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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를 대하는 언론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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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창] 서울신문 사장의 '형님 편지'와 영남일보의 '포항 여론'...해바라기?


'해바라기 언론.
태양을 따라다니며 꽃을 피운다는 해바라기 특징을 비유, '권력이건 자본이건 힘의 태양만 졸졸 따라다니는 언론'을 빗대어 부르는 말이다.

최근 서울신문 사장의 일명 ‘형님에게 보낸 편지’건은 ‘해바라기 언론’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 유사한 내용의 지역신문 보도사례가 떠올라 신뢰가 땅에 떨어진 오늘의 언론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한겨레 10월 16일자 5면
한겨레 10월 16일자 5면


10월 14일 서울신문 노조에서 발행하는 <노보 특보>, 15일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오마이뉴스>, <한겨레신문> 등 보도내용을 종합하면 서울신문 노 모 사장이 지난 3월 초 공천문제로 곤경에 처한 이 의원을 격려하는 자필 메모를 보냈다고 한다.

A4용지에 <서울신문 3월 1일(토) 칼럼 / ‘이상득 옹호론’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의 칼럼을 붙이고, 그 아래에다 자필로 "이 부의장님, 동경(유오타니호텔)에서 잠시 뵈었던 서울신문 노진환 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환란·핍박 이겨내시고 꼭 승리하시길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노진환 배상"이라고 작성한 이후 팩스로 전송을 했다는 것.

전 한국일보 기자였던 노 사장은 “이상득 의원에게 회사가 협조를 구할 일이 있을 것에 대비, 내가 보낸 것이 맞다”고 해당 사실을 인정했고,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일보 정치부 시절 이 의원의 온화한 성품을 좋아했던 사람 중 하나. 평소 존경하는 분에게 할 수 있는 말 아니냐?”고 응답했었다.

서울신문 3월 1일자 칼럼
서울신문 3월 1일자 칼럼


2008년 3월 초 한나라당에서는 총선 공천에 대해 내부 반발뿐만 아니라 국민 비판여론이 극심했던 시기다. 한나라당 공천자 60여명이 일명 ‘형님 공천’의혹을 일으킨 이상득 당시 국회부의장에게 ‘공천 반납’을 요청했었고, 당시 많은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국민 60~70% ‘이상득 불출마’에 찬성의견을 보냈다.

이 시기에 한 언론사는 ‘이상득 옹호론’칼럼을 썼고, 해당 언론사 사장은 당시 정치상황을‘환란, 핍박’이라 묘사하면서 ‘예수처럼 부활하라!’는 ‘격려성(?) 메모를 보냈던 것이다.

유사한 사례는 대구에도 있었다. 3월 25일 후보등록 첫날 <영남일보>는 1면 머릿기사로 “포항은 이상득을 원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경북권 공천자 11명과 이상득 부의장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500여명의 지지자 여론을 ‘포항전체 여론’으로 포장, 이 기사를 편집했었다.

영남일보 3월 25일자 1면
영남일보 3월 25일자 1면


‘권력의 실세’로서 부적절한 행위로 국민들의 비판의 중심에 서 있던 한 인물에 대한 일부 언론의 ‘해바라기’행위가 안타까울 뿐이다.

‘실세 권력’에 대해 저널리스트의 자존심을 버린 채 ‘감시, 견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스스로 존재감을 상실해버린 언론.

지금 이 순간 옥천신문의 창간사가 떠오른다. 기성 언론을 ‘자신의 기반인 땅을 버린 채 자신이 원하는 영양분만 편식, 태양만 ㅤㅉㅗㅈ아 영향상태가 부실하기 짝이 없는 언론’이라 칭하고, 이런 관행의 반성에서 시작한다는 옥천신문. 독자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한국사회 언론현실에서 이 신문의 메시지가 보다 넓고 깊게 확산되어야 할텐데.

 
 
김 체칠리아 수녀가 마을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 체칠리아 수녀가 마을 주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평화뉴스 - 미디어 창 1] 허미옥(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 평화뉴스 <미디어 창>은, 대구경북 언론운동단체인 [참언론대구시민연대]와 [대구경북민주언론협의회] 허미옥.여은경 사무국장의 칼럼을 매주 화요일에 싣는 한편, 전국.지방 언론과 칼럼에 대한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과 반론도 싣습니다.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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