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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이 힘내세요"...애잔한 온정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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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만 21명 100여만원 후원
...공부방 친구들도 찾아와 즐거운 한때
현빈이 오늘 '임파선 수술'
..."조직검사 더 해봐야 정확한 병.원인 알 수 있어"




현빈이와 할머니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오늘(7.2) 오전에 '임파선 수술'을 한 현빈이는, 병원에 입원한 지 한달만에 처음으로 공부방 친구들이 찾아와 모처럼 장난도 치고 할머니께 어리광도 부려보았다. 특히, 친구들이 사랑 가득한 예쁜 편지도 써와 더 신이 났다. 또, 병원비가 없어 눈앞이 캄캄하던 할머니 이갑련(68)씨도, 저녁 무렵 공부방 실무자가 전해 준 '후원' 이야기에 '손주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새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정현빈(10.초등3년) 어린이의 안타까운 소식이 어제(7.1) 평화뉴스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진 뒤, 오늘(7.2) 하루에만 21명이 100여만원의 정성을 보내왔다. 그것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현빈이를 위한 메시지만 보낸 사람이 많아 더 애잔한 온정을 느끼게 했다.

현빈이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뛰놀던 '새물공부방'(서구 평리동)의 김은정(25) 간사는 "오늘 오후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통장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어요. 한 두명이라도 도움을 줄까 싶었는데, 무려 20명의 이름이 빼곡이 찍혀있어 얼마나 기뻤는지..."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후원금보다 김 간사의 마음을 더 울린 건 송금한 사람이 남긴 메시지였다. 몇 자 적을 수 없는 '송금인' 란이지만 후원인의 마음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힘내세요" "현빈이 화이팅" "작은 돈이라..." 현빈이를 위하여" "빠른 쾌유 기원..." 적게는 1만원에서 20만원까지 정성 가득한 후원금이 통장에 쌓였고, 새물공부방을 운영하는 시민단체인 '주민과 선거'의 한 회원은 직접 공부방을 찾아와 "병원비에 보태라"며 온정을 전하기도 했다. 또, 멀리 경기도의 '부천시민'이란 후원인을 비롯해, 서울과 경남에서도 현빈이를 위한 사랑이 잇따랐다.

김 간사는 이 소식을 현빈이 할머니께 곧바로 전했고, 병원비가 없어 한숨만 내쉬던 할머니는 "세상에, 세상에 이래 고마울 때가..." 하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한달만에 벌써 300만원 가까이 불어난 병원비. 현빈이는 아직 검사해야 할 것도 많아 치료까지 하려면 얼마나 더 많은 돈이 들어갈지 모른다. 하지만, 작은 정성이라도 함께 나누려는 따뜻한 세상 인심이 현빈이 할머니에게 또 다른 희망을 주고 있다.

동산병원에 입원중인 현빈이는 오늘 오전에 '임파선 수술'을 했다. 목 뒤에 임파선이 크게 부어올랐지만 일반 약품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아 수술까지 하게 된 것이다.
현빈이 담당의사는 "현빈이 증세의 정확한 원인을 아직 알 수 없고, 임파선 일부를 떼내 조직검사를 해봐야만 정확한 병명과 치료 방법을 알 수 있다"며 수술이유를 설명했다. 의사는 또 "골수검사 결과 '조직구증식증후군'과 비슷하지만 그 보다 치료가 쉬운 '혈구탐식증후군'으로 밝혀졌다"며 "하지만 임파선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심할 경우 항암치료를 받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빈이 엄마에 대해 말을 아끼던 할머니는 현빈이가 태어난지 6개월만에 이혼으로 떠났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아빠 역시 4년째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중학교에 다니는 형과 함께 할머니 품에서만 자라고 있는 현빈이. 할머니는 종이를 주워서 팔고 청소도 하며 겨우 두 손자를 돌보고 있는데, 기초생활보조금을 한달에 20만원씩 받고 있지만 방세 20만원을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 게다가, 할머니도 관절염과 당뇨가 있지만 현빈이 치료와 생활비 때문에 정작 자신의 치료는 이미 포기한 지 오래다.

현빈이가 뛰놀던 '새물공부방'과 이 공부방을 운영하는 '주민과 선거', 그리고 동산병원에서도 현빈이를 돕기 위해 관공서와 사회단체를 포함해 각계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오늘 하루 '따뜻한 세상 인심'에 고마워 어쩔 줄 몰라하며 희망을 얻은 할머니.
어쩌면, 희망은 할머니에게 전해진 '세상 인심'에 있는지도 모른다. '나눔과 섬김'이란 말이 더없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 오늘(7.2) 도움 주신 분(은행 송금)
유종국 / 장후덕/ 박종은/ 부천시민/ 최치훈/ 원혜경/ 장순자/ 김시복/ 한동철/ 박기업/주효란 / 부천시민
현빈이를 위하여/ 힘내세요/ 파이팅/ 힘내요/ 빠른 쾌유 기원/ 현빈이 파이팅/ 작은 돈이라/ 정현빈 후원

- 사랑을 전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새물공부방. 평화뉴스 -


문의 : 새물공부방(주민과 선거) 053-555-8539 / 010-6530-0214(김은정)
후원 : 대구은행 074-04-001916-8 (예금주 : 주민과 선거)




글.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사진. 평화뉴스 배선희 기자 pnsun@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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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평화뉴스에 2004년 7월 2일 보도된 내용입니다.
(평화뉴스 http://www.p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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