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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골프장, 해인사 입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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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대책위 조계종 방문 / 혜경스님 "교구본사 워낙 독자적..환경문제는 검토 중"


3월 3일 오후 1시. 조계종을 찾아갔다.
가야산 국립공원 골프장 재추진에 대한 주민들의 의사를 조계종에 전달하고 조계종의 입장과 역할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 자리였다. 간담회에는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스님과 김영주 팀장, 주민대책위원회에서 8명,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필자가 참석했다.

주민대책위와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그간의 주민대책위 활동을 설명하고, 골프장 건설로 고갈될 수 있는 지하수와 이에 따른 농수 부족 문제들에 대해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의 적극적인 동참과 활동을 요청했다. 

혜경스님 "해인사의 입장이 중요하다"

조계종 혜경스님(가운데)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가야산 골프장 반대 주민대책위원회(2010.3.3 조계종) / 사진. 평화뉴스 공정옥 객원기자
조계종 혜경스님(가운데)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가야산 골프장 반대 주민대책위원회(2010.3.3 조계종) / 사진. 평화뉴스 공정옥 객원기자

조계종 사회부장 혜경스님은 가야산 국립공원 골프장 건설에 대한 우려스러운 마음을 밝히시면서도 "교구본사의 업무가 워낙 독자적이라 무엇보다 해인사의 입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해인사가 가야산 골프장 재추진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조계종이 전면으로 나서기는 힘들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다만, "조계종에는 환경위원회가 있고, 이 단위에서 환경적인 문제에 대한 입장을 검토 중에 있다"고 혜경스님은 말했다.

팔만대장경 피해 있다면 반대하겠다?

최근 해인사 주지스님의 인터뷰에 따르면, 팔만대장경에 피해가 있다면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나설 의사가 없는 듯 보였다. 해인사 장경판전은 국보 제52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으며, 소장 문화재로서는 대장경판 81,258판(국보 제32호), 고려각판 2,725판(국보 제206호), 고려각판 110판(보물 제734호)이 있다. 1995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러한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곳과 골프장 예정지는 직선거리로 4.2Km에 불과하다.
대장경판은 나무로 된 재질임에도 불구하고 750여년을 이어오는 동안 썩거나 갈라지는 결함없이 오늘까지 고스란히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조상들의 뛰어난 목재처리 기술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해인사 주위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경판은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가지고 있던 목재수분은 온.습도에 알맞게 흡습과 탈습과정을 반복해  거의 안정되어 있다. 그런데 넓은 면적의 골프장 건설은 공중습도조건 변화와 농약살포에 인한 화학적 영향 등 대장경판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올 수 있다. 팔만대장경이 훼손된다는 증거는 그동안 주변의 자연환경으로 잘 유지되어 온 것이 증거가 될 것이다. 만약, 골프장 건설로 팔만대장경이 훼손된다면   이미 때가 늦을 것이다.

환경당국, '힘센 놈' 편들기?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환경부는 행정적인 절차만 앵무새처럼 말하고 있다.
"허가가 살아있다. 사업주의 사업제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최종의견을 종합해 판단하겠다"
이것이 환경당국의 입장이다.

가야산 국립공원에는 사유지가 84.8%(사찰림53.1%)나 된다. 사유지가 많다보니 국립공원내에 개발과 관련한 다툼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국립공원의 자연환경보존 취지를 살린다면 골프장 예정지의 사유지를 국가가 사들일 필요도 있다.

그러나,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복합도시 등등 온갖 개발정책에 따른 토지 매입에는 적극적이면서도, 생태계 보존을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사유지 매입에 나선 것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가장 강력한 산림보호 정책중의 하나였던 그린벨트마저 해제되면서 국토는 그야말로 온갖 돈놀음에 시달리고 있다. 그 영역이 국립공원까지 뻗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힘없는 환경당국은 눈치만 보다가 '힘센 놈' 편을 들어줄까 걱정된다.

공정옥 /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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