 기본 검진 가격이 최근에는 50~60만 원대로 올랐고, 특히 특화건강검진이나 맞춤건강검진상품의 경우 100만 원대에서 300만 원대에 이른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2박3일 숙박건강검진으로 무려 1,000만 원대의 건강검진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으며, 서울대병원 강남건진센터도 특급호텔과 연계한 숙박건강진단 프로그램을 최고 400만 원대의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가격 상승에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의료의 중요한 경제학적 특징 중 하나가 '소비자 무지'라고 하였을 때 결국 이러한 가격 상승에는 병원 측과 의료진의 공급자 유인수요가 지대한(?) 영향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한 것의 예를 보면 '요양형 건진센터'가 대표적인데 경기도 양평의 '웰파크병원'은 건진을 하면서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숙박형 건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종합검진의 마케팅기법을 배우기 위하여 초창기 우리나라 종합검진의 모델이 됐던 일본의 병원들이 우리나라의 건진센터에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고 있으며, 일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PET검진 상품이 등장하기까지 했다.

서울대병원 강남건진센터의 경우 최근 미국 하버드의대 계열 파트너즈 헬스케어 시스템(PHS)과 함께 '파트너즈 프리미어' 사업을 하기로 협력을 맺었다. 건진센터를 방문한 고객이 이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외국 여행 중에는 물론 국내에서 질병이 발생했을 때에도 PHS에서 지정한 세계의 유명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해외에서 이 서비스에 가입한 외국인의 경우 서울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도 있다.

이처럼 조기건강검진을 이용한 의료산업이 발달하고 있는데, '조기진단'이란 것은 2차 예방의 하나로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조기 치료함으로써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하는 것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 이러한 의의로 인해 조기검진이 갖추어야할 중요한 요소가 경제적 타당성뿐만 아니라 조기에 진단이 가능한 것이어야 하며, 또한 조기진단이 되었을 때 치료가 가능한 질병을 '조기검진프로그램'에 포함하도록 권하고 있다.

과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패키지상품(어쩌면 관광상품, 효도상품, 자기 과시상품)형태의 종합건강검진이 위의 기준에 부합되는 지를 살펴 보아야할 것이다. 종합건강검진의 항목들을 선정 시 과연 조기진단을 하여 조기치료를 하기 위한 질병들을 포함하는지, 아니면 의료진의 손이 덜 들어가는 혈액검사만으로 검사가 가능한 것, 고가의 기계를 이용한 검사항목을 포함하는지 등에 대한 자가문답을 할 필요는 있다.

실제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PET로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마치 기다리기도 했듯 국내 3차 병원 급에는 PET가 건강검진을 위하여 도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반건강검진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야”...
“소비자단체와 의료계, 종합건강검진 항목들이 조기진단프로그램에 적절한 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국 건강검진의 수가는 더욱더 고가로 치솟고 이에 대한 정도관리는 부재한 형편이며, 건강검진의 고급화는 경제적 장벽이 없는 사람들의 자기 과시상품의 하나로까지 치부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소비자 단체와 의료계가 함께 종합건강검진의 항목들이 과연 조기진단프로그램에 적절한 지에 대한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일반건강검진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

즉, 일반건강검진으로는 자기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그리고 간염항체존재여부 알기 사업을 펼쳐 사망률 2위인 심혈관계질환을 줄이거나, 기존의 환자들의 경우는 건강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보건교육을 하고, 국가5대 암검진사업(위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자궁경부암)에 대한 대상자 확대와 국민들에게 홍보 강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실제 서울아산병원의 종합검진통계자료를 참조하면 수검자들중 1.1%에서 암이 관찰되었고 이들 암의 대부분이 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즉, 굳이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도 국가에서 실시하는 검진이라도 제대로 받는다면 주요 암에 대한 조기진단으로서 국민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국민의료비 감소도 덩달아 꾀할 수가 있다. 최근 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건진결과분석에 의하면 총 건진 수검률은 1995년 22%, 1999년엔 35%, 2003년엔 48%로 평균 40%대를 밑돌고 있다.

앞으로 이처럼 낮은 일반검진 수검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모색과 더불어 의료계에서는 일반검진항목에 대한 검토를 하여 우리나라 국민들이 심혈관계질환과 주요 암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박기수( 대경인의협 회원. 포천중문의대 부속 구미차병원 산업의학과 교수).
* [인의협]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줄임말로, 5월부터 시작한 평화뉴스 <인의협의 의료 진단>은, 대구경북인의협 회원들이 의료정책과 의료계 관행, 건강 문제 등을 매주 돌아가며 짚어줍니다 - 평화뉴스

(이 글은, 2005년 7월 9일 <평화뉴즈>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
<인의협의 의료진단>

<인의협의 의료진단 1>- 김진국...“창궐하는 암과 정부의 책임” (2005.5.2)
<인의협의 의료진단 2>- 이상원...“사회적 약자에겐 질병도 가혹하다”(2005.5.14)
<인의협의 의료진단 3>- 노태맹...“병원 주식회사?"(2005.5.21)
<인의협의 의료진단 4>- 윤창호... "내게도 '의사 친구'가 있다면..."(2005.5.29)
<인의협의 의료진단 5>- 김건우..."생명에 대한 위험한 유혹”(2005.6.4. 일반외과)
<인의협의 의료진단 6>- 김건우..."의료사각지대, 쪽방 거주자와 노숙인..."(2005.6.12. 진단방사선과)
<인의협의 의료진단 7>- 송광익..."정부와 의사는 환자 앞에 겸허해야"(2005.6.19)
<인의협의 의료진단 8>- 김은경..."자살공화국, 대책은 없나?“(2005.6.26)
<인의협의 의료진단 9>- 이정화..."알레르기 질환과 모유수유권“(2005.7.2)
<인의협의 의료진단 10>- 박기수..."종합건강검진, 제대로 알고 하자(2005.7.9)


이 글이 좋으시면 손가락 모양의 추천 버튼을 눌러주세요.
포털 daum view(블로그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본 신문에 게재된 기사, 링크에 대한 모든 법적권리와 책임은 기사작성자 평화뉴스 에게 있습니다.
* 제호 : 평화뉴스 * 편집.발행인 : 유지웅 * 창간.발행일 : 2004년 2월 28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대구 아00010 * 정기간행물 등록 연월일 : 2007년 3월 14일
(우)41266 대구시 동구 국채보상로 155길 54 (상가동 202호) | 대표전화 053-421-6151 | 팩스 0505-421-61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지웅
Copyright 2008 평화뉴스. All rights reserved. 전자메일 pnnews@p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