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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이념논쟁과 지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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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예기치 못했던 득표변수가 나타나면서 정책대결보다는 정치대결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게다가 이젠 자극적이고 일그러진 이념논쟁까지도 되살아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대국적으로 민생과 시민권과 관련한 각 당의 입장을 설득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게끔 해야 하는데 그 보다는 단순하고 감성적인 변수에 호소하고 있다.
자신의 텃밭이라고 하는 곳을 찾아가 표를 호소하는가 하면, 포스터에 태극기를 그리고 건국이념까지 동원하면서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한다. 지역감정이나 색깔론에 매달리면서 오만하게도 국민을 ‘표의 포로’로 만들어 비합리적인 동원정치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다급하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겠지만, 그래도 정치인으로서의 자존감이 있다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사회갈등이 만연되어 있는 때일수록 이성적인 이념과 논리로 설득해가면서 해결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 가장 최선의 길임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어떤 사회가 정의로운 것인지는 가치관을 수반하는 문제이므로 답은 다를 수 있지만, 누구든지 객관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논리에 따라, 갑론을박을 하면서 사안별로 정당한 이념대결을 벌인다면 그것이 얼마나 희망적인 싸움임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또 그 방법만이, 이 복잡다난한 사회를 단순한 논리로 몰아치고 편가르기하는, 그래서 공허해질 수밖에 없는 이념을 넘어서 제대로된 합의와 대안이 모색되는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좌우 양날개로 움직인다고 했던가!. 그런 사회에서는 상대방을 이념에 따라 논리로 치밀하게 공박할 수는 있다.

이성적 논리대결은 사라지고 색깔론과 지역주의적 호소만...
“좁은 땅덩어리에서 자꾸 ‘끼리끼리’만 모이면 희망이 없다”



그러나 혹여 논리적인 근거로 이치를 따져가면서 하는 공박을 떠나, 상대방의 존재자체를 쉽게 매도하거나 부인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러면 이념논쟁은 그야말로 공허한 기싸움과 말싸움에 불과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이성적 논리대결이 사라지고 단순색깔론과 지역주의적 호소가 빈번하게 보인다. 그리고 나선 그저 내 편이냐, 네 편이냐만 따지고 드는 것이다.

이념을 제대로 갖추려면 논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논리가 부족하니까 색깔을 들이대거나 괜히 지역주의를 들이대는 것이다. 그 뒤에는 그것을 주장하면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오만한 정치인들의 국민을 얕보는 논리가 숨어있다. 그들은 정책정당다운 정책청사진이 부족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논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가서는 사생결단하듯 색깔싸움과 땅싸움을 하고 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듯이 말이다.
이런 싸움에 우리가 동원되기 시작하면 우리는 분석력도 잃고 쉽게 흥분하고 동원되는 가벼운 존재가 되어 버린다. 결국에 가서는 이빨빠진 호랑이가 되고, 제 먹이를 찾아먹을 능력도 퇴화할지도 모른다. 예기치 않은 악재가 터지면, “나쁜 놈들”로 누군가를 욕하면서도, 왜 “나쁜 놈들”이 있게 되었는지와, 우리가 그동안 무엇을 해왔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과 해결에서는 저만치 밀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 땅은 내가 살 땅이기도 하지만 내 사랑하는 아이들이 살 땅이다. 이번의 책임있는 투표로, 어른으로서 후손에 대한 예의를 가지고 미래를 함께 책임진다는 연대감을 실천하자. 좁은 땅덩어리에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자꾸 “끼리끼리”만 모이면 희망이 없다.

김재경(평화뉴스 칼럼니스트. 방송인. 사회학박사. kgklan@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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