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17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가 착공 3년 만에 지하 4층 지상 12층 건물 신축공사를 외관상 마무리 지었다.
부산(2004년 7월 착공)과 광주(2003년 12월 착공)의 디자인센터가 설립되기 이전, 산업 자원부는 거점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 디자인 종합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호남, 제주권 및 영남권에 각 1개씩의 지역 디자인 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었다. 이와 관련해 대구는 디자인센터의 건립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산자부는 부산과 광주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었다.
다행히 추가로 대구에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산자부는 긍정적이었지만 기획예산처는 난색을 표시, 이에 대구시와 경북도는 대구상공회의소 부설법인으로 ‘대구경북 산업 디자인 센터’를 2005년까지 설립한다는 건의 계획서를 제출했었다. (대구상의는 2002년 11월 디자인 센터 사업주관기관으로 선정되었었다) 사업비는 650억원 투자할 예정, 위치는 동구 신천동 대구상의로 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다 2003년 5월, 시는 대구상의를 주관 기관으로 대구상의 부지에 디자인 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바꿔(산자부 방침. 디자인 센터 주관을 대구시로) 성서 3차 산업 단지 내 대구 테크노파크의 협동화생산단지에 건립하기로 하는 계획서를 산자부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2004년 ...장소, 성서→대구상의 / 주관, 대구시→별도 법인(2006)
2003년 광주 착공, 2004년 부산이 착공하는 동안 내내 조용하던 대구의 디자인센터 소식은 드디어 2004년 9월 21일 “대구경북디자인센터 건립 사업 턴키 입찰 서류 평가, 삼성물산 최고점수”라는 보도를 시작으로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위치는 ‘현 상공회의소 부지’, 548억원 투입, 연면적 약 19339m2(5850평) 였다. (성서에서 다시 대구상의 부지로 바뀜)
10월 20일 매일신문은 ‘대구경북 디자인센터 다음달 첫삽’ 이라는 기사를 내보낸다. 부지는 ‘상공회의소 주차장 부지‘, 551억, 연면적 (6250평), 센터의 운영 주체는 재단법인 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첨부된 조감도를 보면 세로로 긴 직사각형의 건물로 상공회의소와 나란히 자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5년...조감도. 상의 건물 허물고 → 상의 건물 그대로
그로부터 몇 달 후 2005년 1월 25일 영남일보가 ‘대구경북 디자인센터 착공’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역시 대구상공회의소 주차장 부지에 총 551억원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첨부된 조감도는 상공회의소 건물 부지까지 포함되어 있다. 추측컨대 상공회의소 부지에서 상공회의소 주차장 부지로 변화되면서 설계가 변경되었고, 영남에서는 그에 대한 확인 없이 최초의 조감도를 그대로 실은 것이 아닐까 싶다.
최초의 계획은 상공회의소의 건물을 허물고 디자인센터라는 이름에 걸맞는 조경을 하고 주차 공간도 확보한다는 것이었다. 이유와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상공 회의소 건물은 변동되지 않았고 디자인센터의 설계는 잘려나갔다.
2005년 9월, 대구경북 디자인센터의 건립과정에서 생긴 문제가 가시적으로 제기되었다.
문제 제기의 시작은 다소 부드럽다.
“대구 상의도 그에 걸맞게 새 단장. 주차장 부지에 번듯한 디자인 센터 건립 따라 한 건물처럼 리모델링 계획.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대구상의 건물은 허물기로....그러나 허물기에는 아깝다는 이야기가...대구경제의 중심이된 상징적인 건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송상수 대구상의 전무는 대구상의와 디자인 센터를 한 건물처럼 느낄 수 있도록...쌍둥이 건물로 생각하면 된다...”(영남일보 2005. 9. 22)
그러자 10월 18일 매일신문이 “대구경북 디자인센터 디자인 뒷말. 대구상의 디자인센터에 입주 계획...증축 불가..계획 무산..리모델링 예산 문제 얽혀 검토 중...미지수...완공 기간이 남은 만큼...설계변경 등을 통해 이름에 걸맞는 디자인센터를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두건물이 맞붙어 있으면 대구의 관문에 위치해 대구를 대표할 디자인센터의 이미지가 크게 흐려질 수...” 그러자 대구시 경제 산업국 관계자 왈.
“노후한 대구상의 건물이 디자인 센터에 가려 별 문제되지 않을 것.”
11월, 대구상의는 디자인센터 운영 주체를 전제로 약 20억원이 소요되는 건물 리모델링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대구상의는 땅 주고, 운영 주체도, 건물 리모델링에 대한 가능성도 희미해 진 것이었다.
2006년 ...운영주체, 대구상의→대구시→별도 법인
2006년의 대구경북 디자인 센터는 온통 ‘운영 주체’와 ‘디자인센터에 걸맞는 환경’이 주제가 된다.
“대구경북 디자인 센터 운영 주체 둘러싸고 논란”(매일신문 2006. 6. 26) 이날 보도에서 대구시 경제 산업국장은 "디자인센터에 논란이 있으면 국비지원 받기가 어렵다. 지금은 국비를 따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관련 규정상 광주와 부산의 디자인센터처럼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 운영을 맡길 수밖에 없다"고 덧붙임으로써 결국 운영주체에 대한 결말을 확고히 피력하고 있다.
“디자인센터에 디자인 없다. 대구상의와 2m 거리.. 조경시설 공간 없어. 시 관련 기관 “대안 없다” 논란 이어질듯” (영남일보 2006. 7. 4)
“대구경북 디자인센터 운영주 놓고 논란. 대구경북 업계 상의가 관리주체 돼야”(영남일보 2006. 7. 10)
“대구상의 이전 논의 솔솔. 대구경북 디자인센터와 연계 증축 안되면 고려”(영남일보 2006. 8. 19)
결국 대구시는 10월 11일 디자인 센터 운영을 위한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고 이사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발표, 11월 16일 발기인 대회를 갖고 운영 법인을 출범 시켰다.
2007년 사실과 소설
사실, 디자인센터 개관이 목전이라는 소식을 접했을 때, 제일먼저 made in Daegu, 혹은 design by Daegu를 생각했다. 단순하게도 우리 도시에서 주력하는 산업들이 oem으로 물밑 명성을 가지는 것에서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하여 그 자체가 상품 보증이 되는 Daegu로 가기 위한 전초기지의 역할을 디자인센터가 맡아 줄 거라 생각했다. 지역 중소기업의 디자인 개발과 지역 디자인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진정한 디자인의 장.
시작은 2002년 부터였지만 착공시기인 2005년 1월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디자인 센터라는 목적과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으로서의 건물 자체에서 이미 기대감을 접게 된다.
건물은 계획단계에서부터 실(室)의 기능에 따라 공간이 나누어지고 구체적인 설비와 마감, 색채 조명까지 면밀히 계획된다. 몇 년간 진행된 공사에서 과연 저 공간에 무엇이 들어갈지, 하나하나의 공간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2006년 6월에 광범위한 대략이 제시되었다.
그후 2006년 10월 11일, 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함과 동시에 센터의 대표사업으로 색채박물관(연구소) 건립계획을 발표했다. 이것은 이미 그 전달인 9월 김범일 대구시장이 지역 상공업계와 가진 간담회에서 “'컬러풀 대구'를 도시 슬로건으로 내건 대구가 색채분야에서 취약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현재 건립중인 대구경북디자인센터 내에 색채박물관이 건립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한 것만 봐도 판세를 읽을 수 있을만한 것이었다.
2007년 5월이 되어서야 그 대표사업에 대한 4층까지의 실(室) 계획이 발표되었다. 공약중 하나였던 색채 박물관 건립은 그렇게 디자인 센터 내에 ‘색채 디자인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5월의 계획안에는 색채 디자인 연구소를 4층 규모로, 1층은 체험관과 전시관, 2층은 정원과 카페테리아, 상품매장, 3층은 색과 빛의 도시를 주제로 한 예술 문화관과 체험관, 그리고 4층은 연구실로 이용한다는 것이었다. (매일신문 5월 16일 참조)
그러나 대구일보는 5월 28일 센터 1층(151평), 2층(305평), 3층(306평)에 연건평 763평 규모로 ‘색채디자인연구소’가 들어설 계획이라고 보도한다.
색채박물관, 색채디자인연구소, 색채.다자인테마관..."실(室)에 대한 구체적이 계획이 없었다"
다시 2007년 7월 12일, 매일신문은 11일 날 있었던 색채 디자인 연구소의 최종 계획 보고회를 전했는데 내용이 가관이다. 1, 2, 3층은 5월 16일자 보도와 거의 동일하나 4층 연구실은 시설을 않기로 확정했다는 것. 대관 및 공모전 공간이 축소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색채 디자인 연구소에 연구 공간을 지운 것이었다.
다시 대구신문 17일자에서 연구시설은 사무공간인 대구경북디자인센터 11층에 들어설 예정이라고 보도되었다.
이 외에도 1-3층의 이름을 ‘색채·디자인 테마관' 으로 바꾸고 4층 일부 공간도 컬러 및 디자인에 대한 최신 정보자료를 갖춘 갤러리로 활용한다는 등 계획은 계속, 조금씩, 유동적이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시사하는 것은 처음부터 실(室)에 대한 구체적이 계획이 없었다는 것이다.
일단 외관이 좋아 뵈는 건물부터 만들어 놓고 나머지를 해결하자는 너무나 유동적이고 다용도적인 공간계획이었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 기획경영팀장은 “개관식을 내년 3월로 잡은 것도 섣부른 개관보다는 실질적으로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디자인센터로 태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남일보 2007. 5. 29.)
“당초 개별업체의 입주와 ‘(가칭)색채디자인연구소’ 건립 등을 마치고 오는 12월 문을 열 예정이었으나 연말 대선과 색채디자인연구소 건립 일정 등을 고려, 내년 3월께 공식 오픈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대구일보 2007. 5. 28.)
색채디자인 연구소 구성에 대해 한창 계획 중이던 5월, 공간 계획의 유동성만큼 시간계획도 유동적이었다.
턴키 정도의 용역이면 기획단계에서부터 철저했어야 했다.
과연 대구경북디자인센터를 특성화된, 전문화된 건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턴키의 어느 지점에서 key가 엉뚱한 곳으로 빠져버린 건 아닐까.
저건 오피스라고 단정해 버리는 필자의 소시민성이 문제일까.
6월중 14개의 입주 업체를 모집한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되었을까.
결국 전시장 위의 오피스라는, 변종된 ‘색채 박물관’ 건립과 중소기업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뿐 아니라 디자인 센터라는 이름이 가져다주는 국가 지원, 전국적으로 휘몰아치고 있는 ‘디자인’ 이라는 추세에의 편승, 그리고 2011년 대망의 행사를 앞두고 외국인들에게 보여 질 컬러풀 대구를 위해 모자에 멋쟁이 깃털 달듯 도시 입구 데코레이션 그랜드계획이라 느끼는 건 과대망상일까.
사실인 소설도 있고 소설 같은 사실도 있다. 뭘까?
글.사진 평화뉴스 류혜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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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7년 7월 19일 <평화뉴스>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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