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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전달에만 치우치지 않았나?"(7.19)
[매체비평] 매일신문.영남일보
‘포스코 점거농성’ 보도...“일주일동안 '원인'이 궁금했다”
2006년 08월 02일 (수) 10:08:58 평화뉴스 pnnews@pn.or.kr
   
▲ 영남일보 7월 14일자 6면(사회)
 

<매일신문>
7.14 - “포스코 본사 공권력 곧 투입” (1면) / 10분만에 저지선 뚫고 ‘상황 끝’(3면)
7.15 - 포스코 본사 경찰 전격 진입(1면) / 서울 등 전국 68개 경찰중대 동원(3면)
7.17 - 포스코‘진압-타결’ 오늘 중대 고비(1면)/본관 건물내 2천300백 농성/경찰 7명 부상 ‘신중치 못한 진압’(5면)
7.18 - 점거농성 6일째...총피해 2천억원(7.18.1면) / 노조-시민 충돌조짐 / 동원경찰 “너무 피곤해”(5면)

<영남일보>
7.14 - 포항 건설노조, 포스코 본사 점거(1면) / 인질 아닌 인질 600명, 불안의 9시간(6면)
7.15 - 노조-경찰 큰 충돌 우려(1면) / 경찰 검문강화. 물품반입 차단(2면) / 허무하게 뚤린 ‘국가기간산업’(3면)
7.17 - 포스코 점거 노조 강제진압 시도(1면) / 조합원 1천여명 농성장 빠져나와/공권력 투입 후 상황 스케치(5면)
7.18 - 엿새째 대치 포스코 오늘부터 비상근무(1면)/노조-경찰 언론플레이 신경전/끼니 걱정..건강 걱정에...(5면)

포스코 점거농성 일주일...‘상황’ 만큼 ‘분석’도 충분했나?

포항 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이 오늘(7.19)로 일주일째다.
대형 이슈인 만큼 대구지역 신문들도 이 문제를 연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그러나, 농성 원인보다 ‘대치상황’에 치우친 보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불법’행위라 하더라도, 건설노조가 주장하는 내용이나 극한 투쟁의 이유는 충분히 전달해야 한다.
또, 사안이 큰만큼 그들 주장의 잘잘못도 따져봐야 한다. 독자들은 “왜 이러나?”라는 물음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역신문을 보면 그들이 왜 ‘불법’을 감행했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설명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건설노조가 점거농성에 들어간 13일밤부터 18일까지 지역 주요일간지를 분석한 결과, 영남일보는 21꼭지, 매일신문은 28꼭지를 점거농성과 관련해 기사화(사설.칼럼 포함)했다. 하지만 건설노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찾아보기 힘들다.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주5일 근무, 불법 재하청 금지, 외국인 근로자 채용금지’ 등 주요쟁점은 언급됐지만, 이들 사안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해설이 없었다.

물론, 포항건설노조의 파업이 지난 6월 30일부터 시작됐고, 이번 포스코 점거농성(7.13) 이전에 설명된 부분도 있다. 그러나, ‘파업’과 ‘포스코 점거농성’은 사안의 비중이 다르다. 따라서, ‘포스코 점거농성’이 시작된 뒤에도 건설노조의 주장과 현황 등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독자들은 ‘점거농성’ 기사를 보며 건설노조를 이해하기 위해 예전 신문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 영남일보 7월 19일자 3면(뉴스와 이슈)
 
매일신문과 영남일보 모두 농성 현장을 방송중계 하듯 단순하게 전달한 기사가 많았다. 보도 촛점도 경제 손실, 농성장 분위기, 경찰과 노조원의 대치에 쏠렸다.
그나마 매일신문 14일자 3면 ‘노-사 양측 입장은…’ 기사와 영남일보 17일자 5면 ‘주요쟁점 80%가량 합의’ 기사에서 점거농성에 대한 이유와 쟁점을 설명하고 있지만, 이 기사 만으로 사상 초유의 ‘포스코 점거농성’을 이해하기는 부족했다.

영남일보는 파업 일주일째인 19일자 신문 3면에 ‘이것이 쟁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점거농성 원인 ▶노사간 쟁점 ▶점거 이후 협상 ▶협상 전망 등을 자세하게 다뤘다. 일주일 만에 전달된 ‘쟁점’이었다.


과격한 불법행위...언론은 더 과격하지 않았나?

한편으로, 지역 신문이 건설노조의 ‘과격성’ 못지 않게 ‘과격한’ 전달을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건설노조의 불법행위와 대치상황도 중요하지만, 마치 전쟁을 연상시키는 듯한 용어를 써야 했는지 의문이다.

매일신문 14일자 3면 ‘10분만에 저지선 뚫고 상황 끝’ 기사도 마찬가지다. 이 기사 역시 ‘완전 점령됐다’, ‘전운이 감돌고 있다’ 등의 표현을 가감없이 사용했다. ‘대치상황’이 ‘전쟁’으로 처럼 보인다. 사안이 중대하고 심각하더라도, 굳이 ‘점령’이나 ‘전운’처럼 표현해야 하는 지 생각해 볼 문제다.

   
▲ 매일신문 7월 14일자 3면(뉴스&기획)
 


영남일보도 ‘인질 아닌 인질 600명…불안의 9시간’(14일자 6면)기사에서 건설노조가 포스코 본사를 점거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했다. 긴박했던 ‘상황’을 사실적으로 전할 필요도 있지만, ‘사투를 벌였지만’, ‘혼비백산 달아났다’, ‘직원들을 감금하면서’라는 표현은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사진도 생각해 볼 문제. 14일부터 18일까지 두 신문에 보도된 사진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곤봉을 든 전경 사진이나, 옥상에서 쓰레기를 던지는 노조원 사진 등은 독자를 강하게 자극한다.
‘싸움을 말려야 하는’ 신문이 오히려 ‘싸움을 키우는’ 듯한 인상마저 든다. 문제의 핵심은 외면한 채, 시위의 과격성과 폭력성을 지나치게 쫓아 다니는 ‘파업보도’의 해묵은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아쉽다.

파업이나 점거농성과 같은 대립된 사건이 벌어졌을 때, 신문은 관찰과 비판의 관점에서 객관의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사안의 본질을 깊이있게 분석하고,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진지한 탐색이 뒤따라야 한다. ‘상황’과 ‘원인’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독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언론의 몫이다.


<평화뉴스 매체비평팀>
[평화뉴스 매체비평팀]은, 5개 언론사 7명의 취재.편집기자로 운영되며,
지역 일간지의 보도 내용을 토론한 뒤 한달에 2-3차례 글을 싣고 있습니다.
매체비평과 관련해, 해당 언론사나 기자의 반론, 지역 언론인과 독자의 의견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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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6년 7월 19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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