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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청의 교육(상담)복지사 '소멸 직종' 규정은 대구 교육의 후퇴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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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대구광역시교육청의 교육(상담)복지사 '소멸 직종' 규정은 대구 교육의 후퇴 선언이다.

대구광역시교육청은 교육복지 축소 정책을 즉각 철회하고, 

복합위기 학생을 위한 인력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

우리 사회복지계열 교수 일동은, 최근 대구광역시교육청(이하 대구시교육청)이 ‘교육(상담)복지사’를 ‘소멸 직종’이라 칭하며 사실상의 인력 감축 정책을 공식화한 사태에 대해 학자적 양심과 전문성에 입각하여 크나큰 우려와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지난 10월 9일 매일신문 보도(「교육복지 수요 전국적으로 느는데…대구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전담인력 축소」)는, 전국적으로 교육복지 대상 학생이 3년간 2만 4천여 명이나 증가하여 전담인력이 403명 늘어나는 동안, 유독 대구만 3년 연속 인력이 감축(140명→132명)된 충격적인 역주행 실태를 고발했다.

이에 대한 대구시교육청의 해명은 더욱 개탄스럽다. 10월 15일 매일신문 보도(「저소득층·위기 학생 돕는 교육복지사 배치, 대구 25%…」)에 따르면,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는 교육복지사가 소멸 직종이라 충원이 더 이상 안 되는 실정”이라며, “교육복지사 미배치 학교에는 상담 교사가 해당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는, 이해할 수 없고 수긍하기 어려운 입장을 내놓았다.

이는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다품교육’을 표방하는 대구시교육청의 목표와도 전혀 상응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공교육의 근본 책무를 방기하는 시대착오적 선언이다.

교육(상담)복지사는 ‘소멸’되어야 할 직종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교육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복합위기 학생이 증가되는 상황에서 ‘인간적 연결’과 ‘생태체계적 개입’을 수행하는 핵심 전문가로서 대구 학생들과 학교현장을 교육주체들과 함께 지켜온 오히려 ‘확대’되어야 할 필수 직종이다.

이에 우리 교수 일동은, 대구시교육청의 근시안적이고 비교육적인 인력 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며, 교육복지의 공공성과 전문성,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과 제언을 밝힌다.

하나. ‘소멸 직종’이라는 규정은 복합적 위기가 증가하는 현실을 외면한, 명백히 잘못된 진단이다.

대구시교육청은 교육(상담)복지사를 '소멸 직종'이라 규정하였다. 그러나 이 진단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실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교육 격차와 빈곤의 대물림은 더욱 심화되었으며,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가족 해체, 정서·행동 문제, 사회적 고립, 디지털 격차 등 복합적 위기를 겪는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의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자체가 이러한 복합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탄생한 정책이다. 즉, 교육(상담)복지사의 필요성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지표와 정비례한다. 우리 사회의 아동 빈곤율과 상대적 빈곤 격차는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이며, 위기 학생의 발굴 및 지원은 모든 교육청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상담)복지사의 전문적 역할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식의 ‘소멸 직종’ 언급은, 교육 당국이 학교 현장과 학생들이 당면한 복합적 위기를 얼마나 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소멸’이 아니라, 오히려 시대적 요구에 따라 그 전문성이 더욱 ‘강화’되고 ‘확대’되어야 할 핵심 영역이다.

둘. 교육(상담)복지사의 전문성은 상담교사로 대체될 수 없는, ‘학생-환경’ 간 상호작용에 개입하는 고유의 영역이다.

대구시교육청은 “교육(상담)복지사 미배치 학교에는 상담 교사가 해당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교육(상담)복지사(학교사회복지사)와 상담교사의 전문성을 모두 폄훼하는, 두 직종의 고유한 학문적 기반과 역할에 대한 심각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상담교사가 학생의 심리·정서적 문제에 중점을 둔 ‘개인 내적’ 접근을 수행한다면, 교육(상담)복지사는 ‘환경 속의 인간’이라는 사회복지학의 핵심 관점에 따라 학생을 둘러싼 ‘생태체계’에 개입한다.

생태체계이론에 따르면, 아동의 발달은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진다. 교육(상담)복지사는 가정방문을 통해 학생의 생활 실태를 파악하고, 학교 내·외부의 자원을 연계하며, 지역사회 기관과의 협력망(거버넌스)을 구축하여 학생의 성장을 저해하는 환경적 장벽을 제거하며, 학생의 안전과 성장을 위해 지원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

가정의 실질적 빈곤 문제, 부모의 방임이나 학대, 지역사회의 유해 환경 등은 ‘상담’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이는 ‘사례관리’, ‘자원 연계’, ‘옹호’, ‘가정 및 환경 개입’이라는 고도의 사회복지 전문 기술을 요구하는 영역이다. 상담교사에게 이 역할을 ‘대신’하라는 것은, 두 전문가 모두를 소진시키고 학생에게는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무책임한 발상에 다름아니다.

셋. 학교 내 교육(상담)복지사 배치는 ‘교육 기회의 평등’을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검증된 전략이다.

교육의 본질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공평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출발선의 평등’을 보장하는 데 있다. 그러나 매슬로우(A. Maslow)의 욕구위계이론에서 보듯, 생리적 욕구나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학생은 자아실현은 커녕 학습에 대한 동기조차 갖기 어렵다. 교육(상담)복지사는 바로 이 가장 기본적인 욕구의 결핍을 학교라는 공적 시스템 안에서 해결하는, ‘복지를 통한 교육의 완성’을 실현하는 핵심 주체이다.

이미 수많은 국내외 연구들은 학교 내 사회복지사의 배치가 학생들의 학교 적응력 향상, 학업 중단율 감소, 정서적 안정감 증진, 그리고 가정-학교-지역사회 간의 긍정적 연계 강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입증해왔다.

미국, 핀란드, 홍콩 등 교육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학교사회복지사를 법제화하여 모든 학생의 사회·정서적 발달을 지원하는 보편적 서비스로 안착시켰다. 이들은 교육(상담)복지사를 ‘소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신건강과 사회성 교육의 핵심 인력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대구시교육청의 정책은 ‘교육수도 대구’라는 명성을 무색하게 하는 퇴행적 행보이다.

넷. 인력 감축 정책은 단기적 비용 절감이 아닌, 장기적 사회적 비용을 폭증시킬 것이다.

현재 대구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자연 결원 미충원 방식의 인력 감축은, 당장의 인건비 절감 효과는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학교라는 가장 촘촘한 안전망에서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할 때, 위기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학업 중단, 비행, 사회 부적응으로 이어지는 이들의 문제는 결국 더 큰 사회적 문제(범죄율 증가, 사회보장비용 급증, 건강한 노동력 상실)로 귀결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헤크먼(J. Heckman) 교수의 연구에서 입증되었듯이,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조기 교육 및 복지 투자는 그 어떤 사회 정책보다 높은 사회적 수익률(Social Return on Investment)을 가진다.

지금 교육(상담)복지사에게 투자하는 1인의 인건비를 아끼는 것은, 미래에 10배, 20배의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근시안적 ‘정책 실패’를 자초하는 일이다. 교육 당국은 비용(Cost)이 아닌 ‘투자’(Investment)의 관점에서 교육복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에 한국학교사회복지학회와 교수 일동은,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따뜻한 대구 교육의 미래를 위해 대구광역시교육청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소멸 직종’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교육(상담)복지사의 전문성을 폄훼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교육 현장의 혼란과 20여 년간 헌신해 온 교육(상담)복지사들의 사기 저하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들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라.

둘. 자연 감축을 전제로 한 교육(상담)복지사 축소 정책을 전면 폐기하고, 즉각적인 충원 및 확대 계획을 수립하라.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대상 학교와 교육(상담)복지사 미배치 학교의 수요를 전수 조사하여, 모든 학생이 보편적 복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교육(상담)복지사 1교 1인 배치’를 목표로 하는 중장기 확대 로드맵을 제시하라.

셋. 교육(상담)복지사의 고유한 전문성을 인정하고, 합당한 처우개선 및 고용 안정을 보장하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교육복지의 핵심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인력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여, 숙련된 전문가들이 학생들 곁을 떠나지 않고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구축하라.

넷. 교육복지 정책의 수립 및 평가 과정에 현장 전문가와 학계가 참여하는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하라.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와 학계의 전문적 진단이 반영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위해, 정례적인 정책 협의체를 구성하여 대구 교육복지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

2025년 11월 17일

 

교육복지의 미래를 염려하고 응원하는 한국학교사회복지학회 및 전국 대학 교수 일동

[함께 하신 분들(대학명 가나다 순), 152명]

손지아(가야대), 김혜래(가톨릭꽃동네대), 김민정/박화옥(강남대), 염태산(강서대), 박소연(경기대), 권현수(경남대), 김유진/박창제/배성우/성희자/이경은/최권호(경북대), 정규석/최말옥(경성대), 배영자/심성지/엄태영/이상준(경일대), 양미연/장승옥/주유선/허만세/최종민(계명대), 최현주(계명문화대), 이민영(고려사이버대), 주석진(고신대), 안선정/유태한/정희정(구미대), 백종규(국립경국대), 오봉욱(국제사이버대), 신영화(군산대), 김희영(남서울대), 김민수/나지훈/유영준/이정애/이현지(대구가톨릭대), 곽민영/김사현/김석주/박성원/박영준/서종수/송영명/양난주/윤민화/이보람/이승주/이진숙/정소희/최경숙/현진희(대구대), 채현탁(대구사이버대), 권신영/김구(대덕대), 남미애/심우찬(대전대), 정선욱(덕성여대), 조자영(동국대), 박선숙/윤기혁/이솔지(동명대), 남찬섭/박언주/현안나(동아대), 도광조(동양대), 정준구(동원대), 김영미/유동철(동의대), 이주재(목포가톨릭대), 진혜경(목포대), 김성철/조성우(백석대), 심경순(부산가톨릭대), 장영화(부산과학기술대), 이기영/최송식(부산대), 이영조(부산여대), 우수명(前, 대림대), 박호준/조흥식(서울대), 박태정/심선경/임세희(서울사이버대), 이은미/이지택/조성희(서울신학대), 엄경남/정소연/홍순혜(서울여자대), 정인숙(서정대), 안소현(선문대), 김기현(성균관대), 이은진(수원대), 노혜련/이지하/이현지/전구훈/조소연(숭실대), 양숙자/정원철/홍봉선(신라대), 조성심(신한대), 최웅/하경희(아주대), 박선란/이윤진/이하예진/정희열(영남이공대), 하경해(영산대), 박상용/임우현/진미경(영진사이버대), 강미화/이순희(영진전문대), 노상은(오산대), 오승환(울산대), 장정은(이화여자대), 박지영(인제대), 송다영/정선영(인천대), 이태수(인하대), 유해숙(前,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 여영훈(전북대), 윤찬영(전주대), 이태인(제주한라대), 문영민(중앙대), 박순미(진주보건대), 염동문(창신대), 김광병(청운대), 전미애(총신대), 신은주(평택대), 강동욱/김정화/김정현(한경국립대), 김선숙(한국교통대), 배진형/안정선(한국성서대), 김미영/이경원/임세와/조수민/최경일(한라대), 서동미(한신대), 김진숙/장연진(한양사이버대), 최세나(한양여자대), 최혜정(한일장신대), 박주혜/배은경(호남대) [이상 교수 152명] 

 

대구광역시교육청 교육(상담)복지사 설명자료 

 대구광역시교육청 교육(상담)복지사 정의

  2005년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전담 인력으로 학교 내 ‘지역사회교육전문가’ 배치

   - 배치 근거: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관리 운영에 관한 훈령 제12조

      ※ 제12조(사업전담인력의 배치·활용) ② 전담인력의 업무: 사업대상학생의 학교생활 적응 지원, 학생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 자원의 연계·활용, 학부모 및 교사에 대한 지원 등

  2012년 초등학교는 ‘상담복지사’, 중학교는 ‘교육복지사’로 직책명 변경

  교육(상담)복지사는 교육청 내 직책명이며, 학교 내 ‘사회복지사’로 이해

   - 대구시교육청 교육(상담)복지사 채용 필수 요건: 사회복지사 자격증

  2025년 현재 124명 교육(상담)복지사 배치(현재 교육청 ‘교육공무직’)

   - 상담복지사(74명): 초등학교에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과 상담(Wee클래스) 업무 병행

   - 교육복지사(50명): 중학교에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담당

 교육(상담)복지사 역할 

  학생의 심리·사회적인 문제와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변 환경 전체의 변화에 대한 계획 수립 및 지원(학생 사례관리 및 교육복지 프로그램 운영)

  학교 내·외부 환경 및 욕구 조사, 위기 학생 발견 및 지원 대상 선정

  학교 내·외 네트워크 구성 및 운영

  학교 내 사회복지 개입을 위한 기록 및 평가

  교육(상담)복지사의 역할은 아동·청소년이 겪는 다양한 심리, 사회적 문제들을 학생-학교-가정-지역사회의 연계를 통해 예방하고 해결하는 사회복지의 전문 영역

▶ 학교사회복지사의 이해  

 - 학교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 중 전문 영역의 사회복지사로 국가가 인정

 - 2020년 12월 12일 학교사회복지사 국가자격 제도 시행(보건복지부, 2020. 11. 30.)

  ※ 영역별 사회복지사: 다양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는 사회복지 수요에 대응하여 정신건강, 의료, 학교 등 특정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자격을 국가자격으로 법제화(영역별 사회복지사: 학교사회복지사, 의료사회복지사, 정신보건사회복지사)

 - 한국사회복지사협회 공식 산하 단체로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설립

 대구광역시교육청 교육(상담)복지사 배치 기준

  대구시교육청의 교육(상담)복지사 배치 기준 매년 변동 

   - 초등학교 배치 기준: 2024년 법정 저소득학생 35명 → 2025년 32명

   - 중학교 배치 기분: 2024년 41명 → 2025년 44명

  배치 방식: 학교와 학생 상황을 고려하여 배치 기준을 정하고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사 정원에 학교 수와 학생 수를 맞추는 방식

   - 초등학교는 기준 인원이 감소하고 중학교는 기준 인원이 증가하는 상황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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