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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회 잇단 제패 휠체어 테니스 곽동주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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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해도 무관심해 서운”

휠체어 테니스 국가대표 곽동주(41) 선수가 호주 퀸슬랜드·시드니·멜버른 오픈에서 모두 4차례에 걸쳐 단·복식 우승을 따냈다. 곽씨는 지난달 말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호주에서 잇따라 열린 세계 대회에서 이같은 성적을 거둬 아테네에서 열리는 장애인 올림픽 우승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동안 흘린 땀이 헛되지 않고 실력을 인정받아 무척 기쁩니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야죠.”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지체장애 3급인 곽씨는 지난 95년 처음으로 휠체어 테니스를 시작했다. 한 손으로 휠체어 바퀴를 계속 돌리면서 한 손으로는 쉴새없이 공을 받아치는 일이 쉽지 만은 않았다. 기본적으로 휠체어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하고 테니스 실력까지 함께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세계 대회에 출전한 끝에 이번에 가장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 올해로 6년째 국가대표로 뛰고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이렇다 할 지원은 없다. 지난해부터 한 달에 20만원 정도 보조금을 받을 뿐이다. 대구 시내에서 의수족 보조기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그에게 훈련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는 일은 항상 부담이다.

곽씨는 “비장애인이 세계 랭킹 50위 안에만 들어도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 장애인 선수는 우승을 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며 서운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아테네 올림픽 출전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후배들을 키우는 데 나서기로 했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휠체어 테니스 선수 11명을 훌륭하게 지도하는 일이 자신의 몫이라고 믿고 있다. 현재 대구지체장애인협회 남구지회장인 그는 지역 장애인 스포츠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구장애인체육회를 세우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화려한 조명은 없지만 장애인 스포츠를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한겨레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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