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2.1.21 금 16:53
> 뉴스 > 지난 기획.연재 | 매체비평
   
명가(名家)의 기준은 명문교?(8.17)
[매체비평] 대구일보 창간 53주년 기획 ‘명가’
..."학벌에만 치우치지 않았나?"
2006년 08월 30일 (수) 17:23:50 평화뉴스 pnnews@pn.or.kr
   
▲ 대구일보 7월 26일자 25면(특집)...'명가' 첫 순서로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집안을 소개했다.
 


'KS'(경북고-서울대) 출신이 많은 집안이 명가(名家)인가?
대구일보는 지난 7월 26일(25면)과 8월 9일(20면)면에 <창간 53주년 특기획 ‘명가’>를 실었다.
그러나, ‘신(新)명문가(名文家)를 찾아 가족사와 교육관 등을 조명해본다’는 좋은 기획의도에도 불구하고, 명문가를 바라보는 대구일보의 시선은 ‘학벌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대구일보는 기획 첫 회(7.26)에 윤덕홍 한국학중앙연구원장(전 교육부총리)의 가문을 내세웠다.
큰 제목으로 <5형제 모두 명문교 출신 ‘엘리트가문’>, 부제로 <경북중 5명-경북고 서울대 동문 4명, 성균관대 출신 1명>을 붙였다. 내용도 어린 시절 고생하며 공부 잘했던 윤씨 형제의 얘기를 비중있게 다뤘고, ‘공부’보다는 올바른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교육철학도 언급했다.

2회(8.9)에는 조동일 계명대 석좌교수 가문을 소개했다.
여기에서도 ‘엘리트 학벌’을 자랑하듯 <4형제 모두 대구초 경북중 경북고 서울대 동문>을 큰 제목으로 뽑았다. 부제로 <맏형 전 서울대 교수 최고국문학자>, <둘째 행시 합격 영천부시장 등 역임> , <세째 유명 건축설계사로 두각>, <네째 신경정신과 의사로 명성>을 달았다.

특히, <서울대 아니면 대학은 없다>는 조교수 아버지의 말을 본문 첫 제목으로 뽑았고, 글 내용도 4형제의 학력과 경력에 치우쳐있다. “도대체 얼마나 공부를 잘한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라는 글까지 덧붙이며 항상 ‘선두권’을 달린 네 형제의 성적도 언급했다. 글 뒷부분에는 이 집안이 정암 조광조(1482-1519)의 후손이며 이에 대해 형제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 기획시리즈를 마련한 대구일보의 기준은 뭘까.
대구일보는 기획 첫 회(7.26)에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명문가들도 있지만 남모르게 사회에 헌신해 온 명가도 많다. 대구일보는 창간 53주년을 맞아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명문가를 찾아 가족사와 교육관 등을 조명해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두 차례 소개된 글을 보면 ‘남모르게 사회에 헌신한’ 부분 보다 그 집안의 ‘학벌’에 치우친 것 같다. 명문가의 ‘정신’도, ‘사회적 활동’도, ‘가풍’, ‘교육관’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좋은 학벌을 소개하는데 급급할 뿐 정작 명가(名家)의 참된 정신과 사회적 활동은 빠져있다.

게다가, 대구일보가 기획의도로 언급한 ‘신(新)명문가’의 모습도 전혀 찾을 수 없다.
‘신(新)명문가’가 예전의 ‘명문가’와 어떻게 다른지, ‘신(新)명문가’의 개념과 기준은 무엇인지 먼저 설명해야 하지 않을까.

   
▲ 대구일보 8월 9일자 20면(특집)...'명가' 두번째 순서로 조동일 계명대 석좌교수 집안을 다뤘다.
 


조선시대 ‘명문가’라면 나라에 공을 세워 사당에 영구히 모시는 '불천위(不遷位)'가 있거나, 홍문관과 예문관의 대제학을 일컫는 '문형(文衡)'을 배출한 집안을 꼽았다. 또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지만, 한 지역 사대부들 또는 성리학의 한 학파를 이끌었던 '산림(山林)'의 집안도 명문가로 봤다. 명문가의 기준은 이들의 ‘정신’ 즉 ‘철학’과 ‘학문’이었다.

요즘도 우리 사회에 돈이 많다고, 권력이 있다고, 학벌이 좋다고 그 가문을 존경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그냥 ‘돈이 많은’ ‘권력이 있는’ ‘학벌이 좋은’ 괜찮은 집안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명문가의 기준으로 제시하기도 하고, ‘공익적인 사회활동’을 꼽기도 한다.

대구일보가 ‘명문교’를 ‘명가’의 기준으로 삼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어질 이 기획에는 ‘집안의 학벌’을 넘어 우리 시대가 참으로 본받아야 할 ‘명가’의 철학과 활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평화뉴스 매체비평팀>
[평화뉴스 매체비평팀]은, 5개 언론사 7명의 취재.편집기자로 운영되며,
지역 일간지의 보도 내용을 토론한 뒤 한달에 2-3차례 글을 싣고 있습니다.
매체비평과 관련해, 해당 언론사나 기자의 반론, 지역 언론인과 독자의 의견도 싣습니다.
의견이 있으신 분은 pnnews@pn.or.kr로 글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 평화뉴스(www.pn.or.kr)

(이 글은, 2006년 8월 17일 <평화뉴스> 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이 글이 좋으시면 손가락 모양의 추천 버튼을 눌러주세요.
포털 daum view(블로그뉴스)에도 실린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본 신문에 게재된 기사, 링크에 대한 모든 법적권리와 책임은 기사작성자 평화뉴스 에게 있습니다.
* 평화뉴스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신문윤리강령과 신문윤리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 제호 : 평화뉴스 * 편집.발행인 : 유지웅 * 창간.발행일 : 2004년 2월 28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대구 아00010 * 정기간행물 등록 연월일 : 2007년 3월 14일
(우)41266 대구시 동구 국채보상로 155길 54 (상가동 202호) | 대표전화 053-421-6151 | 팩스 0505-421-61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지웅
Copyright 2008 평화뉴스. All rights reserved. 전자메일 pnnews@p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