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추모곡 만든다”

평화뉴스
  • 입력 2006.03.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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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예술인들, 올 4.9추모제 때 첫 선..
‘어딨느냐. 꽃 같은 이’...“추모 뮤지컬 공연도 계획”
대구 추모제, 4.1-9까지...인혁당 재판 재연한 ‘연극’

“어딨느냐 거짓이, 어딨느냐 꽃같은 이.
가름 없고 막힘 없고 차별 없는 해방 세상.
그 뜻 살아 시퍼렇게 눈 뜬 인혁의 굳센 넋이여...”

(인혁당 추모곡 가사 후렴)

1975년 4월 9일, '인혁당 재건위 조작사건'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희생자들...
1975년 4월 9일, '인혁당 재건위 조작사건'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희생자들...


법원의 재심 결정(2005.12)으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길이 열린 ‘4.9 인혁당’ 조작사건.
이 사건의 희생자가 많은 대구지역에서 ‘인혁당 추모곡’을 만들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41개 시민.사회.예술단체로 구성된 [인혁당 4.9통일열사 31주기 추모제 준비위원회(위원장 함종호)]는, “인혁당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그들의 통일.민주화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역 예술인들이 ‘인혁당 추모 창작곡’을 만들어 오는 4월 추모제 때 공연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인혁당 추모곡은, [민족문학작가회의 대구지회] 김윤곤(시인) 사무처장이 가사를 썼다.
또, 작곡가로 활동을 하고 있는 [민족예술인총연합회 대구지회] 이상만(49.작곡가) 이사가 곡을 붙이기로 했다.

“어딨느냐 꽃같은 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확정된 추모곡 가사는, 인혁당 조작사건 당시의 고문과 재판, 희생자들의 민주.통일 의지, 정의와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을 3절로 담았다.

특히, 후렴 부분에서는 “어딨더냐 거짓이, 어딨느냐 꽃같은 이 / 가름 없고 막힘 없고 차별 없는 해방세상 / 그 뜻 살아 시퍼렇게 눈뜬 인혁의 굳센 넋이여”라는 말로 인혁당 희생자들의 뜻과 넋을 새겼다.

[추모제 준비위원회]는 이 ‘추모곡’ 창작과 함께, 인혁당 조작사건을 다룬 ‘뮤지컬’ 제작도 계획하고 있다.

[민족예술인총연합회 대구지회] 이정건(46) 부회장은, “뮤지컬 공연을 예상해 ‘추모곡’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 뮤지컬은 추모곡을 비롯해 양악과 국악이 한데 어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건 부회장은, “다만, 뮤지컬 제작과 공연에는 많이 돈이 들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준비할 예정”이라면서 “빠르면 내년 4.9추모제 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혁당 31주기 추모제...인혁당 재판 재연한 연극...희생자 영정도 새로 그려”

한편, 올해 4.9인혁당 추모제는 오는 4월 1일부터 9일까지 대구 2.28공원 일원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추모제 준비위원회]는 어제(3.13) 저녁 회의를 통해, 4월 1일부터 9일까지를 ‘인혁당 31주기 추모주간’으로 정하고, 첫날인 4월 1일 오후 2시에 희생자들이 안장된 칠곡 현대공원에서 ‘추모주간 선포식’을 갖기로 했다.

이어, 4월 4일에는, 인혁당 조작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강연회를 가진 뒤, 4월 7일부터 8일까지 대구 2.28공원에서 인혁당 관련 사진전을 비롯한 문화행사를, 4월 9일 오후 3시에 같은 장소에서 ‘31주기 추모제’를 거행하기로 했다.

특히, 4월 8일 저녁 7시에는 2.28공원에서 음악과 연극, 퍼포먼스를 포함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는데, 이날 연극은 지난 1975년 4월 8일 ‘인혁당 재판’을 재연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인혁당 조작사건으로 사형된 8명을 비롯해 사건 희생자 17명의 영정도 새로 그려 추모제 때 선보이기로 했다.

서울에서는 오는 4월 8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추모제가 열린다.

대구경북 출신 희생자...
대구경북 출신 희생자...


'인혁당 조작사건'은, 지난 1974년 중앙정보부가 “북한의 지령을 받아 인민혁명당 재건위를 구성해 국가전복을 꾀했다”고 발표한 뒤, 이듬 해 1975년 4월 8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지 18시간 만인 4월 9일 사건 관련자 8명에 대해 사형이 집행된 사건으로, 국내외 법조계에서는 이를 '사법사상 암흑의 날', '사법살인'으로 부르고 있다.



특히, 이 사건으로 희생된 도예종.서도원.송상진(영남대), 여정남(경북대)씨를 비롯한 4명이 대구경북 출신이다.

이 사건은,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직권조사를 통해 "중앙정보부의 고문과 증거조작, 공판조서 허위 작성, 진술조서 변조, 위법한 재판 등에 의해 조작됐다"고 밝힌데 이어, 2005년 12월 7일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도 "수사지침에 따라 고문과 가혹행위가 자행됐다"며 '사건 조작'을 인정했다.

결국,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2005년 12월 27일, 인혁당 조작사건 30년만에 '재심 개시'를 결정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길이 열렸다.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 pnnews@hanmail.net




<인혁당 4.9통일열사 추모곡>

“어딨느냐 꽃같은 이”
-인혁열사에 드림-

1.
여기 이 땅서 우러러 산다는 것 / 절망이자 치욕이던 날이 있었다 / 그 끝내 그 어둠 헤치고 솟구쳐 눈부신 빛 뜨거운 불 되던 날 있었다 / 인혁열사 모진고문 사형 판결 몇 시간 만에 여덟 분 열사의 목숨에 오라줄 거니 / 세계 역사는 이날을 두고두고 치떨며 / 사법 사상 암흑의 날로 명명하였다

2.
인간으로는 차마 할 수 없는 / 인간에게는 차마 할 수 없는 / 짐승의 권력, 눈 뒤집힌 폭압의 간계가 / 묶이고 꺾이고 맞고 또 맞고 짓밟혀 / 앉도서도 못해 머리맡에 와허증(臥許證) 내걸 때도 / 뼈는 으스러지고 가슴 뻐개져 피 토할 때도 / 오직 한입 자유 민주 통일만을 말하던 / 푸른 나무같은 이들을 어찌하였느냐

3.
저 동학의 죽창 바람 깃들였나니 / 10월의 함성, 4월의 정의가 핏줄로 서나니 / 이 땅에서 자유를 이 땅에서 민주를 / 이 땅에서 정의를 이 땅에서 평화를 / 비원의 땅 통일의 꽃불 터짐, 그 이후까지도 / 여덟 분 열사 목숨 바쳐 심은 씨앗 터 / 우거져 숲이 되고 산맥 되어 뻗쳐가도록 / 눈 들어 함께 할 이들 여기 모였나니

<후렴>
어딨더냐 거짓이, 어딨느냐 꽃같은 이 / 가름 없고 막힘 없고 차별 없는 해방세상 /
그 뜻 살아 시퍼렇게 눈뜬 인혁의 굳센 넋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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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통일열사 31주기 추모제 준비위원회 -

5.18 민중항쟁대구경북동지회, 경북대민주동문회, 경북대총학생회, 경산민주단체협의회, 계명대학교민주동문회, 대구경북녹색연합, 대구경북민주화실천교수협의회,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구경북민중연대, 대구경북반미청년회,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구경북의미래를여는모임, 대구경북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 대구경북지역양심수후원회, 대구경북통일연대, 대구대학교민주동문회, 대구북구시민연대,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회, 대구지구피학살자유족회,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KYC, 민족문학작가회의대구지부, 민족예술인총연합회대구지회, 민족자주평화통일대구경북회의, 민주노동당대구시당,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회대구지부, 민주주의민족통일대구! 경북연합, 반미여성회대구경북본부, 범민련남측본부대구경북연합, 아파트생활문화연구소, 열린우리당대구시당, 영남대민주동문회, 영남대총학생회, 전국농민회총연맹경북도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대구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 평불협경북대구본부,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41개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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