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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대입 개혁, 기대에 못미쳤다"
[김민남 칼럼]
"내신 우위, '정책관리'도 안돼..수능등급제, 근본에 닿게 풀어야"
2007년 12월 18일 (화) 18:33:23 평화뉴스 pnnews@pn.or.kr
   
2008대입제도 개혁에 관여하면서 무엇을 하고자 했을까.
문자 그대로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려고 했다. 학교는 커리큘럼에 의거한 교육활동을 하도록 조건을 정비하고 여건을 조성해 놓은 환경이다. 커리큘럼이란, 학습 체험 상황을 만들어 그 속에서 이해와 태도와 기능으로 구성된 능력(합리적 정신)을 기르게 하는 교육학적 장치이다.

그런데 우리 학교는 커리큘럼을 공공연히 파행 운영하여 이 규칙을 예사로 깨트린다.

‘감방에서는 인간발달은 일어나지 않는다. 인간발달의 최적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교육이다. 이 교육적 고민이 인류적 진화를 이끌었다’. 이것이 2008입학제도 개혁의 철학이었다.

그러나 정작 발표된 개혁안은 최소한의 기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었다. 그렇다 해도 내신을 우위에 놓는 입시안이기에 그것 만이라도 확실하게 붙들고 가는 정책관리를 해주었으면 했는데, 그것마저도 안되었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내신우위의 입학전형을 장기적으로 정착시킬 조건과 여건에 대해, 전에 제안했던 것을 기초로 글을 적어 보았다.
또한, 수능등급이 시급한 현안이 되었기에, 그 현안을 근본에 닿을 수 있게 풀어야 한다고 믿기에 이 글을 적어 보았다.


왜 입시제도가 아닌 입학제도인가?

1. 지금까지 이루어진 15차례의 입시제도 개선은 ‘선발시험’에서 빚어진 부작용과 비효율을 처방하는 방책이었다.
이제 중등교육과 고등교육간의 체계적 연계를 염두에 둔 입학제도로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우리 사회는 대학입학을 사회경제적 가치를 배분하는 통로로 이해하고 이 통로에 진입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공정하게 관리함을 입시정책의 근간으로 삼았다. 객관적 기준이 필요했고 객관적 기준이 뚜렷한 시험제도를 선호했다. 시험이 교육을 지배하는 위치에 있게 되었다.

- 현재의 입시제도가 지닌 질 낮은 내신과 줄 세우기식 전국단위 시험을 유지하는 방식의 근본을 내려놓고 전혀 가보지 않은 길로 가야할 시점이다

▶ 질 낮은 경쟁에서 질 높은 경쟁으로(경쟁을 무시하지 않는다)
▶ 아이들 간의 경쟁이 아닌 학교(교사)간 경쟁
▶ 성적경쟁이 아닌 교육력(교육과정완성) 경쟁으로
- 지금의 상황에서 사교육은 어쩌면 학부모의 합리적 선택인지도 모른다. 사교육이 따라 오기 힘든 내신 평가 제도를 발굴함으로써 사교육을 푼다.

2. 선발시험을 준비하는 문제풀이 수업에 집중해야 하기에, 학교는 교육과정을 공공연히 파행 운영하고 있다.
파행 운영을 오히려 당연시하는 풍조이다. 학교교육 정상화는, 교육과정을 정상 운영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발상 만으로 가능하다.

▶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 대학전공강의실이 무너지고 있다. 점수에 따라 전공 선택(배정)을 했는데, 그런데 점수가 이후 공부를 이끌고 있지 않다. 취업난, 한편에서는 구직난을 겪고 있다.

▶ 성적이외에도 1) 흥미 소질 적성 관심 포부 경험 특기 등과 같은 정신적 동인들이 지닌 교육적 가치에 대해 2) 직업세계의 변화와 요구에 대해 숙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이 두 가지 숙고가 반영된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커리큘럼을 가지고 지역에 따라, 목적에 따라,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학교를 그리고 교실을 운영한다. 커리큘럼 목표(문제해결력, 창의성, 발견탐구....)에 의한 학교통제가 긴요하다. 말하자면 특목고를 특수한 목적을 관철하는 커리큘럼을 정상 운영하는 학교로 인정한다.▶ ‘정답-진도-성적’의 교육과정을 ‘물음-탐구-안목’의 교육과정으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할 시대적 난제를 안고 있다.

3. 창의성을 지닌 엘리트, 어떤 자리에서도 성실하게 임하는 일꾼을 기르는, 중등과 고등교육의 연계를 확립한다.

▶ 획일에 묶인 실체적 사고에서, 자연과의, 역사와의 인간과의 관계적 사고로 나아가는 것, 그것은 지식기반형 사회가 요구하는 더 많은 엘리트를 키우는 유일한 길이다. 문제풀이 수업에서 길러진 능력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 잡을 수 없다.
▶ 커리큘럼을 가지고 초등 중등 고등 교육 간의 발전적 연계를 구축하는 교육체제를 만드는 것은 교육원리에 비추어 타당하고 지식기반 시대 흐름에 비추어 유효하다. 이 교육체제의 확립은 정파 정치에 의해 영향 받을 수 없다.

4. 이 교육체제를 시작이 반이 되게 실천하기 위해 그 조건정비로서 대입제도 개혁이 필수적이었다.


2008 입학제도의 원칙

내신 중심의 선발방식을 통해서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정책을 편다.
2008 대입제도의 핵심은 학교교육 정상화(교육과정 정상 운영)정책의 첫 단추로서 내신반영률 확대와 수능 영향력 축소이다. 이 원칙을 시작이 반이 되게 ‘획기적’ 발걸음을 옮기고, 그리고 점진적으로 정착시킨다.

2008대입제도의 얼개를 다시 적는다.
교사의 학생평가권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내신중심 전형자료를 만들어내고 대학은 이 전형자료를 입학사정관 제도에 의해 분류, 해석하는 방식의 입학체계를 구축한다.


1. 교사의 학생 평가권, 풍부한 내신을 위한 기록
- 교사(학교)에게 전문성 발휘의 자유(권환)를 주고 그 전문성 발휘가 가져올 결과(학력)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

○ 교사(학교)의 전문성발휘의 권한과 책임은 ‘기록을 통해’ 검증된다.
- 학생 성적은 9등급 상대평가의 결과를 기록한다.
- 3년간 각 교과별 학습이력을 기록한다. 각 교사는 가르치는 과정에서 학생을 발견 발굴한 것을 기록한다. 지금의 학생부기록보다 부담이 적다.
- 교사(학교)의 교육과정(수업) 구성과 전개의 대강을 기록한다.
- 학생의 생활만이 아닌 학교 차원의 교육활동을 기록한다.

○ 어떤 조건을 정비하고 어떤 여건을 조성하고 어떤 통제력을 행사한다고 해도, 교육활동을 이끄는 것은 현장교사(학교)이다.


2. 교사평가
- 교사(학교) 평가, ‘교사(학교)의 교육 기록에 대해 평가한다.


3. 입학사정관
-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대학의 전공교육체제에서 요구되는 학생을 발굴 선택한다.

○ 전공별 다양한 선발기준
○ 대학교육의 커리큘럼과 연계된 고등학교 커리큘럼을 요구하고 모니터한다.
미국의 소위 일류대학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 대학이 교육적, 사회적 숙고를 배제한 선발방식을 고집하는 한 입학체계는 형해화된다

어느 나라 어느 대학도 선발의 척도가 되는 시험을 직접 시행하지 않는다.
가르친 교사(학교)가 가르친 학생을 평가하는 권한을 인정한다.
미래에 가르칠 사람을 대학의 교육목표에 준하여 선발하려고 한다.


대학의 자율권행사, 학생평가 권을 주장하는 것은 자율권 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대학은 고교와 상호의존적 위치에 있다. 상대의 자율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 대학은 고교에 대해 커리큘럼을 요구하고 그것을 모니타할 수 있다. 그것이 대학이 고교에 대해 갖는 합리적 통제이다. 고교에 대해 불신을 내세우는 것은 마찬가지로 대학에 대해 불신을 핑계로 대학을 떠나는 일도 일어난다.

내신을 무력화시키는 소위 일류 사립대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본다.
특목고 출신자를 선호하는 소위 일류대학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 2007상반기 중에 입학처장이 조용히 부산을 방문하여 5개 특목고 진학상담교사들만을 만나서 ‘내신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도록 하겠다. 걱정하지 말고 보내달라“는 말을 전하고 일반 인문계 관계자는 단 한명도 만나지 않고 돌아감(부산 어느 현장교사의 말)


4. 국가시험
- 내신의 보완으로써 국가단위 시험의 위상을 정립한다.

○ 선발의 척도가 되는 시험이 아닌 전형자료가 되는 시험을 치룬다. OECD 국가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 졸업시험의 성격, 교육과정완성도 시험의 성격, 자격시험의 성격 같은 것이다.


"입시 제도를 분석할 때는, 먼저 지금의 입시 제도를 돌아보면서, 입시 제도를 붙들고 있는 구성 원리와 철학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한다. 그리고 그 검토 위에서 수많은 세부 제도들이 어떻게 엮여지는지도 살피면서 그 제도의 이점과 부작용이 ‘제도 자체의 철학과 구성원리’ 수준에서 파생되는 것인지, 아니면 ‘세부 제도’들의 운영과정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 대학 입학 제도를 개혁하자는 말이, 근본 철학과 구성원리를 뜯어고치자는 말인지, 혹은 세부 제도들의 운영방식을 개선하자는 말인지가 명확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고민은 다음과 같다. 이 제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인가. 유지하겠다고 한다면, 각오할 점이 있다. 그것은 ‘사교육비가 늘어나고 고교교육과정이 파행되고 아이들이 오랫동안 입시경쟁에 눌려 고통을 받더라도 침묵하라’는 것이다. 현 제도를 고수하는 한 그 부작용은 불가피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런 고통을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의 입시제도 속에서 무엇을 해볼 생각을 하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대학입학제도 개혁을 위한 심각한 선택의 길로 나서야한다. 물론, 그 길로 가는 과정에서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 그 대가와 버리고 떠나야할 고통의 크기를 면밀히 비교하여, 다시 돌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런 숙고의 시간을 충분히 거치고도 새로운 길로 여전히 가야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어떠한 희생과 난관이 오더라도 이를 무릅써야할 것이다. 우물쭈물 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없다. 이미 충분히 늦었다"(좋은교사운동, 정병호).


시험, 점수, 석차, 이런 것은 똑똑은 사람을 가려내야 한다는 조급증인데, 그렇다면야 점수에 예민해질 수 밖에 없을터이다. 이 문화적 패턴이 언제 어떤 경로로 굳어지게 되었는지를 연구해야할 것이고, 한편 실천의 관점이라면 이 문화적 패턴을 깨는 다소간 급진적인 제도적 개혁안을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수능 등급, 무엇이 문제인가.
도봉고등학교 학생지도 교사인 조성국은 수능등급의 쟁점에 대해 현실에 근거한 분명한 대답을 다음과 같이 내놓고 있다 (수능등급문제에 대한 논의, 2007.12.01).

“92점 이상이 1등급이라면 92-100점까지는 다 1등급이다. 91점은 1점 차이로 2등급이 된다. 또 100점 100점 91점(총점 291점)을 맞은 아이 보다 92점 92점 92점(총점 276점)을 받은 아이가 더 높은 등급을 받는다”(어느 일간신문)

쟁점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총점과 등급의 괴리, 즉 등급제 특성상 영역별 시험성적 분표에 따라 총점이 낮아도 등급이 낮은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점수에 비례하는 대우를 하지 않는 문제, 즉 1점 차이로 등급이 달라지는 불합리한 점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 두가지 쟁점은 근본적으로 같은 문제이다. 총점이 높지만 과목간 성적차가 심해 일부 과목의 등급이 낮은 수험생이, 총점은 낮지만 전과목에서 골고루 등급을 받은 학생에 비해 우수하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지 않은가.

1. 등급의 의미
○ 단순히 석차 순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정도의 성취수준을 상대 평가에 의해서 급간으로 나타내는 것임.
○ 등급제의 취지는 동일 급간은 동일한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100점과 92점은 동일 성취 수준으로 판정되는 것임. 91점의 점수는 1점 차이이지만 상위 4%의 범주에 벗어나는 것이므로 동일 성취 수준으로 평가할 수 없음. 급간의 경계선은 평가가 존재하는 한 불가피 한 것이고, 항상 존재하는 것이므로 자신이 경계선에 섰기 때문에 불합리하다고 하는 것은 평가 자체를 부정하는 것임.
○ 내신에서도 똑같은 9등급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과거의 교과 평가는 5등급제 실시하였음. 이전의 대입 전형에서도 이미 등급제가 부분적으로 실시되었음(수시 모집의 경우 응시 자격이나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되었음 - 이 경우에도 1점 차이로 합격, 불합격의 경우가 발생함.)

2. 수능 변천 과정의 핵심
일련의 수능 변천 과정의 핵심은 [수능 총점 제공 → 총점 제공하지 않고 종합등급 제공 → 종합등급제공하지 않고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제공 → 표준점수, 백분위 제공하지 않고 등급 제공] 과도한 석차 또는 점수 경쟁을 완화해 온 것이 일관된 흐름이었음

- 2002 이전 : 영역별 원점수, 영역별, 계열별 백분위, 총점 - 수능 총점 제공
- 2002 ~ 2004 : 영역별 원점수, 표준점수, 백분위 - 총점 제공하지 않고 종합등급(9등급) 제공
- 2005 ~ 2007 :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제공 - 종합등급 제공하지 않고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제공
- 2008 수능 : 영역별 등급 제공


3. 등급의 적극적 가치
▶ 대학 : 기본적으로 등급제로 인한 학생 선발 또는 변별력에 문제가 없음
[2007학년도 입학생을 대상으로 등급별 선발 시물레이션의 결과 변별력 이상 없음, 표준점수로 선발 시 0.01점으로 당락이 좌우되는 경우에 비한다면 오히려 바람직할 수 있다는 견해. - Y대 서울시내 고교 진학부장 초청 간담회, 2007.4(1차) / 2007. 11. 30(2차)]

▶ 학생 : 새로운 제도가 실시되어 축적된 정보나 자료가 없어 학교나 학과 선택의 어려움이 있고, 수능 점수가 등급의 경계선 상에 있을 경우 개인적으로 다소 유, 불 리가 있을 수 있음. 그러나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등급제로 인해 성적 범위가 확대되어 지원 가능한 인원 및 점수(등급)의 폭이 넓어짐.
예) 특정대학이 과저 7% 대의 학생까지만 지원 가능했다면, 현행 제도 하에서는 11%(2등급) 대의 학생까지 지원 가능함. 이러한 점에서 지원 가능 인원이 확대되고 대학으로서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함.

▶ 교사 : 새로운 제도로 인해 축적된 정보나 자료가 부족하여 다소 지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기존의 축적된 자료를 등급으로 환산(사설 입시 학원의 대학별 배치표도 동일하게 작성됨)하면 대체로 지도 가능함. 세밀했던 점수가 등급제로 완화됨으로써 오히려 학생 지도의 점수 선택 범위가 넓어짐.

4. 등급이 과연 사교육을 불러 오는가

▶ 등급제로 인해 논술 등의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는가?
- 아니다. 등급제와 관련없이 논술 등의 사교육 시장은 이미 팽창하고 있었다.

▶ 등급제를 실시하지 않았으면 논술 등의 사교육 시장이 확대되지 않았을까?
- 아니다. 치열한 현행의 대입 경쟁이 사라지지 않는 한 논술 등의 사교육 시장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 실제로 논술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가?
- 아니다. 정시 전형의 경우 실질 반영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이유는 수능 성적 위주의 선발을 위해서 대학 측이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
예) Y대의 경우 - 논술 기본적 95점(100점). A+ ~ F 까지 배열, B+를 중간치로 삼아 중간 점수 부여.
실질 편차는 폭 ±1 ~ 1.5점 수준. (Y대 서울시내 고교 진학부장 초정 간담회, 2007. 11. 30)
그러나 학생,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미세한 점수라도 논술이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하는 한 논술을 소홀히 할 수 는 없을 것이다.


[김민남 칼럼 15]
김민남(경북대 교육학과 교수.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제 1기 선임위원 mnkim@knu.ac.kr )



(이 글은, 2007년 12월 11일 <평화뉴스>주요 기사로 실린 내용입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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