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지배전략, 이라크 파병 명분없어"

평화뉴스
  • 입력 2004.01.0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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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교수 대구 강연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가 대구교대에서 강연하고 있다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가 대구교대에서 강연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은 미국의 세계지배전략에 따른 침략전쟁으로, 우리나라가 파병할 아무런 명분이 없습니다."

리영희(74) 전 한양대 교수는 지난 10월 24일 대구교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하고, 이라크 파병은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 전 교수는 <민족문학작가회의 대구지회>가 마련한 이날 강연에서 "미국은 이미 지난 71년에 '신 세계지배전략'을 세우고, 그 전략에 따라 수많은 침략을 되풀이 하거나, 각 대륙의 대리정권을 내세워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신 세계지배전략'은, 미국 자본주의를 세계화하는 것을 비롯해, 세계 모든 나라의 군사력을 합한 것보다 더 강한 미국 군사력을 확보하고, 미국에 대항하는 어떤 정권이나 국가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번 이라크전쟁 역시 아랍권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침략전쟁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당초 이라크전쟁의 명분으로, 이라크가 '오사마 빈라덴'을 지원했다거나 이라크에 화학무기가 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아무런 근거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이라크 전쟁의 의도를 엿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 전 교수는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이라크에 군대를 보내는 것은 미국의 명분없는 침략전쟁에 동조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군대가 누구를 위한 군대인지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환시대의 논리>와 <우상과 이성>등 많은 저서를 남긴 리 전 교수는, 군사독재 정권으로부터 5번 구속되는 고초를 겪고 그 후유증으로 뇌출혈을 앓아 지금은 사회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데, 이날 강연에선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2시간 반동안 특유의 매서운 논리로 미국의 지배전략을 비판해, 자리를 가득 메운 3백명가량의 시민과 학생들에게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사진 제공. 민족문학작가회의대구지회

(이 기사는 2003년 10월 25일 평화뉴스에 실린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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