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넘어 시작한 공부지만 배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았어요.”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주부 대학생 박성희(36·대구 북구 복현동)씨가 학위와 자격증을 각각 3개씩이나 따 주목을 받고 있다.
박씨는 주전공인 경영학 외에도 아동학과 국어국문학을 복수전공해 21일 영남대 200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경영학사와 2개의 문학사 등 3개의 학사학위를 동시에 받는다. 또 실업계고교 교사자격증(상업)과 중등학교 2급 정교사 자격증(국어), 유치원 2급 정교사 자격증 등 모두 3개의 교사 자격증도 따냈다. 그는 재학 중 교직과목을 비롯해 졸업학점인 140학점을 훨씬 넘는 212학점을 이수했고, 성적 우수장학금도 꼬박꼬박 받을 만큼 학업에 열성을 보였다.
1986년 경북여상을 졸업한 박씨는 어려웠던 가정사정 때문에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고 시중은행에 입사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방송통신대에 입학했지만 고된 은행업무와 학업을 같이 하기는 너무 어려웠다.
결국 결혼과 출산 등으로 중도에 학업을 포기했던 박씨는 99년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자신도 영남대 경영학부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오랜 세월을 돌아 결국 꿈을 이뤄낸 박씨가 꾸는 또 하나의 꿈은 국어교사가 되는 것이다.
박씨는 “그동안 어린 아들을 돌봐준 시부모님과 격려해 준 남편에게 감사한다”며 “지금은 둘째를 임신 중이라 잠시 접기로 했지만 언젠가는 교사의 꿈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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