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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활기관 복지사는 파렴치한 관리자?”
<사회복지사의 고백 5>
경북 C복지사, "자활후견기관의 고민...어떻게 할까요? "
2006년 03월 30일 (목) 12:07:01 평화뉴스 pnnews@pn.or.kr
『 기초생활 수급자로서 생계급여를 지급받는 조건부 수급자의 경우, 자유로운 의사가 아니라 관련 법에 의해 소정의 생계급여를 지급받기 위하여 의무적으로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점, 참여과정에서 자활사업 시행주체로부터 ‘참여조건’(장소ㆍ근무시간ㆍ수당, 음주ㆍ근무지 이탈 금지 등)의 이행여부에 대한 감독을 받고 있으나 이는 생계급여 지급여부 결정 등 자활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필요한 제약으로 보아야 하며, 자활근로사업의 대상자는 법령에 의해 결정되는 등 실제 자활사업 주체가 채용ㆍ해고권 등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어 종속관계의 징표로서의 실질적인 노무지휘권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중략)

조건부 수급자가 수령하는 금품은 근로능력이 없는 ‘일반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최저 생계비와 수급조건(자활사업 참여)이 다를 뿐 빈곤층에 대한 생계보조금 성격이라는 측면에서 동일하므로 원칙적으로 근로 대가성이 있는 금품으로 보기 어려운 점, 생계 급여 수혜범위ㆍ수혜액수 등 자활사업과 관련된 제반사항을 노동3권 행사를 통해 결정ㆍ변경하는 것은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공적부조제도의 취지와도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조건부 수급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법 소정의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사료됩니다. 따라서 귀 질의 내용과 같이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한 조건부 수급자가 중심이 되어 구성된 단체는 노조법 소정의 노동조합으로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한편, ‘차상위 계층’의 경우 생계급여 지급대상이 아닌 자로서 ‘조건부 수급자’와는 달리 본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하고, 최저 생계비의 보전 등이 없이 참여일수에 비례한 자활급여 만을 수령하는 등 노무제공의 대가성이 인정되고.(중략) 통상의 근로자와 유사하여 달리 볼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성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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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어렵기도 하고 난해하기도 한 글, 읽는다고 수고하셨습니다.
되도록 간략하게 발췌.정리하려 했으나, 앞뒤 문맥에 맞게 정리할 자신이 없어 대부분 있는 내용 그대로 실었습니다. 할당된 지면을 다 채울 자신도 없고...^^;

위 글은 지난해 7월 한 지방자치단체가 노동부에 질의한 것을 노동부장관 명의로 회신한 공문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상세한 사정은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해당 지자체 소속 자활후견기관에 조건부 수급자가 중심이 되어 노조가 설립되고 이의 적법성 여부를 지자체를 통해 노동부에 질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늘 저는, 이건 이렇고 저건 저러해야 되지 않느냐는 주장보다는, 현장에서 일하면서 가진 몇 가지 고민을 그냥 던져 놓으려 합니다. ‘그래서 어찌하란 말이냐’ 하지 마시고 그냥 ‘이런 속사정도 있구나’ 하고 편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근로기준법 적용받는 자활후견기관”

제가 일하고 있는 자활후견기관에는 예전에 영세민이라 불리던, 2001년부터는 수급권자(언제부턴가 우리는 수급권자가 아닌 수급자로 부르고 있습니다)로 지칭되는 분들과 이분들 보다는 조금 형편이 나아서 차상위 계층이라고 불리우는 분들이 함께 일하고 계십니다.

자활후견기관에서는 기초생활보장법에 근거하여 자활근로사업을 시행하고, 이분들에게 자활사업지침에 의해 정해진 소정의 일당을 주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각 기관마다 차이는 있으나 기본 40명 이상에서 많은 곳은 100여명이 넘는,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의 인력들이 각자 현장에서 땀흘려가며 자활의 꿈을 키우고 계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활후견기관이 기초생활보장법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장에 해당 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골치 아픈 일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1. "자활사업 참여중단은 부당해고?”

지난해 포항의 한 자활후견기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검은 가죽옷 입은 남자 두 분이 들이닥쳐 조사를 나왔다고 하더랍니다. 바짝 긴장해 알아보니 얼마 전 사업단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켜 자활사업 참여 중단 조치를 받은 수급자 한분이 지방 노동관서에 부당해고로 자활후견기관을 고발 했던 것입니다.

이러저러한 전후 사정을 다 설명한 뒤에도 고개를 갸우뚱하며 돌아갔다는데. 그 이후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원만히 잘 해결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비단 여기뿐만 아니라 전국의 여러 자활후견기관에서 비슷한 사례를 겪었다 합니다. 저희 기관에서도 똑같은 일이 발생하면 어찌하나 하는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참여자분들과 아무리 좋은 관계가 유지된다 하더라도 군데군데서 마찰이 발생합니다.
더군다나 알콜중독과 성격적 결함을 갖고 계신 분들의 자활사업 참여자분이 많은 현실에서 함께 일하자면 조용하게 넘어가는 날이 없을 정도로 시끄러운 상황을 많이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들이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부득이하게 문제가 많은 분들은 사업단을 위해 참여중단 조치를 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참여 중단 조치는 자활후견기관 입장에서 보면 자활사업지침에 의한 정당한 조치이지만, 근로기준법의 잣대로 본다면 해당사유의 사실관계에 따라 부당해고 소지가 있기도 합니다.

모두에 적시한 대로 수급자의 경우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 하여(이것도 정확히는 노조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죠) 어찌 어찌 넘어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차상위계층 참여자에게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어찌할까요?


2. “퇴직금, 폭탄을 안고 있는 기분”

폭탄을 안고 있는 기분입니다.
문제가 제기되면 어쩔 수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말그대로 폭탄입니다.
자활사업 지침에 의해 2005년부터 자활근로사업 참여자들께는 해당 사업단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활용해 자립준비 적립금을 적립하게 되어 있습니다. 해당 월에 받는 자활급여의 1/12을 적립하여 1년 이상 근무한 분들이 중도에 일을 그만둘 경우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제도 도입 취지는 수급자에서 벗어나 창업시 초기자금(seed money)으로 활용하거나 자립준비 등 자활 목적으로 활용하자는 목적인데, 이것 참 어렵습니다.

이는 사실상 참여자분들께는 퇴직금 성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지침에 언급은 없지만 자활사업을 시행하면서 퇴직금 문제가 간간히 불거지니까 이런 문제에 대한 대비책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는 생각도 솔직히 듭니다.

그렇다면, 수익금이 발생하는 사업단의 경우는 문제가 안 되지만 수익금이 발생하지 않는 사업단은 어떻게 합니까? 자립준비적립금을 적립할 수익금도 없고 중도에 그만둔다고 해서 퇴직금을 줄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예산도 없는 상황입니다.

몇 년전 경기도 모 기관에서 이 문제로 또 고발을 당했다 합니다.
문제가 발생해 복지부에 질의를 하자 복지부에서는 사업단 수익금에서 주라고 해서 그냥 그렇게 줘버렸다고 했다는데... 당시 이것이 참여자들이 벌어들인 수익금에서 줄 돈의 성격은 아니라는 현장의 비판이 많았습니다. 어쩔 수 없으니까 그렇게 하라고 한 것 같은데.

저희 기관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하냐구요?
그래서 참 비겁한 짓이지만, 가능한 한 자활사업 지침에 대해 많이 알려주고 있지 않습니다. 저희쪽에서 판단해 유리한 것만 제대로 알려주고, 참여자분들이 두 번 세 번 생각하게 되고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내용은 제대로 알져주지 않거나 대충 넘어가고 있습니다.

자활근로사업이 아닌 타 자활사업(복권기금, 노동부 사회적일자리 등)의 경우, ‘이런 일에는 원래 퇴직금 없습니다. 공공근로 하면서 퇴직금 받는 거 봤습니까?’ 라고 거짓말도 합니다.

자활사업 참여자의 피를 빨아먹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는 나는 그저 믿어주기만 하는 참여자분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3. “노조 설립이 두렵다”

현재 자활후견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많은 자활 실무자들이 자활사업 참여자의 노동자성 인정과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고 조직적으로 이런 운동을 벌여 나가고 있습니다.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노동3권 보장을 통해 정부와 대척점을 세워 자활사업 참여자들의 임금수준이나 근무 조건 등이 복지부의 일방적인 지침에 의해 결정되어 지는 것이 아니라 자활사업 참여자들의 주체적인 참여와 협상을 통해 결정해야한다는 현실적인 요구와 임금 노동자의 노동권은 헌법에 보장된 인권이라는 당위적인 요구가 우리의 명분입니다.

반면 자활사업 참여자의 노조 설립을 반대하는 실무자들도 다수 있습니다.
명목은 자활사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지요. 자활사업의 목적은 자활후견기관의 이익사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업 참여자들의 자립과 자활을 지원하기 위함인데 참여자 노동조합은 후견기관과 대립관계를 형성해 나머지 참여자들과의 원활한 사업수행을 방해할 수 있다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여기 또 한가지 사례를 예로 들겠습니다.

지난해 충청도 한 기관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어찌어찌해서 참여자 노조가 설립되고 후견기관과 협상이 있었습니다. ‘노조측’ 대표로 민주노총 관계자와 노동조합 대표 몇 명이 나왔고 ‘회사측’은 자활후견기관 관장, 실장, 실무자 등이 나와 협상을 벌였습니다.

협상 내용은 <노조 전임자 인정, 임금 인상, 단체 협약안 인정, 퇴직금 연월차 수당 지급, 생리휴가 인정> 등이었습니다만, 해당 기관에서 이렇게 해주겠다 라고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복지부에 건의해보겠다. 협의해보겠다” 이게 다였지요.

사실 후견기관에서 위 내용과 관련해 참여자들께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법에 의해 설립되고 국가 돈 받아 운영되는 기관이 법에 규정되지 않은 일들을 할 수는 없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답답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사례, 부당해고와 퇴직금 등과 관련해 해결해줄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안고 있고, 이로 인해 고발당하고 법적.행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서는 노조 설립을 두려워할 수 밖에 없다는점. 이해하실까요?

위 공문내용에 따르면, 조건부 수급자가 중심이 되어 구성된 단체는 노동조합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본의 아니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차상위계층 참여자들이 노조를 결성하는 것을 또 경계해야 하겠군요. 당분간은 적극적으로 무노조 원칙을 지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4. “지역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고용보험”

고용보험 얘기 좀 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조건부 수급자의 노동자성 인정문제, 이중부조, 고용보험 가입의 실익 등에서 문제가 제기되어 자활근로 사업 참여자의 고용보험납부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게 2001년이고, 이 문제가 공론화되어 복지부와 노동부가 협의해보겠다고 시작한 게 2003년입니다.

현재는 2006년, 이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근로복지공단에서도 어떻게 할 근거를 찾지 못해 지방 근로복지공단마다 고용보험 납부 여부를 각각 다르게 해석하여 적용하고 있으며, 노동부에서 일괄적인 지침을 내려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6년, 저는 앞으로 얼마나 더 파렴치한 관리자로 남아 있어야 할까요?


   
경북의 C사회복지사(사회복지현장 6년 근무)




※ [사회복지사의 고백]은 <평화뉴스>와 우리복지시민연합(www.wooriwelfare.org)이 공동연재 합니다.

(이 글은, 2006년 3월 20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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