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한미동맹 치우친 적대적 대북정책 위험"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2.05.2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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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강연 / "G2 신냉전, 한반도에 악영향...한국, 광해군처럼 등거리 중립외교를"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가 '한반도 전쟁위기 현황과 미.중 세력 교체기 한반도 평화의 길'을 주제로 경북대 법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2012.5.2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가 '한반도 전쟁위기 현황과 미.중 세력 교체기 한반도 평화의 길'을 주제로 경북대 법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2012.5.2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미국과 중국 세력 교체기, 이명박 정부 한미동맹 치우친 적대적 대북정책은 위험하다. 남북 긴장 고조는 전쟁위기로 이어지고, 피해는 국민들 몫이다"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가 23일 저녁 경북대 법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이같이 말하며 "미.중 세력 교체기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이명박 정권의 적대적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강 교수는 "한미동맹 강화에 이은 북한 고립으로 한반도를 전쟁위기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또, 강 교수는 "미국은 이른바 '오바마 독트린(주의)'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신(新) 냉전을 펼치고 있다"며 "호주에 미군 기지를 구축하고 한국.일본.필리핀.태국.인도.대만과 군사동맹을 강화하며 아시아를 전쟁 구렁텅이로 만들고 있다"고 미국 군사정책도 비판했다.

이어 "이렇게 미.중 군사 움직임이 긴박하게 변하는데 이 대통령은 '연평도 포격 때 못 때린 게 천추의 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다시 군사적 재관여를 해야한다'고 말하며 신냉전 첨병 역할을 자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원하는 게 평화인지 전쟁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반도 전쟁위기 현황과 미.중 세력 교체기 한반도 평화의 길'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은 6.15공동선언실천대구경북본부,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진보연대가 주최했으며 시민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동안 진행됐다.

'한반도 전쟁위기 현황과 미.중 세력 교체기 한반도 평화의 길'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은 6.15공동선언실천대구경북본부,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진보연대가 주최했으며 시민 30여명이 참석했다(2012.5.24.경북대 법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한반도 전쟁위기 현황과 미.중 세력 교체기 한반도 평화의 길'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은 6.15공동선언실천대구경북본부,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진보연대가 주최했으며 시민 30여명이 참석했다(2012.5.24.경북대 법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강 교수는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 "북한 광명성 3호는 인공위성이지 미사일이 아니다"며 "정부와 언론이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2009년부터 국제법의 우주 평화적 이용에 따른 합법적 권리행사로 '지구관측위성을 쏘아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이 사실을 알면서도 미사일이라 왜곡하는 것은 북한 자주권 존중과 평등 정신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이어, 강교수는 "북의 무력 침범 시 즉각 자위권 발동",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연합방위태세 공고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5.24 조치'에 대해 "남북관계 파탄을 불러온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 대국민 담화문에서 정부는 '적극적 억제 원칙'을 발표했다"며 "이는 군사적 위협 격퇴는 물론 위협 사전제거, 선제공격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5.24조치' 후 한미연합 을지훈련을 통해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며 "1950년대 이승만의 '북진무력통일' 재현이다"고 주장했다. 

강교수는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에 이어, 미국 군사정책 문제점도 지적했다. 강 교수는 "한반도 전쟁위기 도화선 대부분은 미국"이라며 "한미군사작전통제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는 한 전쟁위기 위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의 이라크 침공도 유사한 위기 상황에서 발생했다"며 "현재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중 미국이 관여하지 않은 전쟁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강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가 3차 세계대전을 대비해 연대하고 있다"며 "G2(미국.중국)의 군사위기는 한반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교수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 "자발적 비하주의로 미국에만 의존해선 안된다"며  "광해군처럼 대명(對明) 자주정책과 명청(明靑) 간 등거리 중립외교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만약 광해군의 자주정책이 지속됐더라면 병자호란은 없었을 것"이라며 "동북아 질서가 바뀌는 명.청 세력 교체기에 광해군의 자주정책만이 임진왜란을 막았다는 역사적 가르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정구 대구 특강...'한반도 전쟁위기 현황과 미.중 세력 교체기 한반도 평화의 길'(2012.5.2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강정구 대구 특강...'한반도 전쟁위기 현황과 미.중 세력 교체기 한반도 평화의 길'(2012.5.24)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강정구 동국대 교수는 부산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문리과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위스콘신대학교매디슨교 대학원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1988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강 교수는 1998년부터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공동의장을 맡았고, 1999년에는 '베트남진실위원회' 공동대표로 활동했으며 이 외에도 다수의 시민사회 활동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001년 8월 북한 만경대에 들러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 위업 이룩하자'라고 써 국가보안법 '찬양고무죄'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보석으로 풀려났고, 지난 2005년 7월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한 글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가 친북 논란에 휩싸이며 검찰에 기소됐다. 이 때문에, 동국대학교는 지난 2006년 2월 그를 직위 해제했다. 그러나 여전히 교수직은 유지하고 있으며, 강의 배정만 받지 않고 있다.

한편, 6.15실천남측위 대구경북본부,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를 포함한 6개 시민단체는 6.15선언 12돌을 맞아 내달 15일 대구 YMCA 강당에서 '민족통일과 친일파 청산의 과제'를 주제로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 초청강연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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