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에 대한 배고픔..."이해와 배려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회 평화인권포럼]
북한.장애인.여성.에이즈..'낙인찍기'보다 '차이' 인정해야

"단점을 지적하기 보다는 우리 스스로 이해하고 존중,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김두현 사무처장은 24일 '제1회 평화인권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두현 사무처장은 "우리 안에 잠재돼 있는 반북의식은 북한에 대한 왜곡뿐 아니라 우리 사회 인권 신장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언급하면서 "인권 신장을 위해서라도 반북의식은 반드시 극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사회의 문제를 북한과 연결 짓는 무리한 '낙인찍기'는 중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에 대해 균형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며 "북한에 대한 단점 지적 보다는 우리 스스로 북한을 이해하고 존중,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첫번째 '평화인권포럼'이 2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인동 호수빌딩 16층 뉴욕생명 교육장에서 열렸다.

대구종교인평화회의와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지역사무소가 함께 연 이날 평화인권포럼은 '우리 안의 반평화.반인권을 돌아본다'는 주제로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김두현 사무처장과 대구DPI(대구장애인연맹) 서준호 사무국장, 대구여성의전화 조윤숙 대표,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 김지영 사무국장이 발제했다. 포럼은 대학생과 시민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김두현 사무처장, 서준호 사무국장, 조윤숙 대표, 김지영 사무국장(왼쪽부터)
김두현 사무처장, 서준호 사무국장, 조윤숙 대표, 김지영 사무국장(왼쪽부터)

서준호 사무국장은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에 의존하기 보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안의 사회적 약자 차별 - 장애차별'을 발제한 그는 "사회가 왜 이렇게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우리는 장애를 개인이 가진 특성으로 인정하지 않고 '불편한 것', '피하고 싶은 것', '거북한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장애인 차별을 막기 위한 법과 제도가 마련되고 있지만 이러한 장치가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게 할 수 있을지는 고민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차별을 법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법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마음의 여지, 즉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윤숙 대표는 '존중'을 화두로 던졌다.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와 차별을 발제한 조윤숙 대표는 "우리는 여성을 차별하는 속담을 비판하는게 아니라 은연 중에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투쟁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존중'에 대한 배고픔이 있기 때문"이라며 "공적.사적영역에서 여성에게 동등한 지위와 권력을 보장할 수 있도록 여성의 경제, 정치적 능력을 신장시키는 동시에 참여 기회도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처음 여성운동을 할 때는 '여성주의가 살 길'이라고 생각했으나, 가부장제를 주장하는 분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다양한 차이를 얼마나 존중하고 받아들이려하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에이즈를 인권과 질병으로 이해해 에이즈 감염자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에이즈 감염인을 향한 차별과 편견에 대해 발제한 김지영 사무국장은 "제가 상담해 온 감염자 한 분이 오늘 세상을 떠났다"면서 "감염자에 대한 높은 편견과 차별이 에이즈 감염자의 생명을 뺏어가는 듯한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특히, "사람들은 암에 걸린 분들에게는 지지와 격려를 하지만, 에이즈 감염자에게는 '쟈는 우예 살았길래 저런 병에 걸렸노'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에이즈는 유일하게 자랑하지 못하는 질병으로, 감염자들은 생물학적 죽음 전에 사회적으로 죽음을 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염됐다는 결과만으로 도덕성을 판가름해서는 안되고, 인권과 질병의 차원으로 접근해야만 감염자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안의 반평화.반인권을 돌아본다'..제1회 평화인권포럼(2008.10.24 호수빌딩)
'우리 안의 반평화.반인권을 돌아본다'..제1회 평화인권포럼(2008.10.24 호수빌딩)

처음으로 열린 평화인권포럼. 발제자들은 모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존중을 이야기 했다.자유토론에서 동성애자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내가 남자를 사랑한다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우리 사회에서 갖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 권혁장 소장은 "일상에서 놓친 우리 안의 반평화, 반인권 사례에 대한 문제의식을 던지는 것으로 이 포럼을 준비했다"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반평화, 반인권이 무엇인지 알려내고, 이를 고치기 위해 분기별로 정기포럼을 열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