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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배웠어야 팀장 노릇하지”
[사회복지사의 고백 13]...
“교육없이 '개인의 몫'으로 맡겨진 관리자, 어떡하나?”
2006년 08월 28일 (월) 14:23:07 평화뉴스 pnnews@pn.or.kr
사회복지 현장경력 7년 10개월. 벌써 만8년이 다 되어간다. 시간이 빨라도 너무 빠르다. 처음 자기소개서에 ‘내 나이 서른에는’이라는 주제로 서른 살까지는 복지사로서의 내 삶에 무슨 결론을 내더라도 내겠다는 다짐(?) 아닌 다짐으로 몰두 했었는데, 벌써 내 나이는 서른 하나를 넘기고 있다(헉~).

그러면서 지금은 일꾼 복지사라기 보다, 기관을 책임져야 하는 관리자의 위치에 와 있다. 서른에 처음 ‘실장’이라는 직위를 달고 풋내기티를 벗지도 못한 채 기관 살림을 책임져야 했으니, 사실 내가 봐도 어설프기도 하고, 대외적으로 봐서는 뭔가 내공을 느낄만한 관리자로서의 모습은 애시당초 기대를 가질 수 없었다. 물론 젊은 관리자의 장점은 있다. 오랜 세월 고집스러운 부분이 없으니, 늘 개방적일 수 있고, 철없는 듯 밝으며, 부드럽고, 직원들과 함께 실무를 담당하는 관리자니 직원들과 호흡을 같이 하는 측면에서는 장점이라고 할까?

그렇지만 기관을 잘 운영하고 아울러 직원들의 동기부여, 인간적이되 성과있는 사회복지사업의 효율성을 위한 관리적 리더쉽을 어떻게 하면 잘 가질 수 있을까 싶은 생각에 고민, 또 고민 중이다. 요즘들어 오로지 눈에 들어오는 책들 _ 경영, 조직관리, 리더쉽 등 _에 의지 아닌 의지를 하고 있는 것이 나의 모습이다.

사회복지사로서의 삶이라는 것이 예전처럼 소명의식에 의한 신념어린 자기선택이라기 보다, 직장과 직업의 개념으로 자리잡아가는 현실에서 복지현장의 조직관리, 인사관리라는 것은 고도의 체계성을 가지지 않으면 소명의식과 직업이라는 두 부분이 애매하게 뒤섞여 혼란스러울 것은 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지런한 개미의 ‘관리자’ 변신하기”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다양하기도 하고 많아지기도 한 사회복지기관을 관리하는 관리자를 배양하는 시스템의 부재에 관한 부분이다. 나는 사실 학교에서 ‘일꾼 개미’처럼 부지런히 담당하여 일하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배워왔고, 초기에는 부지런한 개미가 되어 일을 해왔다. (원래 천성이 성실하지 않고서는 스스로가 만족할 수 없는 기질 탓에,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과 그로 인한 성과들을 얻어온 것 같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내가 조직을 위해 희생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사람처럼 보기도 했지만, 사실 나는 내 만족을 위해서 그렇게 일을 해왔다!)

그래서 초기 4년정도까지는 배운 대로, 착실하게 일을 해오고 나름대로 인정을 받아왔다.
그러나 4년째 되던 해 내가 ‘팀장’이라는 직위를 달면서부터 나는 고민스러움이 컸다. 사실 그냥 내 일만 열심히 하고, 적절히 협력하기만 하면 되는 일을 했던 내가 몇 명의 직원들을 관리해야 하고, 아울러 일정 정도 기관의 일에 책임을 져야하며, 어떤 때는 기관의 실무 책임자의 책임감을 대신해서 느껴야 하는 경우들이 생기면서 새롭게 부여되는 역할과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새로운 직위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부던히 애를 썼지만, 사실 처음 쓰는 감투(?)를 두고 ‘팀장의 역할과 임무는 이런 것이다’ ‘지금까지와 달리 어떤 부분에 더 중점을 둬야한다’ ‘직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사회복지 슈퍼비젼을 행해야 한다’라는 등등의 내용들을 일러주는 사람이나 교육은 없었다. 단지 선배 관리자들에게 물어보면 ‘나는 이렇게 했었는데..’ ‘그럴 때는 이렇게 했었어야지!’식의 개인적인 경험을 듣고 나 나름의 판단으로 ‘내 식의 리더쉽’을 가지도록 고민해야 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가끔 다른 관리자분들이 ‘팀장이 팀장노릇을 못해’ 라고 생각하고, 팀장들은 ‘내가 배웠어야 팀장노릇을 하지’라는 갈등관계들을 가끔 본다. 서로간에 기대하는 팀장의 상이 다르고, 언제 한 번 그런 것을 허심탄회하게 나열해 보고 정리, 합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팀장이라는 시기를 3년도 경험하지 않아, 내가 소속된 법인에서는 신생기관이 갑작스럽게 생겨나게 되고, 나는 ‘실장’이 되었다. 팀장이라는 자리는 그래도 비를 막아줄 우산같은 실.부장 급들이 있었는데, 비상근 기관장님 아래의 실장이라는 직위는 실제 모든 실무를 책임져야 하는 역할인 것이다.


“관리적 리더쉽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매뉴얼은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았다”

물론 조직에서는 그 ‘자리’를 잘 적응해낼 인물을 배치시키겠지만 열심히 일해오던 복지사가 관리자로서 하루 아침에 변신하기에는 갭(gap)이 크다. 빠른 시간 안에 조직의 목적과 기관 사업의 효율성을 가지고 오도록 하는 관리적 리더쉽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매뉴얼은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간간히 조직 외부의 지원기관들에서 ‘중간관리자들을 위한 교육’ 등이 별도 과정으로 개설되는 것들은 볼 수 있다. 그러나 교육의 일관성, 연속성들이 부족할 뿐더러, 충분하지 않다. 그것은 이러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부터가 먼저 선행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할 터이다. 내가 얼마간 경험을 해보진 않았지만 사회복지기관의 관리자로서 능숙하게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고려되고 훈련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관리적 리더쉽을 위해서는 사회복지의 가치, 이념에 대한 기본적인 정립이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뿐이거니와, 변화하는 대외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예산의 확보를 위한 노력, 지역사회내 홍보를 위한 다양한 활동, 지역 유관자원 관계망의 형성, 관공서와의 관계 등의 대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조직내 직원과 업무를 관리하는 일상적이며 복잡한 문제의 과제들도 남겨져 있다. 이 많은 것들이 개인 몫으로, 나름의 스타일로 맡겨졌을 때는 어떠할 것인가?

사회복지의 성과는 인간 삶의 긍정적인 질적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을 잘 챙겨내고 의미부여하며 방향을 지어주는 것은 관리자들의 역할이다. 조직의 관리자가 비젼이 없으면 기관의 직원이 비젼을 가질 수 없다. 관리자들이 교육과 훈련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 변화할 수 있는 축적된 힘이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법인이나 재단단위 차원에서 총괄하는 관리적 리더쉽을 배양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사회복지조직의 관리자들을 미리미리 준비시키는 과정들이 생겨나야 하겠다.


   

대구 R 사회복지사(사회복지현장 8년)




※ [사회복지사의 고백]은 <평화뉴스>와 우리복지시민연합(www.wooriwelfare.org)이 공동연재 합니다.


(이 글은, 2006년 8월 17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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