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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노동자들의 '시청' 앞 단식농성
<상신브레이크> "10억 손배소 철회, 복직" / 대구시 "육상대회 끝나고..."
2011년 08월 30일 (화) 19:13:34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pnnews@pn.or.kr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살고 싶어서 단식을 시작했다"

<상신브레이크> 해고노동자 조정훈(41) 금속노조 대구지부 사무국장은 이같이 말하며 대구시청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조정훈 사무국장은 "착잡하다"며 "힘과 자금력을 가진 자본이 약자인 노동자들을 무참히 짓밟고 있는데도 대구시는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고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조차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 <상신브레이크> 해고노동자 5명과 금속노조 대구지부, 시민사회단체 회원 60여명은 대구시청 앞에서 ▶10억원 손배소 철회와 ▶해고자 복직, ▶사태 해결을 위한 대구시의 노력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2011.08.30)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금속노조 대구지부와 <상신브레이크> 해고노동자들이 ▶해고자 복직과 ▶10억원 손배소 철회, ▶사태 해결을 위한 대구시의 노력을 촉구하며 8월 25일 오후 대구시청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1인 시위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단식농성은 <상신브레이크> 해고노동자인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정훈 사무국장이 먼저 시작하고, 나머지 해고자 4명 가운데 김대용 ‘상신브레이크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이하 해복투) 의장을 비롯한 3명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합류할 예정이다.

이들 노조는 대구시가 <상신브레이크>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사측이 지방노동위원회(2011.3.4)와 중앙노동위원회(2011.7.5)의 복직 판정을 거부하고 해고자 5명에게 10억원의 민사소송까지 제기한 것은 대구지역 노사 분규 사업장에 대한 중재, 조정 역할을 방기한 김범일 대구시장의 책임이 크다는 게 이들 노조의 주장이다.

"중재 약속한 대구시...노력은 언제?"

단식농성을 시작한 조정훈 사무국장은 "지난 7월 27일 대구시와 면담을 통해 정무부시장이 사업장을 방문해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 노력을 기울이기로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다"며 "부당해고와 10억원 손배소라는 벼랑 끝에 내몰린 힘없는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처지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정훈 사무국장, 민주노총 박배일 대구본부장,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금속노조 대구지부 김달수 수석부지부장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민주노총 박배일 대구본부장은 "법적 판단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해고자들에게 10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하는 후안무치의 악랄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런데도 이 나라에는 경찰과 검찰, 법원을 비롯해 이런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기관이 아무도 없고, 대구시민의 안위를 챙겨야할 대구시도 마찬가지"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배일 본부장은 또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는 전 공무원이 달려들면서 <상신브레이크> 문제에 대해서는 노사문제 담당공무원의 코빼기조차 볼 수 없었다"며 "부당해고라는 법적 판단을 받은 만큼, 이쯤 되면 김범일 대구시장이 발 벗고 나서 노동자들이 현장에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 "육상대회 끝나고 대화로 해결"...천막 설치 과정에서 몸싸움도

이에 대해 대구시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해고노동자들의 단식농성장을 방문한 대구시 담당 공무원은 "시에서도 물론 해고자들의 딱한 처지를 이해한다"며 "다만 지금은 육상대회 기간이니 대회가 끝난 뒤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고 말했다. 이 같은 대구시의 명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담당 공무원에게 답변을 요청했으나 "지금은 바쁘니 이야기 할 수 없다"며 대답을 피했다.

   
▲ '상신브레이크 해복투' 김대용 의장이 대구시 담당 공무원에게 "육상대회가 끝나기 전까지 대구시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는 "육상대회가 끝난 뒤 대화로 해결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2011.08.30)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해고노동자들과 노조가 '단식농성'을 위해 대구시청 앞에 천막을 치는 과정에서 공무원들과 1시간가량 마찰을 빚기도 했다. 노조는 "이슬 맞으면서 잠을 잘 수 없다"며 "작은 천막이라도 설치하게 해 달라"고 요구한 반면, 대구시는 "천막은 설치할 수 없다"며 강하게 맞섰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과 공무원들 간에 고성이 오갔으며, 서로 밀고 당기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노조와 대구시는 공무원들이 퇴근한 다음 저녁에 작은 모기장을 설치한 뒤 아침에 철거하기로 비공식적으로 합의했다.

노조 "10억 손배소 철회, 복직 판정 이행" 촉구

노조는 또, 해고자 5명에 대한 '10억원 손배소' 철회와 '복직 판정' 이행도 촉구했다.
조정훈 사무국장은 "중학교 1학년인 딸이 손에 들고 온 소장 첫 면에 '해고자 5명 손해배상 10억원'이라고 적혀 있었다"며 "지노위와 중노위의 '부당해고' 판정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어마어마한 금액의 손배소를 제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 대구시청 현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한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정훈 사무국장. <상신브레이크> 해고노동자 5명 가운데 조정훈 사무국장이 1인 시위 형식의 단식농성을 먼저 시작했으며, 나머지 해고자 가운데 3명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합류할 예정이다 (2011.08.30)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이어 "해고자들이 10억원이라는 돈을 마련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사측이 알고 있으면서도 손배소를 제기한 이유는 두 가지"라며 "해고노동자들을 압박해 사태를 빨리 끝내려는 것과 현장에 남아있는 근로자들에게 민주노조의 편을 들 경우 똑같이 손배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조는 단 한 차례도 불법파업을 하지 않았다"며 "아마도 오는 10월 12일 법정에서 '불법파업'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측 "노조가 먼저 손배소 제기, 방어 차원", "철회 계획 없다"

이에 대해 <상신브레이크>는 "해고노동자들이 먼저 손해배상을 청구했기 때문에 방어 차원에서 손배소를 제기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상신브레이크> 총무부의 한 간부는 "해고노동자들이 '직장폐쇄 기간 동안 받지 못한 임금을 달라'며 지난 4월 8일 조합원 1인당 700만원씩 배상하라는 소송을 먼저 제기했다"며 "그러나 회사도 100일 가까이 진행된 파업 기간 동안 원청업체의 발주물량을 맞추지 못해 78억원의 손해를 입은만큼 방어 차원에서 손배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조합원 380여명 가운데 노조전임자가 9명이나 됐고, 매년 임단협 때마다 3월부터 12월까지 협상을 끌어왔다"며 "지난 해 7월 1일 개정된 '노조법'에는 적정 수준의 노조전임자를 두도록 돼 있지만 노조 측은 무리한 요구를 했고, 노조가 문제 삼았던 '부지매입'의 경우도 외주계열사와 관련된 부분이라 단협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노조의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만약 해고노동자들이 잘못했다고 나왔으면 모르겠지만 그동안 무조건 사측이 잘못했다고 주장해 왔다"며 "지금은 손배소를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노조와 대구시가 시청 앞에서 '천막 설치' 문제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2011.08.30)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한편, <상신브레이크> 사태는 지난 해 6월 2일 '임단협' 결렬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또, 7월에는 '공장 신설' 문제까지 불거졌고, 사측은 노조의 파업에 맞서 같은 해 8월 23일 회사 창립(1953년) 이후 처음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에 노조는 같은 달 31일 '파업 철회'를 선언했지만, 사측은 10월 18일에서야 '직장폐쇄'를 풀었다. 사측은 또, 파업에 따른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지난 해 12월 13일 조합원 5명을 해고한데 이어, 올 6월 9일 이들 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소하고 가압류와 함께 4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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