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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애로 극복해 통일의 물줄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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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룡천 열차사고로 최소 150여명의 주민들이 사망하고, 아직 정확한 인원조차 확인되지 않는 많은 수의 동포들이 부상으로 고통 당하고 있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재산 피해 규모만도 5천억 원에 달한다”고 전합니다.

남측에 사고 소식이 전해진 뒤 각종 언론들은 앞다투어 부녘 사회의 낙후된 시설과 폐쇄성에 대해 집중 부각하며 호들갑을 떨었고,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민족적 재난 앞에 국민들은 진심으로 비통해하면서도 이북사회의 특수성에 대해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그러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온 겨레의 마음과 도움의 손길은 오랫동안 통일운동을 진행해왔던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뿐 아니라 북녘 지원에 상호주의 원칙을 주장하고 있고, 군사비 전용 의혹을 제기하며 딴지를 걸어왔던 보수단체들 심지어 한나라당을 비롯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까지 합세하여 동포 돕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민족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마녀사냥식 좌우 줄서기를 강요하며 수구세력을 결집했던 조갑제의 ‘룡천 돕기는 북에 뇌물을 바치는 정신병적 상황’이라는 히스테리컬한 외침도 더 이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합니다.
상황에 따라 언제든 얼굴을 바꿀 수 있는 야누스적 기질을 가진 그들이기에 이들이 말하는 진심에 여전히 의혹의 눈길을 떨칠 수가 없고, 어쩌면 그들의 행보는 변화된 정치상황에서 수구의 이미지를 감추려는 정치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마음이 어떠한 것이든, 민족적 재난을 함께 아파하고 극복했던 우리민족의 슬기롭고 아름다운 민족애와 분단의 굴레가 아래로부터 허물어지고,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기운이 넘쳐나는 지금의 상황들에 저는 감동합니다.
북녘 또한 “현재까지 조사에 의하면 피해상황이 대단히 크다. 조사는 계속되고 있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사고피해를 빨리 가시고 피해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안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모쪼록 금번 사고와 관련하여 남북이 함께 슬픔을 나누며, 민족애와 통일의 마음을 담아 완전하고 조속한 수습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북녘의 경제봉쇄 자행한 미국에 분노...동포애와 민족애로 극복해, 평화와 통일의 물줄기 되길


그러나 용천 사고 후 지난 1주일 많은 이들이 그러했겠지만 저 또한 떨쳐내기 어려운 고민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아니 그것은 ‘고민’이라기보다는 ‘분노’에 가깝습니다.

얼마 전 언론 보도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한 미국의 논평과 10만 달러 지원 소식 접했습니다. 오늘은 모 신문에서 대문짝만하게 뽑아놓은 ‘약도 집도 밥도 옷도 없다’라는 헤드라인을 보았습니다. 보여지는 현상만을 투시하고 그것을 객관이라고 표현한다면 저는 그 보도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용천 뿐 아니라 어쩌면 이북의 많은 도시들, 아니 나라 전체에 약도 집도 밥도 옷도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사고를 접하면서 드러난 낙후된 시설들과 의약품 부족 등 이북의 현실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참상을 담은 사진과 함께 인도주의적 지원을 독려하는 언론보도에 ‘십시일반’하자는 의지가 피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용천 참사와 낙후성의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미국의 본질을 똑똑히 알아야 합니다. 지난 수십 년 간 자행됐던 미국의 대북 적대고립정책과 경제봉쇄로 이북이 겪었을 고통의 무게와 시간을 저는 이번 사고를 통해 보았습니다.
이 고통은 북녘에만 강요되는 것이 아닙니다. 2002년 월드컵의 함성 속에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은 우리 두 여중생이 그러했고, 미국의 손에 쥐어진 전시 군사 작전권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언제든 한반도가 전쟁의 참화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 민족 모두에게 고통을 강요하고 있고, 이북의 경제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미국의 애도와 10만 달러의 인도적 지원 결정은 우리를 분노케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용천 참사의 아픔 속에서 작지만 소중한 희망을 발견합니다. 이번 사고로 시력을 잃고 화상을 당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아프고 슬프지만, 동포애와 민족애로 지금의 위기와 재난을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성큼 다가올 것을 믿습니다. 우리의 모금과 지원물품은 단순한 구호, 지원활동이 아닙니다. 형제애의 마음이며 ‘통일’의 소중한 밑거름입니다.

다시 한번 북녘의 형제들에게 비통한 마음으로 위로의 뜻을 보내며, 우리의 작지만 소중한 발걸음이 통일의 큰 물줄기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김혜경(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대구경북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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