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달 초 만나서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깊고 넓은 토론을 하는 부동산업자들의 모임이 지난 6월 첫째 수요일에 열렸다.
이들이 중개업에 종사하는 전문 공인중개사들이고 하루도 부동산 시장을 떠나서 살지 않는 사람들이라, 여기에서 나오는 부동산이야기는 부동산시장의 현실을 비교적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중개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많은 모임 중에도 이 모임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날도 부동산에 대한 현실 이야기가 지역적, 업종별로 토론되었는데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를 전하고자 한다.
첫째는 숙박업소의 매매 임대에 대한 거래상황으로, 전지역이 최악의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한때 신축여관을 지어놓으면 보증금 몇억에 월 수천만원에도 임대를 하기 위해 터파기가 시작될 때부터 건축주에게 읍소까지 했었는데 지금은 그 옛날 이야기라는 것이다.
둘째는 대구 식당가의 대표적인 곳으로 꼽히는 ‘들안길 식당가’에서 중개업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로, 영업권(권리금)등이 IMF때 보다 훨씬 내려가도 운영을 해보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몇몇 소수 식당을 제외하고는 식당문을 여는 만큼 손해라는 이야기였다.
셋째는 아파트 대단지 앞의 이야기인데, 33평형을 기준으로 넓은 평수는 아파트 가격이 작년 10. 29 부동산투기 대책이후 내렸던 것이 지금은 그전으로 회복이 되었고, 평수가 40~60평되는 것은 많이 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27평, 24평, 20평 아파트는 지금도 계속 내리고 있고, 큰 평수와 반대로 매수희망자는 없는 실정이라 더욱 내릴 것이란다. 급매물이 있어도 매수자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이야기다.
넷째는 주상복합아파트 분양현장 주변의 부동산이야기인데, 요사이 부쩍 넓은 평수(40~60평)을 찾는 사람이 많고 프리미엄도 많이 올랐다고 한다.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 후불의 분양 전략에 따라 일단 분양만 받아 놓으면 입주 때 몇억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란 생각에 매물은 없고 매수희망자 연락처만 쌓인다고 설명했다.
다섯째는 주상복합아파트 중에 골조가 완성되고 곧 입주가 가까운 지역에 있는 중개업자에 말인데, 이상하게도 땅을 파고 있을 때에서부터 지상 4~5층까지 골조공사가 될 때까지는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다가, 30층이 완성되면서부터는 팔 사람은 줄서 있는데 살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분양원가에 넘기려고 해도 받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입주가 가까워지면 가격이 오르는 것이 정상인데...”라며 이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섯째는 대구 시외의 부동산 거래에 관해서인데, 2004년 준공인 구미-포항간 고속도로 IC주변 청통, 화남, 임고, 고경, 대구-김해간 고속도로 개통 후 IC주변의 부동산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물류창고, 가내공업장, 카페전원식당, 주말농장 등을 위해서라고 한다. 개통후의 지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도 있다고 한다.
일곱째로 관공서 옆에 있는 식당 및 소매점들 주변의 부동산업소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5일 근무제의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점포세가 낮아지고 그 여파로 건물의 매매가격 또한 하락세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여덟째 이야기는 아파트 분양권을 전매하는 업자의 이야기인데, 평형이 넓고 남향인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황금아파트 재건축 경우는 전매가 제한되면서 한 달에 20개정도가 거래되는데, 주변 중개업소가 약 40개가 있다면 결국 2개 업소 당 1개꼴로 계약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분양권 전매 제한으로 개점휴업 상태라 한다.
아홉째는 재건축 현장 앞에 있는 중개업자의 이야기로, 시행사가 토지를 구입하는 가격이 너무도 높아 본인 스스로도 크게 놀랐다고 한다. 대로변에는 평당 2~3천만원, 속땅도 평당 천만원 정도에 매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대상은 상업지역이고 그 여파는 주위 지가에 이유 없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 분양권과 주상복합아파트 과열..분양권 전매차액 노린 한탕주의 성행
아파트 분양, 홍보 떠나 내 몸에 맞아야...내 집 마련을 위한 건전한 방향전환이 필요
현업에 있는 많은 중개업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구의 부동산시장이 엄청나게 왜곡되고 있고 그 여파는 대구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 내수 경기부진으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유일하게 아파트 분양권과 주상복합아파트 부지만이 기현상의 과열을 보이고, 기업이나 생산현장에 투입되어야 될 건전한 자금이 아파트 분양권 매매차익 금액으로 몰리는 한탕주의 분양권 투기시장이 대구부동산 현장 상황이며, 대다수 부동산이 안정 정도가 아닌 정상가 이하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다수 참석자의 의견이었다. 연립주택, 원룸, 여관 등이 그 예다.
IMF 이전에 청구, 우방, 보성의 대형주택회사가 대구시민을 상대로 아파트 평수 넓혀가기를 영업을 지나 홍보 아닌, 캠페인에 가깝게 움직이면서 우리는 40, 50, 60, 80평 아파트에 안 살면 안 되는 것처럼 그곳에 몰렸고, IMF 이후에는 아파트 평수 줄이기로 정신 없이 낮은 평수로 옮겨 살았다. 지금 우리는 다시 서울 사람들이 강남에서 말하는 아파텔(아파트+호텔), 주상복합 최고층(페타하우스)에 살지 않으면 1등 시민으로 가지 못하는 것처럼 홍보 당하고 있다.
우리 대구경제는 어떠한가? 전국14개 시도에서 여러모로 최하위에 속하고 있다. 생산 현장에 투자하기보다는, 온통 타지인들이 시행, 시공하여 하청업체까지 타지역에 주는 주상복합아파트 투기현장에 계약금과 중도금을 내는 것에 혼이 나가서야 되겠는가?
IMF 전의 주택경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주택공급 정책의 조정이 필요하고, 시민들은 부화뇌동하여 전매차액을 노리고 아파트, 특히 주상복합을 분양받는데 갖고 있는 돈은 물론 빚까지 내어서 투기한다면 크게 후회할 수밖에 없음은 불을 보듯 뻔하다. 주상복합 현장이 마무리 될쯤 원가이하로 팔리는 것은 과장홍보와는 달리 막상 입주해 50~60층에서 일조권도 없이 살 것을 두 눈으로 보는 순간부터다.
의, 식, 주는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 주택은 내 몸에 맞게 살아야지 능력에 과하게 넓은 평수를 고집하고 높은 층수만을 원하다가는 관리에 대한 비용부담을 못하는 불행이 닥쳐올 수밖에 없음 또한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현명한 대구시민들에게 전매차익이 아닌 내 집 마련을 위한 아파트 분양의 건전한 방향 전환이 있으시길 바라고 기대해본다.
정용(부동산 평론가. '정용 부동산투자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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