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스님의 '소신공양'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구에서도 충격과 애도 속에 스님의 유지가 울리고 있다.
경상북도 군위군 지보사에서 수행 중이던 문수(47) 스님은 31일 오후 2시쯤 군위군 사직리 하천 제방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유서를 남긴 채 분신했다. '소신공양(燒身供養)'은 부처에게 공양하고자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행위를 이르는 말로, 스님의 유서에는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포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가",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낙동강지키기 대구경북대책위원회>는 1일 오후 대구2.28공원에서 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문수스님은 4대강 반대 집회 한번 참여하지 않고 3년동안 바깥출입을 하지 않으면서 수행만 해오던 분"이라면서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을 애도했다. 또, "자신이 뛰어들 불길을 손수 지피셨던 문수스님의 심정이 어떠했을까"라며 "극단적결단을 할 수 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에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은 생명을 저버린 4대강 사업이 가져온 궁극의 폐단이자, 4대강 생명들의 눈물과 울음소리가 인간에게도 전해진 것"이라며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아파해야 하고, 얼마나 더 죽어야 하나"라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4대강 얘기는 입 밖에도 못 꺼내게 하고 있으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이미 많은 국민들은 진실을 알고 있고 분노하고 있다"며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오늘 아침 문수스님이 분신한 군위군 위천을 다녀왔다는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사람들> 카페지기 정수근씨는 "낙동강 지천인 그 곳에서, 4대강 사업으로 끔찍해진 그 현장을 보며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 없었다"면서 "스스로 몸을 불사르신 스님의 마음도 그렇지 않았을까"라고 애도했다. 또, "스님의 뜻을 이어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알리는데 더욱 힘쓰자"고 당부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공정옥 사무처장은 "문수스님의 3년 만의 외출은 스스로 몸을 불사르는 4대강사업 반대였다"며 "일부 만의 반대가 아니라, 평생 수도하는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많은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은 "한 번이라도 낙동강 현장에 가보라"며 "낙동강이 어떻게 괴멸되는지 가슴으로 느끼고 행동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수스님의 소망을 들어주십시오"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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