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략1년, 전쟁의 명분
지난 3월 20일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지구촌에서는 약 2백만명이 반전시위를 벌였다. 미국에서만 3백 8개도시에서 반전집회가 열렸다.
미국인들은 "석유 한 갤런에 피를 얼마나 흘려야 하나", "거짓말쟁이인 부시를 떨어뜨려 세계평화 되찾자"는 피켓이 눈길을 끌었다. 전쟁의 수괴인 부시는 미국인들로부터도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입증받고 있지 못한 것이다.
'대랑살상무기보유', '알 카에다와의 연계', ‘이라크인의 자유’등 미국이 전쟁의 명분을 찾기 위해 내세웠던 이유는 그들 스스로에 의해서 거짓임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 조지 테닛 CIA 국장은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라크에 대해 긴급한 위협이 있다고 절대 말하지 않았고 전쟁발발전에 부시 대통령에게 사담 후세인 정부가 긴급한 위협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했고 "이라크는 어떠한 생화학 무기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고 말했다. 그 뿐인가? 이라크인들의 자유를 위해 이라크에간 미군은 이라크 민중들을 살상하며 그들에게 자유를 주겠다고 말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이르렀다. 미국의 최대 동맹국인 영국의 BBC방송도 "영국정부가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려고 이라크 WMD 정보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방송을 보도했다. 사태가 이러한데도 미국은 뻔뻔스럽게 세계경찰(?)로 역사적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도 흔들리고 있다. 테러공격을 받은 스페인은 파병찬성정당이 대패하고 새로운 총리인 사회노동당의 자파테로는 "이라크 침략은 실수"였고 "스페인 부대의 철군 결정을 발표"했다. 이후 카자흐스탄 온두라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로 철군발표를 하였거나 철군을 검토하고 있다. 파병을 한 나라들 중 대부분의 나라가 파병반대 여론이 높은것을 감안할 때 당연한 조치라고 본다. 최근 이라크 주변국들중 최초로 예멘이 미국의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누구를 위한 정부와 국회인가?
국회와 노무현 정부는 '현실적 국익론'을 내세워 지난 2월 13일 국민 70% 이상이 반대하는 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최종 결정하였다. 당초 '키르쿠크'로 5월초 파병이 예상되었지만 미군이 공동주둔과 작전권을 요구하고 나서서 문제가 되고 있다.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파병결정을 미국의 압력에 못이겨 결정하고 주둔지역도 작전권문제도 미군의 요구에 따라 다시 바꿔야 하는 상황을 우리는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무엇하나 주권적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이 나라의 정부와 군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원천적으로 침략전쟁의 공범자로 파병을 하는 것은 절대 안된다. 백번 양보해서 그들이 말하는 ‘평화재건’을 위해 군대를 보낸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이라크내의 상황에서 우리군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란 말인가? 미국과 연합군이 이라크 민중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미국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가는 한국군이 어떤 일을 하겠는가? 전쟁투입, 미군시설보호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사항이 아니겠는가?
또한 민간인 군인 상관할 것 없이 안전문제를 담보하지 못하는데도 정부는 ‘파병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정부가 대한민국의 정부인지 미국에 식민지 속국정부인지 의심스럽다.
탄핵과 이라크 파병 그리고 4․15
얼마전 총칼없는 의회쿠데타 3․12 탄핵으로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지 않는 정치권에 대한 분노를 촛불문화한마당으로 표출하고 수백만의 국민들이 실천으로 나섰고 그 열기는 지금도 잠재되어 있다.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은 거의 대부분 이라크 전투병 파병결정의 선봉에 선 세력이다. 그들은 침략전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국민주권을 유린하였다. 그들은 반평화 반민주 친미사대 매국세력으로 역사의 존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그 뿐인가? 열린우리당도 국민 다수의 민의를 저버리고 당론까지 변경하여 전투병 파병을 정부방침으로 당론으로 결정하였다. 그들은 침략전쟁의 적극적 동조자가 된 것이다.
그런 그들이 3․12 탄핵안 가결이 통과될 때 몸싸움을 하고 눈물을 흘리고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었다. 특히 그들은 민의를 저버리고 탄핵안을 가결한 세력을 국민들이 심판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어떤 입장에도 상관없이 우리는 물론 그들을 심판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말할 양심과 도덕을 갖추지 못하였다. 이라크 파병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 우리민중이 '반전평화', '파병반대'를 외치며 흘린 눈물과 절규를 외면하고 미국에 침략전쟁에 동참하는 역사상 유례없는 폭거를 저지른 그들의 입에 '민의'와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정치권 모두 입에발린 정책과 공약을 내걸고 있다. 그들은 반성한다 바꾸겠다 이번엔 진짜다 말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하나도 진심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들이 다른 모든 것을 제치고라도 단하나 이라크 파병을 철회한다면 나는 그들의 말의 진정성을 그들의 평화지향을 믿을 수 있겠다. 그런 국회의원 후보가 몇 명이나 있는지....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심각해지는 미군의 군사패권주의 그리고 한반도
이라크 침략 1주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미국의 군사력을 앞세운 일방적 패권주의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가히 세계는 전쟁상황이라 할만큼 미국의 직간접적 개입으로 자행되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전세계 MD(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의 현실화, 최신형 핵무기의 개발과 도입, 2개 전쟁 동시승리계획등 미국의 군사패권주의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우리민족이 미국의 전쟁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다음은 한반도'라는 가설이 점점더 힘을 얻어가고 있다. 2차 6자회담의 성과없는 결렬, 주한미공관 가족들의 소개훈련 진행, 기습선제공격계획인 신작전계획 5026이 검토, 9월에 동해상 이지스함 상시배치, 3월 22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RSOI훈련 진행등 전개되는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이라크 파병철회와 동시에 미국의 한반도 전쟁음모를 예의주시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몫이다. 지금 이라크 파병철회를 외면하고 한반도의 위기상황에 우리는 세계민중들에게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이라크 파병철회와 한반도 평화실현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반전평화, 우리 스스로가 지켜내야
우리 민족이 스스로의 힘으로 시대와 역사의 임무인 '이라크 점령 미국반대'와 '한국군 파병반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이다. '파병동의안 통과저지'를 위해 단식과 삭발을 하고 국회앞에 모여든 시민들, ‘탄핵무효’, ‘민주수호’의 촛불을 밝힌 수백만의 민주항쟁을 함께하며 우리는 다시한번 민중이 역사의 주체임을 확인하고 있다. 미국에 기생하고, 사리사욕에 눈이 먼 정치권 누구도 진정으로 평화와 민주를 실현할 의지와 능력이 없음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시대와 역사의 주인으로 '민족'과 '민중'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민족'과 '민중'의 피와 땀이 아니고서 '반전평화'도 '민주주의'도 쟁취할 수 없다.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은 베란다와 대문에 ‘파병철회’를 붙이고 가정과 직장에서 이라크 파병반대를 얘기하고 무엇이라도 작은 실천하나 만들어서 침략전쟁의 공범자의 낙인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말아야 한다.
세계평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역사가 당신에게 묻는다. ‘평화’를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오택진 (이라크파병반대 대구경북시민행동 사무국장/ 대구경북통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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